'바티스 사기 아닌가요' 글 기억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포럼에 자꾸 분란의 글만 올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상담 받을 데가 이 곳 밖에 없네요..
일단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바티스 도색 사건은 잘 환불 받고 마무리 되었습니다.
근데 그 사건 이후로 (사건 중에?), 제가 안쓰럽게 느껴졌던지,
SRL 쪽지로
바티스 25 신품급 있는데
판매해주신다는 분이 계셨어요.
박스가 없긴 하지만, 사용을 거의 안한 신품급이니 75에 해주신다고 하여
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서
마침 추석 마지막 날이기도 했고 해서, 가는 길에 마켓에 들러 배 한 봉지 사가지고ㅋㅋㅋㅋㅋㅋㅋ
우선 감사하다며 드리고, 물건을 거래하였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라고 하셔서 요리조리 둘러보고 했는데
바티스 상태도 정말 너무 새거와 같아서 정말 감사했어요.
근데 제가 성격이 까탈스러워서 물건을 사자마자 소독부터 합니다;
안경 닦는 면에 에탄올 묻혀 살살살 닦아내고, 테스트 한 번 해본 뒤,
다음 날 바로 세기P&C 해상력 점검 맡겼습니다.
물론 당연히 이상없을 거 같았지만
제 성격상 확실하게 점검 받고 시작하자 는 뭐 그런 마음 때문에 ㅋㅋ
2~3일 후,
당연히 해상력 문제 하나도 없었고, 잘 점검 받고 물건 받아 지금으로 왔습니다.
근데 문제가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집에 가지고 와서
또 제 성격상 안경 닦는 면에 에탄올 묻혀서 닦아내는데,
대물 렌즈 쪽에 안 보이던 기스가 보이는 겁니다.

너무 미세하긴 해서 진짜 요리조리 돌려가며 빛 반사시켜야 보입니다.

근데 한 번 보이고 나니, 굉장히 크게 보여서,
서비스 센터에서 수령하고 오자마자 발견 후 당일 바로 전화를 걸어서,
난 이 기스를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거 서비스 센터에서 맡긴 후에 생겼다 이거 뭐냐
지금 당장 찾아가겠다 하여,
40분 거리의 서비스 센터를 씩씩대며 다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기술자님을 직접 만나서 상담을 받았는데, 그건 우선 기스는 맞구요....
기술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점검을 받을 때, 뭐 기스가 날 가능성은 있으나, 이 바티스가 상태가 너무 좋았기에,
기스가 날 가능성이 있는 그 점검까진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해상력 체크만 간단하게 하고 마무리 했다고 합니다.
대물렌즈 클리닝 같은 경우도, 핀에 천을 감아서 했으며,
그 핀 또한, 대물렌즈에 기스가 날 핀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대물렌즈 샘플을 가져오셔서, 그 핀으로 긁어 봤는데, 기스가 안 나더라구요.
그리고 기술자님께서 제품에 손상이 갈 가능성이 있는 작업 도구는 최대한 배제하고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설사, 자기 쪽 실수라면 그냥 자기 쪽에서 무상으로 AS 처리하는 게 속 편하다고 하시구요.
말씀 들어보니 맞는 것 같더라구요. 이런 작업을 수백번 하셨을 텐데,
굳이 기스가 날 핀을 사용할리가 없겠죠.
기술자님께서도 정말 친절하시고 차분하게 잘 설명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대물렌즈 교체 비용을 물어보니, 렌즈 값에 1/3 이라고 하셨습니다.
...................... 몰랐는데 대물렌즈가 핵심 부품이었나봅니다.
그래서 필터를 꼭 끼우시는 구나.. 이 때 느꼈네요.
근데 기술자님께선, 이 정도 기스면 1달 걸려서 일본 소니 본사로 보내서
대물렌즈 교체 요청을 해도, 화질에 이상이 없기 때문에, 즉 결과물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교체할 필요가 없다고 판정 받고,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기스는 아마 제가 미처 확인을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네요.
기술자 또한 몇 년동안 일해도 미미한 기스는 알아채기 힘들 때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알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화가 나지도 않고, 무언가에 분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고
그냥 허탈하더라고요.
내가 바티스를 쓸 운명이 아닌가 생각도 들고..
무지한 제 자신이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이 대물렌즈 기스는,
AS센터 잘못은 아닌 것 같고, 애초에 처음 거래했을 때, 제가 확인을 못한 것 같습니다.
일단 기술자님께서 화질에 이상이 없다고 하니,
그냥 쓰자라는 생각이 크게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건이 있자마자 또 가족 관련해서 큰 일이 일어나
회사도 4일 휴가를 내고,
그거에 대해 마무리하느라 정신없고 바빠서, 이제 여유가 생기고 해서
다시 말해, 바티스 거래 후, 2주 후에
이제서야 이것저것 알아보니 박스 없는 렌즈는 가격이 확 깎이고,
대물 렌즈에 기스가 있는 건, 아무리 화질에 이상이 없어도 가격이 거기서 더 확 떨어지거나
아예 안 팔린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제가 렌즈가 중고로 안 팔리는 조건을 최악의 조건을 다 가지고 있는 거더라구요...ㅠㅠ
지금은 평생 쓸 생각이지만, 25mm 대의 렌즈를 바꾸고 싶거나, 카메라 취미를 접게 됐을 때
좀 걱정입니다.
저번 바티스 도색 사건에서는 그 때도 그냥 쓰자는 마음이 크긴 했지만,
어떤 분께서
'님 지금 그냥 쓰실 생각 같은데, 당장 환불하세요 렌즈 문제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라고 강하게 말해주셔서
해상력 교정 비용이 들 것 같아서, 바로 환불 받은 이유가 큰 데,
지금은 이미 서비스 센터에서 이상없다고 검증 받은 상태인데,
또 환불하고, (환불이 될지 모르지만)
다시 중고나라 눈팅하고, 다시 렌즈를 구입하면 다시 서비스센터 맡기고, 운 안 좋으면 또 해상력 교정 비용 나올테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소니 포럼 글에, 어떤 분이 중고거래했는데 대물렌즈 기스 확인 못했다며,
이런 일도 있군요. 핫핫핫 하면서 쿨하게 그냥 제가 잘못으로 쓰겠다는 분 글 본 것 같은데
다시 찾아보니 못찾겠네요;
저도 쿨하게 그냥 쓰는 게 나은 건지
일단은 지금 그냥 쓸 생각이 더 큰 것 같긴 합니다....
(정품 등록은 어제 했는데 잘 되더군요.)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실 지 궁금해서 글 남깁니다.
1. 닥 환불 요청해라.
2. 그냥 속았다 치고 써라..
글이 너무 길어서 읽어주실지 모르겠습니다.
중고 거래에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