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캠프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후보 국민선거인단 신청방법을 안내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하면 안희정입니다'로 끝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충청남도에서 태어나 주중에는 전주에서 근무하고 주말에는 세종에서 사는 아재입니다.(안지사보다 한 살 더 먹은)
2001년 6월 6일(현충일) 대전 대덕구 청소년 수련원에서 열린 노사모 1주년 총회부터 노사모 활동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백만분의 일쯤 힘을 보태보기도 하고, 그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해 보기도 하고, 마침내는 아프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뿐 아니라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김부겸까지 모두모두 든든하고 믿음직해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이번 대선의 우리 예비후보들 중에는 이인제도, 정동영도, 김두관도 없으며 저 후보들 모두 지난 실패를 거울 삼아 다시는 같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안희정에게는 특별히 애정이 더 갔습니다. 우리에게도 젊고, 잘 생긴 대통령감이 있다, 는 자랑스러움 뿐 아니라 뜨거운 싸움과 차가운 감방 모두를 경험한, 노무현과 참여정부와 대의를 위해 기꺼이 가시밭길을 갔던 사람으로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도지사가 됐을 때는 노대통령 당선 때만큼이나 기뻤고, 홍성 인근을 지날 때는 이 근방 도청에서 우리 안지사가 근무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일찌감치 문재인 전대표를 지지후보를 정했지만
작년 11월부터 조기대선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안지사의 지지율이 영 떠오르지 않음을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차기는 문통이라 치더라도 차차기는 이재명과 안희정이 용호상박의 정책대결을 펼치면서 민주정권 장기집권의 꿈을 실현할 젊은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안지사와 이시장이 의미있는 득표를 하기 바랬기 때문입니다.
안지사가 대연정을 이야기하면서부터 고개가 좀 갸웃거려지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에 방송된 SBS드라마 '추격자 THE CHASER'에는 많은 명대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제게 강렬하게 남은 건
“세상에서 제일 약한 게 뭔지 알아? 유혹받아 본 적 없는 우정이야” 였습니다.
링컨의 '사람의 됨됨이를 보려거든 그에게 권력을 줘보라'는 말과
이해찬 의원이 말한 '선거 때가 되면 홰까닥 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도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동안 '타락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중에는 타락할 기회를 갖지 못해서인 경우도 있더라, 그 사람이 타락의 유혹 앞에 섰을 때 어떻게 자신을 지키는지를 눈여겨봐야만 그 사람을 온전히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야당 정치인들을 평가할 때도 '저 사람은 일제시대에 태어났으면 친을 했을까, 끝까지 싸웠을까?' 이런 잣대로 봅니다. 최근의 이런저런 행보를 보면서 그동안 의심하지 않았던 안지사에 대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 것입니다.
자유당과 대연정을 한다면 저 딴나라 정치인들에게 한 자리 줄지언정 '노회찬, 또는 심상정 노동장관'은 명함도 내밀 수 없게 되는 거 아닙니까? 조원진 같은 자들과는 손잡을지언정 '김종대 국방부장관'은 물건너가는 거 아닙니까? 어제의 '선의발언'의 진의를 알고 싶어 오늘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를 열심히 들어봤지만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오늘 저는 위 문자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후보 경선 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기회주의자는 포섭의 대상일지언정 지도자로는 모시지 않는다' 민정당 출신으로 노태우의 측근이었지만 국민의 정부 시절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고 2002년 대선후보경선에 출마했던 김중권씨를 가리켜 한 말로 기억합니다. 안지사가 미쳐 타락할 기회를 갖지 못한 기회주의자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너무 독하게 써서 안지사에게는 미안합니다. 최근의 행보에 충격이 컸나봅니다.
저는 아직 안지사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의구심이 틀린 것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다음 총선에 이해찬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세종시 지역구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기를 기대했었습니다. 이 기대는 아직, 아직은 유효합니다. 여기서 더 엇나가지 말고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이제부터는 정청래나, 표창원, 박주민 등 다른 젊은 정치인들도 눈여겨보려 합니다.
오늘 오후에 대학생 딸이 우리 집에서 첫번째로 국민선거인단에 신청을 했다고 가족 톡방에 소식을 올렸네요. 제가 저녁에 두 번째로 신청했구요.
아들과 아내도 이번 주중에 신청할 겁니다.
저는 문재인 후보가 이번 국민경선은 1차투표로 끝내고 본선에서는 70% 이상의 득표로 당선되기를 바랍니다.
대연정에 관해 제티비씨 소셜 라이브 찾아보시면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협치의 최고 수준인 소연정도 아니고 대연정이 목표?고
새누리와 여정은 개혁과제를 함께 한다면 가능하다.
검색해서 보세요
공감가는 좋은 글입니다. 저도 그렇고 대다수 민주세력 지지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맘이 아프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합니다.
글을 쓰면서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의 명대사들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오늘의 정치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사들이 많네요.
“나는 사람을 믿지 않아, 믿지 안으면 서운할 일도 없지
기대도 하지 않아, 기대가 없으면 배신 당할 일도 없지
사람은 자기가 필요대로 움직여, 그리고 명분을 만들지
나는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던 상관하지 않아, 행동이 중요하지“
“강해지고 싶다면 나를 믿지 말고 너를 믿어...“
“포기는 최선을 다 한사람만이 할 수 있는거야”
“웃어, 하기 싫은 일을 웃으면서 할 수 있을 때 어른이 되는 거야”
“세상에서 제일 약한 게 뭔지 알아? 유혹받아 본 적 없는 우정이야”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누군지 아니? 그 누구에게도 먼저 찾아갈 필요가 없는 사람이야”
“누군가 꿈을 이루면 누군가는 꿈을 잃는 법이지”
“복수는 내가 강해졌을 때 아니면 상대가 약해졌을 때 하는 거야”
“정치는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게 아니야, 그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지”
“혜라야 너하고 나, 같은 바다를 건너왔어. 난 침몰한다. 내 배에 다 실어라. 그리고, 넌 살아남아라”
“용서란 힘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힘이 없는 사람이 하는 건 포기다.”
“4.19가 일어났을 때 민주주으다 뭐다 그래 난리를 치더이만 한 해 뒤에 5.16이 일어나니깐 민주주의보다 경제발전이 중요하다꼬 난리를 쳤다아이가...“
“하이고~, 이 나라 백성들의 마음을 우예 알겠노?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게 이 나라 백성들의 마음인기라...”
“하루 종일 내리는 소나기가 어딨겠노? 곧 갤끼다”
“시상에서 제일 위험한게 사랑에 빠진 딸이라꼬. 그 누고 자명고 찢은 공주도 나라 망하게 안했나”
“사람들이 내 보고 손가락질하고 한오그룹이 악덕그룹이라고 하제? 그런데 지 아들이 한오그룹 입사하면 사방으로 자랑하러 다닌다”
“전쟁의 북소리가 들리면 법은 침묵한다”
“우산은 장마 때 팔아야 이윤이 남는 기다.
가뭄이 오면 아무리 좋은 우산이라해도 제 값을 못받는데이“
휴대폰 번호는 어디서 수집해서 저렇게 보내는 걸까요. 이거 받으신 분들이 많네요.
네 전 오늘부로 안 지사 지지 완전히 접습니다. 이제는 희정이 형이라고 부르기도 싫네요.
결집해서 과반수 1차로 경선을 끝내버려야 할 텐데.. 생각이 많은 밤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약한 게 뭔지 알아? 유혹받아 본 적 없는 우정이야”
링컨의 '사람의 됨됨이를 보려거든 그에게 권력을 줘보라'
이해찬 의원이 말한 '선거 때가 되면 홰까닥 하는 사람이 있다'
깊이 가슴에 새기는 정국입니다.
다시한번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가슴아픈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선관위에 신고하세요 사전선거 운동인지
타락의 기회...
깊이 생각해볼거리가 생겼습니다
저는 경상도 출신이지만 안지사에게 그동안
가져왔던 감정은 작성자님과 99% 일치합니다.
그리고 현재 안희정에 대한 감정도 작성자님과
99% 일치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