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105978

내가 촛불집회에 나가는 이유

저는 지방에 삽니다
하지만 집회에 자주 갑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집회는 오늘로 다섯 번쯤 참석한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저에게 묻습니다
넌 서울 사람도 아닌데 무슨 집회를 그까지 다니냐고
그래서 오늘 스스로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1. 집회는 오프라인이다
우리는 대개 인터넷과 뉴스로 세상을 접합니다. 하지만 집회는 현장입니다. 내 눈으로 촛불시민을, 그 물결을 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2. 현장에서 같은 마음으로 호흡한다
우리 사회는 정치 이야기를 금기시합니다. 그래서 지방에 살다보면 뉴스에서 촛불집회 이야기를 하는 게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이건 우리를 민주주의에서 멀어지게 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집회에 나가면 나와 같은 마음으로 외치는 소리들을 듣습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특검을 연장하라"
그간 뉴스를 보면서 생각했던 내 마음들을 쏟아냅니다.
3. 울분을 토해낸다
한국 사람들은 노래방에서 화를 삭힌다고들 하는데 노래방에서 박근혜 최순실 감옥 가야지 하는 노래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광장에서는 하야 하야 하야송을 백 번 불러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습니다. 마음껏 소리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현장입니다.
4. 강추위보다 마음의 추위가 무섭습니다
홀로 있으면 울적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함께일 때 사람은 용감해집니다. 내 편이 이만큼 많다는 것, 그것이 희망을 갖게 합니다. 가슴 속에 희망이 없다면 방바닥에 온돌이 있어도 죽고 싶을 겁니다.
5. 민주국가 시민으로서의 의무
제가 존경하는 조정래 작가님은 시민단체 하나조차 가입하지 않는다면 민주국가 시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실련, 뉴스타파, 416연대를 정기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표도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이렇게 광장에서 서명하고 목소리내고 행진하는 것도 적극적 참정권의 한 형태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한 언제나 참석하려 합니다.
우리는 촛불이 줄어든 잠시 동안 저들이 얼마나 다시금 치고 올라오는지 잘 보았습니다. 오늘 추위에도 나오신 70여 만명의 시민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못 나오신 분들도 다음에는 꼭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댓글
  • bbee 2017/02/11 22:24

    저도 지방에서 서울로 집회참석하러 다닙니다.
    제가 사는 지방에도 집회가 있지만,
    광화문까지 가기힘든 사람들은 지방집회 참석하면 되고, 여유(?)되는 사람은 광화문 가는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여론이 이렇다는걸 보여주고 압박하는 목적으로 집회 하는거니까.. 지방 숫자도 다 포함해서 집계하긴하지만, 어쨌든 한자리에 많이 모이는게 시각적으로도 그렇고.. 집회 목적에 더 도움될것같아서요..

    (MAwnl1)

  • 푸른잣나무 2017/02/11 22:30

    격하게 공감합니다ㆍ
    집회에 한 번 참석하여 분워기를 체험하시면 두번ㆍ세번 계속해서 참여 하지 않을 수 없게됩니다ㆍ
    왜냐하면 추위에도 무릅쓰고, 여러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나오는 분들과 연세 지극하신 분까지 각양의 모습으로 집회에 참석함을 보게되면 집에 있음이 미안하고 죄스럽게 느껴집니다ㆍ
    아마도 시국에 대한 공감대가 그 이유가 아닐런지요
    광장의 민심~~에 동참하여 소리높에 함께 구호를 외칠때 그 뿌듯함이 저는 참 좋습니다ㆍ
    그래서 앞으로도 집회는 계속 참여 할 것입니다ㆍ
    대한민국 국민 된 도리로서
    마땅히 해야 할 행동이기에~~^^

    (MAwnl1)

  • TopSolid 2017/02/11 22:43

    4번째가 특히 와닿네요. 저희는 행진할 때 항상 먼저가서 차벽쪽에 최대한 가까이 가 있는데 처음엔 인원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냥 전경애들이랑 눈싸움좀하고 대치? 비슷하게 있죠. 그러다 좀 있다보면 돌격수 꾕가리부대와 나팔부대가 도착하고 이후에 어마어마한 본진의 인원들이 촛불과 함성으로 그자리를 가득 메워 버립니다. 다함께 구호 외치고 함성지르면 정말 짜릿하고 눈물도 핑돌고 그래요. 모두가 하나가 된 기분이죠.

    (MAwnl1)

  • TVGEEK 2017/02/11 22:44

    서울 살고 참석하려면 1시간도 안걸리는 저한테 물어보는게 ... 놀러 가냐고 합니다 신발것들 ㅋㅋ 나도 노는거 알거든요! 토욜마다 광화문 가는 이유는 단 하나! 내 이전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물고문 당하고 인권 어쩌고 노력한게 미안해서 갑니다 생각해보세요 숨쉬고 사는게 정말 미안할수도 있어요

    (MAwnl1)

  • 정바라 2017/02/11 23:11

    전 3번이 특히 공감됩니다.
    특히, 오늘은 대보름을 맞아서 헌재 앞에서 판소리& 풍물 축제가 열렸는데..
    그 때 울분이 싹 가시더라구요.

    (MAwnl1)

  • AsYouWish* 2017/02/11 23:17

    마자요! 암것도 안 해도 여러모로 힐링돼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나서 느끼는 공감대가...!

    (MAwnl1)

  • 하늘위의바다 2017/02/11 23:21

    새해들어 광화문 올라가고 있는데 매주 10만원의 차비가 깨지지만 가서 소리 지르고 오면 속이라도 풀리더라구요.
    내 속 편하자고 갑니다!

    (MAwnl1)

  • 여름의아이 2017/02/11 23:24

    저도 지금 집회 끝나서 밥먹고 집에 가고 있는 중이요ㅋㅋ

    (MAwnl1)

  • 뽀르뚜가 2017/02/11 23:24

    멀리서 오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MAwnl1)

  • 탈을벗고 2017/02/11 23:33

    전 놀러갑니다
    가서 받는 감동이 저에게는 힐링입니다

    (MAwnl1)

(MAwnl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