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국(曺國) 부친 조변현 이사장을 잘 안다[서프퍼옴]

1978년 지금부터 40여 년 전 나는  사립 웅동 중학교에 영어교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 당시 내가 사는 진해에서 웅동까지는 불과 25여 km 정도 떨어진 곳이지만, 교통편이 말이  아니었다.
선배교사가 교통편의와 시골 정경이 괜찮다는 얘기로 오지나 다름없던 웅동에 나를 가자고 했고 나는 그 꾐에 빠졌다고 늘 농담한다. 왜냐면  이때만 해도 교사 자격증만 있으면 시골 중, 고에서는 칙사처럼 모셔갔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창군 웅동면에 있는 웅동중학교와의  인연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당시 소사, 월남, 마천 등과 먼 용원, 가주, 안청, 녹산 등 에서 학교까지 꽤 먼 길 걸어오던 제자들은 이제 모두 50줄이 되었고 지역의 어엿한 기둥으로 성장하였다. 같이 늙어가지만 그들이 나를 여전히 선생님이라 불러줄 땐 기분이 참 좋고 보람 역시 크다.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에 진해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유일한 이 도로는 군사도로이다. 그러나 한 시간여 만에 한  대씩 오는 시외버스는 30분 정도 연착은 보통이었고 1시간 이상 연착이 되면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핀잔 을 듣기 일쑤였다. 교장 선생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음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수업시간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교장 선생님의 원칙이었던 탓이다. 지금이야 도로도 좋고 모두 자가용을 가지고 있지만 그때는 교사가 자가용 가진다는 것은 백에 1명이었다고나 할 정도로 드믈었을 뿐만 아니라 교사 월급으로 자가용을 굴린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시절이었음은 물론이다. 학교로 가는 도로는 다른 비포장도로와도 많이 달랐다. 이 도로는 군사용이라 그런지 몰라도 자갈을 전부 깔아 타이어 소음이 대단히 심했던 것으로 기억 된다. (아마도 탱크가 지나갈 수 있도록 위함인 듯) 그렇게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험한 길을 곡예하듯 달려온 버스에서 내리면 옷맵시는 뒤죽박죽이고 몸은 진땀으로 범벅 투성이가 되었다. 지금도  웅동은 그때와 비교하여 그리 도시 발전이 되지 않은 여전히 외지고 한적한 곳이다. (가짜 뉴스들은 웅동이 진해의 중심지, 또는 번화가 정도로 거짓말을 해 대는데 타지 분들이 지금도 그런  줄 알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웅동중학교.. 
그 당시 웅동 인구라야 천명을 넘지 않는 조그만 농촌마을. 한 학년에 두세 반, 도합 8반. 학생은  총원 백 명을 조금 넘었던 것 같다. 그때는 농업이 전부였고 멀리 용원 등지에 사는 학생들의 가정은 어업을 하는 집도 몇몇 있었다. 그러나 우동에는 고등학교가 없어 중학교 졸업 후 자연스레 부산으로 이주하는 가정이 꽤 많았다.
이 학교가 생긴 유래는 다른 일반적인 학교와 다른면이 많다. 1919년 기미년 3월 1일, 그보다 한 달 여 뒤 이 지역의 웅동면민과 인근 웅천군민들이 항거하여 일어난 역사적 4.3 독립만세 사건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 4.3 독립운동의 주역은 조변현(조국의 父)의 父, 즉 曺國의 조부가 깊이 간여하여 옥고를 치른 사건이다.  조그마한 시골에서 대부분의 농민들이 가세한 웅동 4.3 독립만세 운동은 향토민들의 애국심이 남달리 강해서 어떤 지역보다 거세게 만세를 불렀던 큰  만세사건이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충무공의 해전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熊川, 熊東  앞바다도 수없는 倭와의 격전장으로 인한 연유 때문이었을까! 이 웅동 4.3 독립만세 운동은 애국심과 애향심이 강하게 각인된 곳으로 지역민들이 자긍심이을 보유한 일종의 독립운동 이었다. 사실 웅천,  웅동민들의 선대 중에는 출중하고 늘름한 기상과 빼어난 체격을 갖춘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역사적으로 이름이 남겨진 분들이 유달리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자연의 氣勢가 힘차고 海山풍광이 뛰어난 웅동, 웅천은 人才名堂의 원천이라고 자긍하는 분들이 많다. 웅동, 웅천은 氣運이 정말 강한 곳이고 나 역시 늘 그렇게 믿고 있다. 
광복이 되자 지역 주민과 유지들은 해방의 기쁨과 함께 지역 인재를 기를 학교를 세우자고 나서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1908년 선교사가 설립한 계광학원(작은 서당 수준)을 순수하고 자발적인 모금에 의해  공민학교를 만들었고 그 공민학교가 오늘날의 웅동중학교 이다. 이러한 설립취지 때문에 웅동중은 1985년 曺國의 부친께서 이사장이 되기 전까지 계광학원 (웅동중학)은 특별히 설립자도 이사장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점심 한 그릇 제대로 먹기 힘든 학교에 이사장이나 이사를 하려는 이도 없었다. 따라서 시골의 조그마한 중학교의 주인을 굳이 따지자면 사실상 웅동 주민이 설립자이고 주인이며 또한 그 주민들이 이사장과 이사나 다름 없다고 할 것이다.

해방 후 어느정도 중학교 틀이 갖추어 지면서 초대 교장 선생님으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부친인 정윤호 선생님이 취임하셨다. 정윤호 선생님의 아들인 정의화 의장께서도 웅동중학교 사택에서 자신이 출생한 것을 늘 자랑스럽게 얘기하신다고 한다. 김영삼 정부에서 발탁된 부산 봉생병원 원장인 정의화 의원도 합리적 보수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이고 실제 인품이 인자하고 너그러운 사람으로 알고 있다. 국회의장이었을 때도 상대인 현 민주당을 인정하고 협력하며  국회를 부드럽게 이끈 것도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인재의 산실인 웅동의 기운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배명인과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배명국, 두 형제 또한 웅동이 고향이다. 또한 그분들 외에도 다방면에 명성을 남긴 웅동 출신이 무척이나 많지만 이쯤에서 생략하기로 한다.

父親을 애국지사로 둔 조국의 아버지 조변현은 웅동에서 태어나 진해의 친척 집에서 고교시절을 보냈고 그 후 부산으로  나가 건설.철강회사 (고려 종합건설)를 설립해서 성공한 기업인이 되었다. 조국의 모친이신 박정숙 전 이사장도 웅동에서 태어나 진해에서 여고를 나오셨다고 한다.
 
내가 웅동중학교에 처음 부임한 날, 비가 조금 내렸는데  개천변에 학교가 지어졌던 터라 운동장은 금새 물이 흥건하게 차버렸던 기억이다. 그 이후부터 비가 올 때마다 ‘오늘도 신발이 다 젖겠구나’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개천변에 세워진 학교가 늘 안쓰럽기까지 했다. 비가 올 때마다 벽면을 타고 내리는 빗물을 학생들이 총 동원되어 걸레로 닦고 훔치고…이런 일은 내가 학교를 그만 둘 때까지 지속 되었다.
그 당시 대부분 사립 중학교의 재정은 열악한 편이었다. 교사의 월급이 제때 나온 적이 거의 없었던 것도 물론이다. 그리고 웅동과 같은 오지에  사립중학교가 있다는 것은 아주 특이한 일이었 뿐만 아니라 이사장이나 이사도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학교 발전을 위해 특별히 애를 쓴 사람도 없었다. 현재의 사립 중. 고는 시, 도 또는 국가재정 지원으로 운영되지만 당시에는 국가의 재정지원이 매우 열악한 편이었다. 따라서 그 당시 사립 학원을 운영하려면 설립자가 대단한 재력가 또는 숭고한 의지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었는데 해방 후 시골 오지의 주민들의 의지만으로 운영되는 웅동학원은 당연히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태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재정적으로 열악했으면서도 웅동 중학교의 운영방식은 정말 특이했다. 다른 학교들 처럼 학교를 공립화해버리면 여러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웅동 주민들은 학교를 공립화 하는 것에 극구 반대하였다. 4.3 만세운동으로 부터 이어진 지역의 자부심이 애정없는 공립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부적절 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교를 건립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만 있었을뿐 막상 주민들은 자신들이 이사직을 수임하고 있었음에도 이사회에 나오는 경우도 드물었다. 주업인 농삿일에 바빠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웅동학원은 조국의 부친이 이사장을 맡기 전까지 주민들이 돌아가며 이사를 역임하고 학교장이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그래서 요즘 법률에서나 학원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이상하고도 이해하기 어려운 이사장 없는 형태의 학교였던 것이다. 그리고 사실 개울가에 세워진 조그만 시골 오지 학교에 관심 가지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 당시 교장(성창근) 선생님은 출향해서 성공한 동향인들을 늘 찾아 나섰다. 교사들의 급료가 가장 큰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애국, 애향심에 의해 학교는 설립했으나, 뚜렷한 설립자나 이사장 없는 학교를 재정적으로 이끌어 가기는 어려운 문제였다.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웅동민들은 학교의 공립화는 쉽게 용납하지 않았다.시골 오지의 농민들이 십시일반 모금하여 설립된 학교이기도 했지만 1908년 설립된 역사와 4.3 만세운동의 산실인 계광학원에 대한 자긍심으로 애착과 애정이 너무 강한 탓이었다.  

그러나 오직 한 분, 조국의 부친 조변현.
그 당시 고려종합건설 사장이었던 이분은 매달 한 두 번씩 학교를 방문하셔서 학교 재정에 막대한 기여를 해주셨다. 1970년대, 80년 초 이분은 학교의 이사도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고향민의 한 사람이라는 순수한 이유만으로 부산과 웅동을 오가셨다. 부산에서 사업으로 성공한  조변현 사장은 그 당시 재정적으로 열악한 고향의 중학교가 내심 안타까우셨을 것이다. 또한 조부의 형제분이 계광 학교의 교사였다가 만세운동으로 옥고까지 치렀으니, 애국심이 대단히 강한 분이셨을 거라고 충분히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가 유달리 하얗고 인자해 보이는 고향 사업가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이참에 주인 없고 열악한 웅동중학교를 맡아달라고 모든 주민들이 희망하였지만 조변현 사장은 이사나 이사장만은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조변현 시장님은 키가 훤칠하고 늠름하여 우리 선생들은  ‘젠틀맨 조’라고  불렀다. 曺國은 부친을 쏙 빼닮아 요즘 TV에 나오는 그를 보자면 부친을 보는 것과 별반 다름없어 일면 반갑기도 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1985년에 들어와서 웅동학원은 재정적으로 한계에 다다라 그토록 반대하던 공립학교로 전환해야 될 순간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오자 웅동주민 전체가 조변현을 찾아가 이사장직을 맡아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그때만 해도 한국 제일의 부호 동명목재 사위인 배명인 전 법무장관도, 봉생병원장의 부친인 초대교장  정윤호(정의화 의원의  父)에게도 주민들이 찾아가 맡아주기를 부탁했으나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성공한 동향민은 적지 않았으나 자선사업이나 다름없는 웅동중 이사장직에 관심을 두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다. 아무리 고향 학교이지만 바쁜 사업을 제쳐놓고 학교까지 운영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따르게 될 여지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또한 거의 일방적일 만큼 재정지원도 도맡아야 하는 문제도 적지 않은 장애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간곡한 주민들의 마음이 통했을까?
1986년 그분은 마지못해 이사장직을  수락하셨다.
상당히 재정적 희생이 따르는 결정이었다.

다시 말해 애국심 강한 웅동민들이 냇가에 설립한 벽돌단층, 지붕은 낡은 스레트, 
8개 교실의 옹색하기 그지없는 시골 오지 학교에 曺國의  부친께서 熊東學院을 맡으신 것이다.
성공한 동향민 어느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던 상황에서 自善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숭고한 결단을 내린 분의 아들 
曺國을 온갖 허위사실과 가짜뉴스로 매도해 대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조국 선조의 항일운동, 그리고 교육에 대한 헌신을
온갖 루머로 매도하고 심지어 땅 투기꾼으로로 매도하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진실된 마음으로 웅동학원의 역사와 현지의 상태를 살펴본다면
그 어떤 사람도 평가를 달리할 것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또한 온갖 허위사실로 조변현님을 끌어내리려는 사람들과  웅동에 한 번도 와보지도 않은 작자들이 
유튜브로 날조하고 덩달아 조작을 일삼는 작태들은 그 당시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보냈던 수많은
熊東中 졸업생 전체를 욕되게 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평당 수천 원에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개울천 학교부지가 원래 금싸라기라든지 수백만 원 한다든지 하는 허위가 마치 이제는  당연하듯 부풀려져, 曺國은 광야에 버려진 한 마리의 양처럼 되어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작금의 曺國사태가 어떻게 결말지어질 지 모르지만, 적어도 부친인 조변현님의 학교 사랑, 웅동 사랑이 진실과 다르게 흘러가는 것을 똑바로 잡아주어야 할 증인들은 熊東中 졸업생 여러분이라 나는 확신한다. 여러분의 진실된 증언이 이번 사태를 올바르게 알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해 마지 않는 것이다. 바라건대 지금껏 배출된 수천 명 웅동 졸업생 중 단 한 명이라도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여러분이 정의의 편에 서서 올바른 증인이 되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故 조변현님께서 전 私財를 털어가며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고 한 것이 한줌도 없었다는 것이 밝혀지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熊東을 사랑한 그분의 진정함과 진실이 이 참에 드러나기를 熊東中 졸업생과 함께 똑똑하게 지켜볼 것이다. 또한 그분의 숭고함이 밝혀지는 더없는 기회가 되어 제2의 논두렁 시계와 같은 허무맹랑함으로 한 인간이 매장되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시 한 번 웅동중 졸업생들이 두 눈 부릅뜨고 정의의 편에 서서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계속 이 문제를 살펴 봐주기를 진정된 마음으로 부탁하고자 한다.
 

김용호 / 전 웅동중 영어교사

[와싸다] 수정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