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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노무현, 문재인을 사랑하게 되어서

나는 어쩌자고 노무현, 문재인을 사랑하게 되어서
친구의 차가웠던 말대로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민주당 경선 잘 되겠지 속 편하게 관심 끄면 좋을 텐데. 남자친구 말대로 내 공부와 일, 내 직업과 삶부터 챙기면 좋을 텐데.
안희정 이재명 문재인 중에 누군가는 될 테니까 3명 중에 되는 사람 찍을거야, 쿨한 척 말하면 그만일 텐데.
내 부모보다 존경해서, 찾아오지도 않은 부모의 죽음보다 왠지 노무현의 죽음이 더욱 슬픈 것 같았고. 아직도 그 분이 아까워 죽겠네. 그 훌륭한 생각과 말이 더 풍부하게 생겨나는 걸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참으로 안쓰럽고.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내가 반할 문장들을 만들어 내셨을까 아까워 죽겠고. 이미 존재하는 글과 말 안에서만 또 찾아보고 찾아봐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해 죽겠네.
문재인은 왜 다 그렇게 멋지게 감내해서 내 마음을 이렇게 아리게 하는지. 그래, 우리는 다 다르다고, 선택의 다양성이 있는거라고, 당신이 다른 정치인을 지지해도 이해한다고 관용하는 사람처럼 포장하며 살고 있지만
사실은, 사실은 나는 우위가 있는 것 같아. 덜 맞고 더 맞는 사람, 덜 똑똑하고 더 똑똑하고, 덜 제대로 가고 더 제대로 가는 사람, 덜 훌륭하고 더 훌륭한 사람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 노무현이 가장 옳았고 문재인이 가장 옳은 것 같아.
만나는 사람들한테마다 다 이야기하고 싶어. 나 감성적으로 좋아하는거 아니라고. 그분들 말과 글 다 보고 그 다음에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좋아하게 된 거라고. 나 똑똑하고 훌륭한 지지자라고. 우습게 좋아하는거 아니라고.
상황을 보지 못하는 맥락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말의 뜻을 알지 못하는 행간의 의미도 읽지 못하는 바보같은 사람들 속에서 나는 우월감을 느끼며 그들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아무도 무시하지 않는 그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바보같은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무시하고 싶은 나를 다스려본다.
훌륭한 사람이 외로운 모습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내가 좋아하는 고전책 속의 인물이나 사랑할 것을.
새벽에 취해 오글오글 써봅니다.... 오유 가입한지 얼마 안됐지만 오유시사게분들은 이해해주실 것 같은 맘에..:)

댓글
  • Gps364 2017/02/14 01:45

    운명의 데스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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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란귀 2017/02/14 01:48

    남자친구가 있다구요? 많이 취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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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르파 2017/02/14 01:56

    남친과도 문재인님과도 이쁜 사랑 나누세요^^
    민주당 경선 꼭 참여해주시고 남친도 설득해주세요~~
    추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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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같이 2017/02/14 01:56

    존경에 술을 끼얹어 사랑으로 만드셨네요. 그런 술이라면 자주 드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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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의나 2017/02/14 02:45

    정치란 너무 빠져들어도 너무 멀어져도 인생이 고달픈 거죠.
    적당히 그리고 너무 멀어지지 않게 다가가세요.
    그리고 자신과의 정치색이 다르다고 너무 배척하지도 말고 그냥 넌저시 숙제를 던져주세요.
    어차피 그 숙제를 해야 하는 것은 님의 주위분들 이고
    그 숙제를 못한다고 해도 그들의 인생이니까요.
    토론하고 생각하고 담화를 나누면서 정치를 보는 안목과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거죠.
    나만 옳다고 생각하면 어느 누구도 성장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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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첸바나나 2017/02/14 02:56

    내일 아뒤 변경하실거 같은데요
    이불에누워서 이불킥으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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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zer 2017/02/14 03:15

    남친이 있는데 같은 이불에 눕지는 않으려고 하는 건가요? 아님 같은 집에 들어오려 하지 않는 건가요? 아님 같은 세상에 살려고 하지 않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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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기쵸코 2017/02/14 03:41

    글쓴이필력도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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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찰라 2017/02/14 04:10

    나도 이 새벽에 흐릿한 전등 아래서 그래도 독수리타법으로 취중댓글을 달고 있는
    50대 아줌마인데....
    이불에 눕자인 님의 글이 또 내맘이요, 정치적 대화에 무관심인 남편이
    웬수같아 또 이렇게 새벽에 쐬주를 캬~ 한잔 하면서
    달님에 취하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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