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1043891

58N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

Df - 750 - Df - 850 - Df
이렇게 연어가 회귀하듯...
다음엔 950을 샀다가 다시 Df로 돌아오려나요 ㅋㅋㅋ
아침에 졸음도 오고 잠 깰겸 제가 쓰는 렌즈에 대한 주관적 사견을 적어봅니다 ㅎ
58N
말많은 렌즈죠. 근접촬영에서 소프트함, 높은 가격, 빠르지 않은 AF
색수차 작렬, 주변부 광량저하까지.
미친게 아닌가 싶은 성능이죠. Dxomark 차트를 보면
니콘의 50mm대 렌즈중에 꼴찌에요 꼴찌. 50.4D보다 낮습니다.
심지어 이걸 설계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넣었데요. 돌았나봅니다 니콘은.
image.png
그런데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서 무엇을 의도하였는가.
58N의 장점이라고하는 독특한 느낌과 공간감, 부드러운 보케.
이것저것 다 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58N을 사용하면서
느낀 이 렌즈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부드러운 배경흐림이죠. 이게 부드러운 보케를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요즘 시그마렌즈와 비교가 잘 되는데 시그마렌즈의 칼같은 선예도는
보케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요. 동글동글한 원형의 보케가 살아있어요
그래서 보케가 또하나의 피사체처럼 눈에 확 들어오죠.
이건 이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58N의 보케는 경계가 무너져있어요. 배경이 보케라는 형태로
또 다른 피사체처럼 등장하는게 아니고 물같은것을 끼얹은 것처럼
보케의 경계가 무너져 배경이 말 그대로 배경처럼 녹아버립니다.
덕분에 피사체에 대한 집중도가 주변부 광량저하와 맞물리면서
눈에 띄게 부각되죠. 배경이 배경으로서 찍히게 만들어줍니다.
이런 특성 덕에 핀조명을 받은 피사체를 언더로 찍을 때
독특한 느낌이 잘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58mm라는 화각의 오묘함입니다.
저는 사실 50mm라는 화각을 처음에는 썩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인물을 찍자니 밋밋하고, 풍경이나 스냅을 찍자니 좁아요.
사실 인물은 85mm 이상, 풍경이나 스냅은 28~35mm가 무난하죠.
쉽게말하면 애매한 화각입니다. 인물 풍경 스냅 모두 소화할 수 있지만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하기엔 개인적인 실력이 부족한거죠.
그것을 8mm의 마법이 해결해줬습니다.
50mm 대비 58mm가 되면서 인물에 확실히 강점을 보입니다.
50mm에 비해서 얕아진 심도를 통한 적당한 배경흐림,
좁아진 화각을 통한 인물에 대한 집중에 더해
가끔 크리티컬 터지면 나오는 회오리 보케
역광에서 부드럽게 퍼지는 빛까지 인물사진을 찍기에
여러모로 50mm 렌즈보다 수월합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스냅이나 풍경은 어떠한가.
풍경은 확실히 50mm보다 좁아져서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8mm의 차이로 인해서 이 렌즈로 찍어야 하는
풍경과 스냅을 마음에 정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사진을 강제한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선택을
확실하게 해줍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어차피 50mm 렌즈로는 광활한 풍경도 담지 못하고
거리의 전반적인 모습도 담기 어려워요. 좁거든요
그렇지만 원렌즈를 사용하면서 그런 넓은 화각이 필요한
풍경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58N은 그냥 포기하라고 말해줘요.
그리고 집중하라고 합니다.
풍경이나 스냅도 욕심을 버리고 주제와 피사체에 맞는
수준의 화각을 요구합니다. 렌즈가 그런 선택을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역설적으로 인물도, 풍경도, 스냅도 원렌즈로 해결하게 해줍니다.
지금은 완전 바디캡이 되어있죠.
정말 좋은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이런 글이 그러하듯 이글도 기승전결이 아니라
기승결로 끝나게 됩니다만..
결론은 58N 좋아요. 두 번 사세요.

댓글
  • O_Oze 2019/05/20 11:23

    저는 58N을 필름카메라에 쓰면 더 좋더군요....최대개방으로 찍어도 색수차가 없고, 특유의 느낌은 그대로에요..ㄷㄷㄷ

    (egjA3a)

  • 레트로버 2019/05/20 11:47

    F100에 사용해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egjA3a)

  • 오빠돈없다 2019/05/20 11:44

    저도50mm대 렌즈들은 거의 사용해본거 같아요.
    구형오식이부터 아트, 칼짜이쯔, 50.8(팬케익),50.2와 G타입과 D타입렌즈들
    그리고 58mm보이그렌더, 58N까지
    이 중에 팔았다가 신품렌즈를 다시 구입한건 58N이네요.
    그 특유의 느낌이 너무 생각나더라고요.
    제 렌즈를 사가시던분이 "아마 다시구입하게 되실걸요"했는데
    진짜 그렇게되더군요.

    (egjA3a)

  • 레트로버 2019/05/20 11:46

    두번 사셨네요 ㅎㅎㅎ

    (egjA3a)

  • O_Oze 2019/05/20 12:06

    저도 두번 샀네요...그래서 이번에는 안팔고 가지고 있으려구요...팔면 언젠가 또살거 같아서요

    (egjA3a)

  • 바람친구- 2019/05/20 11:49

    아.. 개인적으로 참 훌륭한 리뷰라고 느껴지네요.
    꼭 써보고 싶은 렌즈이지만 인물 찍을 일이 많지 않아 망설이고 있는데..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egjA3a)

  • 레트로버 2019/05/20 12:54

    과찬이십니다 ㅎ 58N이 돈값은 못하는 렌즈는 맞지만 대체는 어려운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egjA3a)

  • [D3]무겁다 2019/05/20 12:05

    글 정말 잘쓰십니다 ㄷㄷ 58n저도 쓰고 있어용 일단 렌즈도 가볍고 작고 귀여운 디자인이라 D3에 일부러 후드없이 렌즈만 마운트해서 다닐때가 많네요^^ 갬성사진 뽑아주는건 기본이구요~

    (egjA3a)

  • 레트로버 2019/05/20 12:54

    D3은 무겁기도하고요 ㅎㅎ 58N 정말 가벼워서 휴대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입니다

    (egjA3a)

  • 은로까시 2019/05/20 12:37

    제육이에 물려쓰고 있는데.. 최대개방에서 다소 소프트해서 방출할까 하다가 요즘 조리개 2정도로 조여 사용하면서 오빠엔의 진가를 나름 느끼고 있습니다 ㅎ

    (egjA3a)

  • 레트로버 2019/05/20 12:53

    한스탭만 조여도 선예도가 살아나죠. 그래서 고화소 신형바디에도 대응이 되는 멋진 렌즈 ㅎㅎ

    (egjA3a)

  • 7000i 2019/05/20 12:45

    아놔- 두번 안사요- 한번만 살거란 말이에요-

    (egjA3a)

  • 레트로버 2019/05/20 12:52

    바람직한 빠심은 포교용과 사용용, 소장용을 갖추는 법입니다

    (egjA3a)

  • 느림보(Slowman) 2019/05/20 12:53

    쨍함 보단 사진톤의 배경흐림모양까지 염두해 두고 취향이 맞는분께 좋은렌즈라고 생각합니다.

    (egjA3a)

  • 레트로버 2019/05/20 12:56

    빠름보다는 여유, 유능함보다는 관록이라는 느낌이죠. 말씀그대로입니다.

    (egjA3a)

  • 테츠™ 2019/05/20 13:01

    제가 주변에 오빠엔 물어보면 항상 하는말이 수채화 같은 표현력이라고 말해요 ㄷㄷ 쨍함을 원한다면 거르라고 첨언도 합니드 ㄷㄷ

    (egjA3a)

  • D850_착강_D500 2019/05/20 13:04

    전 개인적인취향으로 d700에 58N의 결과물이 너무좋았어요.
    D850에는 좀... 아트오식이가 더좋았던거같아요. 그래서 ㅠㅅㅠ 50.8g라도 다시사야되나 참 고민이됩니다

    (egjA3a)

  • 김로드리게스 2019/05/20 13:19

    850 영입하면서 같이 영입했는데요. 쨍한 화질이 아닌, 수채화 같은 느낌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바디캡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전체적인 조화가 좋다? 라고 느끼고 있네요. 두번 사세요.

    (egjA3a)

(egjA3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