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85mm로 찍은 사진을 주로 올리다 보니
아예 작정하고 준망원, 망원 사진들을 한번 모아보자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준망원, 망원 하면 인물 사진, 새 사진, 동물 사진이 연상되지만
스냅이나 풍경에도 꽤 좋습니다.
거리에서 망원 렌즈를 들고 있으면
수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부작용은 있습니다만 ㄷㄷㄷㄷㄷ
눈치채기 전이라면 자연스러운 거리 풍경을 찍을 수도 있고
풍경중 일부 원하는 구획만을 찍는데도 유용하죠.
왜곡이 적으니 건축물을 찍기에도 좋습니다.
거리만 충분히 떨어져 있다면요 ㄷㄷㄷ
피사체와의 거리가 먼 경우가 많으므로 다소 어두운 렌즈라도
심도 표현이 자유로운 편이라는 장점도 있네요.
단점은 역시 크기와 무게, 손떨림이겠군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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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도쿄, 신바시
Epson R-D1, Leitz Elmar 90mm f4
도쿄 신바시에서 오다이바로 넘어갈 때 사용하는 무인 전철 유리카모메의 가장 앞자리입니다.
마침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원경이 아니라
유리창에 초점을 맞추고 찍었습니다.
앞쪽에서 다가오는 전철의 윤곽을 남기기 위해 약간 조리개를 조였더니
유리창에 난 흠집까지 찍혀버렸네요.
02. 부산, 다대포
Nikon D2X, Hasselblad CF Planar 80mm f2.8
플랜지백이 긴 니콘, 콘탁스, 펜탁스 바디의 경우 개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종 교배는
중형 이상 카메라용 렌즈 외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03. 제주도, 아마도 한림공원
Leica R6.2, APO Makro Elmarit 100mm f2.8, Fujifilm Reala
제 기준으로 최고의 마크로 렌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이기 시작하면 모공까지 찍어버릴 기세로 해상력이 올라가고
풀어주면 마크로 렌즈 답지 않은 부드러움도 갖추고 있습니다.
04. 요코하마, 야마시타 공원
Sony a7, C/Y Makro Planar T* 100mm f2.8
명암 대비, 실체와 그림자의 대비,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사람의 대비,
나무와 그 나무의 그림자로 화면 분할 등을 생각하며 찍었는데..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사진이 됐습니다 ㅠㅠ
05. 도쿄, 카메이도
Sony a7ii, C/Y Tele-Tessar T* 200mm f3.5 Nikon마운트 개조
사실 텔레 테사 200mm는 f3.5 버전보다 f4 버전이
선예도나 컨트라스트 등을 이유로 더 인기가 좋습니다.
다만, 마운트 개조된 녀석을 운 좋게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어서 쓰게 됐는데
이 녀석도 충분히 좋은 렌즈더군요 +_+
충분히 날카롭고 충분히 좋은 색을 보여줍니다 +_+
06. 도쿄, 카메이도
Nikon D4, C/Y Tele-Tessar T* 200mm f3.5 Nikon마운트 개조
5번 사진이 개방으로 찍어 할머니와 할아버지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음에도
할아버지가 초점 범위에서 어긋나 있던 것과 달리
조금 조여서 촬영하여 약간 더 공간감을 줘 봤습니다.
07. 도쿄, 카메이도
Nikon D4, C/Y Tele-Tessar T* 200mm f3.5 Nikon마운트 개조
6번처럼 조금 조이고 이번에는 초점면을 조금 멀리 잡아
앞에서 아웃포커싱 된 할아버지가 긴장감을 주도록 의도했습니다만
생각한 대로 효과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
08. 도쿄, 우에노 시노바즈노 이케
Nikon D4, C/Y Tele-Tessar T* 200mm f3.5 Nikon마운트 개조
위쪽 아이가 철봉을 올라서 몸이 물구나무 상태가 되었을 때 찍으려고 했습니다만
보이지 않는 곳에 있던 아래쪽 아이가 뛰어 나올 때
이쪽이 더 나아보인다 싶어 예상보다 빨리 셔터를 눌렀네요.
09. 도쿄, 우에노 시노바즈노 이케
Nikon D4, C/Y Tele-Tessar T* 200mm f3.5 Nikon마운트 개조
가장 일반적인 망원 인물사진 구도겠네요 ㄷㄷㄷ
10. 도쿄, 쇼와 기념 공원
Sony a7ii, C/Y Macro Planar T* 100mm f2.8
아래의 11번과 더불어 준망원 사진에서 가장 맛있는 거리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리개 수치로 인한 배경 흐림 효과 조절도, 공간감 표현도요.
11. 도쿄, 쇼와 기념 공원
Sony a7ii, C/Y Planar T* 85mm f1.4
초점면을 부드럽게 띄워 주는 플라나 85mm의 특성이
잘 나타난 사진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ㄷㄷㄷ
12. 요코하마, 신미나토
Pentax K3ii, smc Pentax A645☆ 300mm f4
펜탁스의 고급 렌즈군은 이름에 ☆표시가 붙어 스타 렌즈라고 불립니다.
AF렌즈의 경우 FA☆이고 MF의 경우 A☆죠.
수동 렌즈의 경우 별이 녹색으로 찍혀 있어 그린 스타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35미리 판형에서는 그린 스타 렌즈가 FA 스타렌즈보다 귀하고 비쌉니다.
FA☆85mm f1.4 중고가 대략 10만엔 전후인데 비해
A☆85mm f1.4는 15만엔 정도 합니다.
레어 렌즈인 A☆135mm f1.8의 경우에는 20만엔을 훌쩍 넘기더군요.
더 레어인 M☆ 렌즈는 생략하겠습니다 ㄷㄷㄷ
이 렌즈는 펜탁스645용 수동 렌즈 라인인 A645 라인의 그린 스타 렌즈입니다.
중형 포맷 렌즈의 이미지 서클을 사용하는 77미리 대구경 렌즈 +_+
그럼에도 가격은 4만엔 정도입니다.
이미지는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선예도도, 발색도 최고죠.
다만, 겁나게 큽니다. 직경 약 10cm에 길이는 20cm가 넘어가고
내장 후드를 펼치면 더 길어집니다.
무게는 약 1.4kg...
물론 새 사진이나 스포츠 사진에 사용하는 초망원 렌즈들을 생각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환산 180mm밖에 안되는 렌즈다 보니
삼각대는 바디에 체결하게 되어 있습니다.
연약한 a7의 마운트는 버티질 못하겠네요 ㄷㄷㄷ
13. 요코하마, 신미나토
Pentax K3ii, smc Pentax A645☆ 300mm f4
수동 렌즈입니다만 삽질 조금 하면 나비도 찍을 수 있습니다 ㄷㄷㄷ
14. 도쿄, 카사이 임해 공원
Fujifilm X-T1, Leitz VISO Elmarit 135mm f4
이 렌즈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많이 적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ㄷㄷㄷ
15. 도쿄, 카사이 임해 공원
Pentax K3ii, smc Pentax A☆645 300mm f4
나비 사진도 찍는데 까마귀 실루엣 쯤이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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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오늘도 장비 이야기로 빠져버렸군요 ㄷㄷㄷ
역시 저는 어쩔 수 없는 장비병 환자인가 봅니다 ㄷㄷㄷㄷㄷㄷㄷ
https://cohabe.com/sisa/1080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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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관해 아는 바가 없으니 돈 굳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5번 사진은 무슨 드라마 한장면 같다는 느낌이 나네요 ^^
정말 렌즈와 바디는 바닥 없는 늪입니다 ㅠㅠ
사진,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진을 담을 때 어떻게 표현할지를 머리속에 있어야 하는데...저는 찰나를 기록하는 수준이라 vahma님 글에서 많이 배웁니다.
찍는 환경에 따라서 스타일은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
저도 눈에 띄는 장면을 순간적으로 찍을 때가 더 많기도 합니다 ^^;
저와는 다르게.. 포스팅 하나나에 정성과 열정과 마음이 가득 담으셔서
제 자신을 언제나 돌아보게 만드십니다
온라인에서 이렇게 좋은 포스팅을 매일 볼수 있을거라고 생각못했었는데
문장 하나하나, 사진 하나하나, 한편의 에세이같은 포스팅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 진짜 사진 넘 잘찍으셔요 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