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5년.
조지 워싱턴 장군이 이끄는 아메리카 대륙 13개 식민지연합은 영국에 맞서 독립전쟁을 수행중이었다.
대륙군은 영국의 70톤급 군함 HMS Enterprise 를 나포했고, 이름을 그대로 둔채 소속만 바꾸어
미국의 군함으로 취역시킨다.
이후 미국은 군함이 퇴역하면 새로 건조하는 배에 이름을 대대로 물려주며 계속
그 이름을 가진 군함을 유지한다. 그 중에선 돛을 단 범선도, 자그마한 경비정도 있었으며
6번에 걸쳐 다른배가 엔터프라이즈라는 이름을 물려받으며 미국 해군으로 활약한다.
1934년.
바다를 지배하는 최강의 무기인 전함의 추가 건조가 강대국끼리의 조약으로 제한되자
미국은 당시 새롭게 실험되고 있던 개념이라 군축조약의 대상이 아니었던 "항공모함" 이라는 군함을 추가 건조하기로 한다.
새로운 미국의 항공모함은 요크타운급으로 이름지어졌고 맏언니 요크타운, 둘째 엔터프라이즈, 막내 호넷으로 총 3척이 건조된다.
(* 배는 전통적으로 여성형인 she 로 불림)
1939년의 미 해군의 제 7대 엔터프라이즈.
1941년 12월 7일.
태평양 한복판 웨이크 섬에 있는 미군기지에 비행기를 배달하고 돌아오던 엔터프라이즈는 태풍을 만났고,
태풍을 피하기위해 빙 둘러오느라 원래 돌아오기로 한 12월 6일보다 "하루" 늦게 본래의 기지인 진주만 근방에 도착한다.
진주만에 도착하기 몇시간전, 일본의 항공모함 4척이 기습적으로 진주만을 대대적으로 폭격했고,
미군이 자랑하는 해상 주력부대인 전함들이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받으며 진주만은 불바다가 된다.
엔터프라이즈와 그 자매들은 다른 항모들과 함께 미국의 7척 남은 주력전투함이 되어 압도적인 일본해군에 맞서 태평양전쟁을 시작한다.
1942년 4월.
주력함대가 몽땅 날아간 미국은 일본이 동남아와 태평양을 몽땅 잡아먹는꼴을 눈뜨고 보고 있어야 했고,
미국 국민들은 수치심과 무력감에 사기가 쭉쭉 떨어지고 있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내가 시발 이꼬라지는 도저히 더 못보겠다. 라고 버럭버럭 난리를 쳤고,
까라면 까는 우리의 군인들은 " 그..그럼 육군용 폭격기중에 좀 작은게 있는데 그거 항모에 실어서 일본 한대라도 때릴까요? "
라는 작전을 세우고 진행한다.
우리의 미군들은 진짜로 항모에서 날릴작정으로 中폭격기를 개조해서 준비했고, 엔터프라이즈는 동생 호넷과 해당작전에 투입.
일본 근해까지 몰래 가서 폭격기를 발진시키고 부리나케 도망친다.
미군의 두리틀 특공대는 진짜로 도쿄에 폭탄을 몇개 던졌고, 루즈벨트는 일본에게 " 내가 니네 천황 죽일수도 있었는데 봐준거임 메롱메롱"
하며 잔뜩 약을 올린다...
일본은 이..이런 시...foot 부들부들 하며 미국의 태평양함대 주요 전진기지인 미드웨이를 공격하기로 작정한다.
* 그리고 호주북쪽에서 따로 진행된 산호해 해전에서 미국의 7척 항모 중 렉싱턴은 격침, 엔터프라이즈의 언니 요크타운은
일본군에게 개맞듯이 맞고 빈사상태가 되어 진주만으로 겨우겨우 돌아온다.. 이제 미국의 주력전투함은 6척.
1942년 5월.
도쿄에 폭탄맞고 개빡친 일본제국은 세계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던 항모전투단 2개, 총 4척을 모두 투입하여 미드웨이 공격에 나섰고,
미국은 산호해 해전에서 걸레짝이 되어 올아온 요크타운을 3일만에 수리하는 기염을 토하며 출격가능했던 요크타운 3자매를
일본해군에 맞서 출격시킨다.
양측의 정규항모 7척이 뒤엉켜 싸우며 치열하게 맞붙은 전투에서 맏언니 요크타운은 일본항모 4척의 공격을 혼자서 탱킹하면서도
일본항모 1척을 격침시키는 대활약을 펼쳤고, 엔터프라이즈는 언니의 희생을 바탕으로 나머지 항모 3척을 혼자서 때려잡는
기염을 토한다.
* 미드웨이 해전의 대승리를 이끈 요크타운은 끝내 이 전투에서 침몰한다. 이제 미국의 남은 항모는 5척.
(5척 중에 레인저는 대서양에서 독일군을 상대하고 있었기에 태평양에는 4척이 남아있었다.)
1942년 8월 - 9월
미국의 항모 새러토가는 일본 잠수함의 어뢰를 엔진을 맞아 장기간 수리에 들어가고, 다른 항모 와스프는 작전 중 역시 일본 잠수함에
얻어맞고 침몰당한다...
* 이제 태평양 전선에서 일본에 맞설 수 있는 항모는 단 2척.
1942년 10월.
일본군은 남아있던 미군의 항모 2척을 죽이고 태평양을 집어삼키기 위해서 호주 근처의 산타크루즈 해역에 항공모함 4척을 출동시킨다.
미국은 호주가 일본제국에 무너지는걸 막기 위하여 마지막 남은 요크타운 자매 엔터프라이즈와 호넷을 출동시킨다.
세계 최강의 숙련도를 자랑하던 일본 항모 전투기부대는 미국의 마지막 항공모함 2척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고
엔터프라이즈와 호넷은 그에 맞서 방어를 준비한다.
그 순간 열대지방 하늘에 소나기 구름이 형성되며 엔터프라이즈 머리위에 비가 쏟아졌고, 순작적으로 어두워진 비구름 속에
숨은 엔터프라이즈 대신 밝은 하늘아래 노출된 호넷을 일본 항공모함 4척이 발진시킨 전투기부대가 덮친다.
처절한 방어끝에 호넷은 여러발의 폭탄과 어뢰를 두들겨 맞고 파괴당한다.
그리고 엔터프라이즈를 보호하던 열대 스콜구름이 걷히고, 일본군은 엔터프라이즈를 발견하고 공격의 방향을 돌린다.
미군의 모든 호위함대는 목숨걸고 마지막 남은 엔터프라이즈를 지키기 위해 전진했고,
항모소속 전투기들은 아군 대공사격에 맞아 격추되는 걸 각오하고 모함을 지키기 위해 엔터프라이즈의 머리위에 떠서 달려드는 일본 전투기에 맞선다.
엔터프라이즈는 수십발의 폭탄과 9발의 어뢰를 회피기동으로 피하는 미친 무빙으로 단 2발의 폭탄만 맞으며 버텨냈고,
그 와중에 일본 전투기 수십대를 격추하며 마지막 남은 일본 정예항공대를 전멸시킨다.
전투가 끝나고, 침몰당한 호넷의 전투기까지 모두 태우고 진주만으로 돌아가는 길.
장기간 수리에 들어간 새러토가, 대서양에서 독일군에 맞서고 있는 레인저를 제외하면 엔터프라이즈는
일본 제국 함대 전체에 맞서는 유일한 항공모함이 된다.
엔터프라이즈의 한 승조원은 돌아가는길에 하얀색 페인트로 항모 비행갑판에 글씨를 쓴다.
Enterprize vs Japan.
그리고 미국해군 토마스 C. 킨케이드 소장은 상부에 보고를 한다.
"And then there was one patched-up carrier" (그렇지만 응급수리된 항공모함 1척이 남아있습니다.)
1943년 1월.
두달간 태평양을 혼자 지켜낸 엔터프라이즈 옆으로 42년 11월말에 수리가 완료된 새러토가가 돌아왔고
엔터프라이즈는 호주 옆 과달카날 섬에서 벌어진 처절한 전투에서 일본해군을 박살내고 수송선단을 전멸시키며
끝끝내 승리를 쟁취해낸다.
1943년 11월.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 41년 12월로부터 2년 남짓 지난 시점.
필사적으로 태평양을 지키던 엔터프라이즈 옆으로 분노한 미국이 산업생산력을 총동원하여 공장에서 찍어내기 시작한
신형 항모부대가 드디어 완성되어 속속 도착한다.
신형 항모 에식스급은 총 24척이 생산되며 죽어간 선배들의 이름인 렉싱턴, 요크타운, 호넷, 와스프의 이름을 이어받았고
물량이 폭발한 미군은 이미 최정예 파일럿 대부분을 손실한 일본군을 개패듯 패기 시작한다.
1944년 6월.
필리핀까지 처들어가 일본을 후려패던 미군은 마지막까지 버티던 일본 정규항모 두 척 중 하나인 쇼카쿠의 날려버렸고
엔터프라이즈는 전투가 끝난 후 어두운 바다에서 파일럿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불을 밝혀 조종사들을 모두 구해낸다.
1944년 10월.
필리핀 전투 막바지에 엔터프라이즈는 진주만 공습을 실행한 일본항모 4척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있던 즈이카쿠를 격침시키며
진주만의 복수를 완성한다.
1945년 5월.
엔터프라이즈는 수많은 후배항모들과 함께 이오지마를 넘어 오키나와까지 진출하여 작전을 진행한다.
이때 수많은 신형항모가 있음에도 가장 숙련도가 높은 엔터프라이즈에서 항모 야간작전까지 실험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며
착실하게 일본의 숨통을 조여가고 있었다.
5월 14일.
오키나와 근해에서 일본군은 26 대의 자살공격대를 엔터프라이즈에 돌격시켰고 엔터프라이즈는 자체 항공단의 방어와 대공포를 이용해
25 대를 가볍게 격추하며 작전을 계속 진행한다.
해가 뜬 새벽,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일본 전투기가 기회를 노리며 구름속에서 조용히 날고있었다.
전투기를 모는 파일럿은 도미야스 슌스케 중위. 와세다 대학을 나와 엘리트 코스를 밟다가 학병으로 입대하여
비행시간이 250시간도 안된 신참이었다.
6시 56분. 슌스케 중위는 구름속을 나와 엔터프라이즈를 향해 돌진을 시작한다.
3 년간의 격전을 헤쳐온 최고의 숙련병들로 구성된 엔터프라이즈 소속 승조원들은
86 개의 대공포로 단 한대의 전투기에 집중사격을 쏟아붇기 시작했다.
그러나 슌스케 중위는 눈앞을 가득메운 수천발의 포탄을 모두 회피하고(...)
항공모함의 가장 약점인 전방 엘리베이터에 정확히 충돌했고, 덤으로 충돌직전 폭탄을 분리시켜 두번째 큰 약점인
격납고에 타격을 가했다(........)
3년간 무적을 자랑하던 엔터프라이즈는 화염이 솟아오르며 피해를 입었으며 침수가 시작되었지만
장비피해에 비하여 의외로 인명피해는 적었기에( 129명 사상 ) 30분만에 화재를 진압하고 바로 침수구역에서 물을 빼며
피해를 복구한다. 다만, 장비피해가 심각하여 수리를 위해 전선을 이탈하게 되고 수리 중에 전쟁은 끝이난다.
일본이 시행한 카미카제 자살공격 중 가장 성공작이라 평가받는 이 공격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 얼마안되는 훈련만으로 저런 짓을 해내는 뉴타입을 일회용으로 소모하는데 이길리가 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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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맞붙은 태평양전쟁에서 대부분의 주요전투에서 핵심적인 활약을 펼쳤고,
압도적인 수적열세 속에서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장비를 이용해 벌이는 싸움에서도 끝끝내 승리를 챙겼으며,
꾸준히 상대방의 주요 전력을 파괴하며 전쟁의 흐름을 혼자서 바꾼 전설적인 존재.
일본의 기습공격으로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강대한 적에 홀로 맞서 끝까지 버텨낸 전국민의 추앙을 받는 위대한 해군(어 이건?!?)
엔터프라이즈는 3년 반의 전쟁기간동안 911 대의 전투기를 격추, 71 척의 적함을 완전격침, 192 척의 적함을 무력화 하거나 파괴했다.
태평양 전쟁기간동안 20개의 훈장을 받았고, 미국의 상징 그 자체가 된다.
전쟁이 끝나고 제 7 대 엔터프라이즈는 해체되었으며,
제 8 대 엔터프라이즈는 최초의 현대적 원자력 항공모함으로 1960년대부터 51년간 미 해군의 상징으로 활약하며
쿠바 미사일 위기부터 베트남, 이라크, 아프간 등 수많은 전쟁에서 미국의 힘의 상징으로 군림하다 2012년 퇴역한다.
제 9대 엔터프라이즈는 미국의 최신예 항공모함 제너럴포드급의 3번함의 이름으로 정해졌으며 2025년 완성되어
스텔스 전투기와 무인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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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되시면 후드도 한번 부탁드려용
이 글 원 글쓴이가 따로 있지 않나요?
진짜 2차 세계 대전 중 태평양 해전은 엔터프라이즈의 일대기라 봐도 ㄷㄷㄷㄷ
멋진 글 감사합니다~~화이팅
The big E vs Japan
밀매가 아닌 저의 경우 미해군 함정 하면 딱 생각나는게 바로 "엔터프라이즈"!!!
그 다음이 이지스 정도?
각종 전쟁사를 보면 참 믿기지 않는 일들이 많은데 엔터프라이즈는 정말 어마어마 했네요~
tv에서 다큐멘터리 봤는데 카미카제에 대한 거였는데 당시 탑승했던 분이 항모에서 비행사 조정석이 보였다고 ㄷ ㄷ 영상 보니 항모 주위에서 비행기가 들이 받으려고 돌고 있는데 무섭더군요
일본이 절대 이길 수 없었던 이유 : 미국의 쇼미더머니 파워... (....)
1944년 당시 미국은 리버티쉽이 4시간에 1대꼴. 항공모함이 한달에 한 척. 중폭격기가 1시간에 한대꼴로 생산됨.
벽람항로를 했던 탓일까. 너무 이해가 잘되는데...
다시 읽어도 꿀잼 완정 정독했어여 다른 글도 너무너무 재밌어여
먼 미래에 우주를 개척하게 되는 그 함선?!
미 해군의 대명사 엔터프라이즈.
저걸 보면 2차대전의 미국 VS 일제가 생각보다는 박빙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벽람이 현실고증을 제대로 했구나
전쟁이 났다 미국이 이겼다 이 정도만 알았지. 너무 흥미롭게 읽다 갑니다 ㅋ
스타트랙의 함정도 엔터프라이즈이죠..
이게 뭔가 알아보다가 2차세계대전 활약상을 잘 알게되었습니다..
ship이니까 she라고 하려나?
일본 입장에서 보니까...
42년말까지 일년동안 온갖 개고생을 하며 항모 8대를 하나하나 줄여서 1척까지 줄였더니
미국이 쇼미더머니를 보여주마 하면서 43년에 항모 24척이 오네요.
저그가 프로토스 상대로 히드라와 스컬지 수백을 퍼부어 캐리어 7개 잡고 희망이 보이나 했는데 저쪽에서 캐리어 2부대 가 몰려오는걸 보는 느낌...?
진짜 일본입장에서는 싸움상대 제대로 잘못 골랐다고 ㅈ됐다고 벌벌벌거쳤을듯 ㅋㅋㅋㅋ
너무 잘 읽고 갑니다.
조선소에서 일하다 보니 더 와닿네요.
참전의 명분을 위해 진주만에서 일부러 얻어맞아줬다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 많은데 코피정도 터졌으면 음모론 인정, 그러나 일본의 거듭되는 삽질이 아니었으면 태평양 함대는 전멸, 장기적으로 미국이 이기기야 했겠지만 막대한 희생과 장기전에 넌더리가 난 미국민의 압력으로 일본과 적당한 선에서 타협했을 가능성도 있고 생각하기조차 끔찍하지만 우리나라의 독립도 장담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래서 미국이 엔터프라이즈 엔터프라이즈 했던거군요 ㄷ ㄷ ㄷ
엔터프라이즈 없었으면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네요...ㄷㄷㄷ
태평양 함대 전멸했다면 쪽바리들 항모가 미국 서부 흔들면 유럽에 집중 못하고 개털릴 위기였을텐데
함장의 능력이 어마무시하네요 ㄷㄷㄷ
요크타운은 박살난 상태로 진주만에 수리하러 들어갔으나
전장에 빨리 복귀해야해서
덜 수리된 상태로 수리하면서 전선으로 복귀했습니다.
항해기간중에 수리를 완료 했다고 ㄷㄷ
미 항모의 역사를 알려면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합니다
한번에 항모가 20척이라니.......넘사벽 ㅠ
슌스케 중위 대단하네요
영웅한명을 못막는군요
전범국...
역사적으로 보나 현재 상황으로 보나
참 못됐구만 ㅉㅉㅉ
자살 특공대 카미카제 요원들이 자살 직전 가장 많이 외친 단어가 천황폐하 만세가 아니라...'오카상' 이었다고 합니다... 미친 작전이였고 일본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많았으나 워낙 수세에 몰린 일본이어서 이런 극닥적인 작전을 상부에서 밀어부치라했고... 나라에 대한 희생보다는 할수없이 명령때문에 대부분의 신참 젊은 일본 조종사들이 죽어났죠.... 마구잡이로 투입하다보니 이미 베테랑 파일럿들은 다죽은상태고 신참조종사 대부분은 대공무기에 피할 실력이 없어 자살하기전에 거의다 격추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