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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금(약혐/강스압) 꼬리 없는 암사자 이야기 3부.jpg/txt

안녕하세요.

 

오늘은 스플릿록 형제가 드디어 말라말라 지역의 패권을 잡고,

그들의 보호 아래 테일리스가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야기가 복잡해지는 데 반해,

제가 글을 일주일에 한번밖에 못 올리는 관계로,

글 업뎃의 인터벌이 꽤 길어지는 바람에,

새 글 읽으실 때 전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읽기 불편하시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새 글 시작하기 전에

지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올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편부터 그렇게 해보려고요. ㅎㅎ

 


* 지난 줄거리

1997년 사비샌드 서부의 젊은 암사자 둘이 동부 말라말라로 왔습니다.

그녀들은 98년에 자식 일곱 마리를 낳아 힘겹게 키웠지만,

99년에는 아들 하나 딸 하나밖에 남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미 한 마리도 기린 사냥 도중에 죽고 말았죠.

하지만 살아남은 어미 하나와 자식 둘은 서로 도우며 잘 버텼고,

언젠가부터 ‘찰랄라’ 프라이드라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02년 초 아들 사자가 밀렵꾼들 손에 비참하게 죽었고,

어미도 얼마 뒤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죠.

홀로 남은 딸 테일리스는 얼마 뒤 스플릿록 형제들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당시 스플릿록 형제는 긴 전쟁을 치르는 중이었습니다.

경쟁자인 롤러코스터 컬리션을 물리치고,

오랫동안 말라말라를 지배해온 웨스트스트리트 사자들에게 도전했죠.

하지만 웨스트스트리트 사자들은 너무 늙었고,

전황은 슬슬 스플릿록 형제 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은 젊은 마쿨루를 받아들여 전력을 보강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그 해 말, 스플릿록 형제와 테일리스 사이의 첫 자식인 두 딸이 태어났습니다.

 

자, 그러면,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3.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

 

(1) 스플릿록 형제의 세력 확장

 

2002년 겨울(6-8월)을 기점으로 사비샌드 동부의 패권은 서서히

스카와 타이슨, 두 형제에게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젊은 패기와 우월한 숫자를 앞세운 롤러코스터 컬리션이 경쟁해왔지만,

그들은 두 마리의 사상자를 내고 남부로 도망치고 말았죠.

그 후 형제는 기존의 패자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습니다.

노련한 웨스트스트리트 사자들은 젊은 마쿨루를 받아들여 전력을 보강했지만,

아무래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스카와 타이슨을 당해낼 수 없었죠.

시간이 지날수록 스플릿록 컬리션의 우세가 뚜렷해지고 있었습니다.



- 스플릿록 형제의 사골 짤 -

 

스플릿록 형제의 우위를 확실히 증명한 사건은 스틱스(Styx) 프라이드 정복입니다.

스틱스 프라이드는 사비샌드 동부의 또 하나의 중요한 프라이드였죠.

그들은 사비샌드 북부의 믈로와티 강 주변에 터를 잡고 있었죠.

 



- 지도: 사비샌드 동북부의 프라이드들(2002년) -

 

지난 화를 보신 분들은 아마 믈로와티 컬리션을 기억하실 겁니다.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을 압박하다가 갑자기 증발해버린 수수께끼의 컬리션이죠.

저는 지난 화에서 그들이 믈로와티 강 주변에서 활동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자연히 그 일대의 터줏대감이던 스틱스 프라이드를 차지했었죠.

그런데 믈로와티 컬리션이 갑작스럽게 사라진 2001년 9월 이후,

스틱스 프라이드는 꽤 오랫동안 지배자 컬리션 없이 지내왔습니다.

 

웨스트스트리트, 스플릿록, 롤러코스터의 복잡한 3파전의 형세 속에서,

스틱스 프라이드는 아슬아슬하게 중립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북쪽에 치우쳐 있던 덕을 본 것 같기도 하고요.

당시 이 프라이드는 95년생의 젊은 암사자 셋이 이끌고 있었는데,

그녀들은 세 컬리션들의 치열한 항쟁 가운데에서,

사라진 믈로와티 컬리션의 자식들을 한동안 잘 키워왔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스플릿록 형제가 경사를 맞았습니다.

첫 아내 테일리스가 두 딸을 낳았던 것이죠.

그런데 이 경사는 그들에게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물론 그들이 처음으로 아버지가 되었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다른 프라이드를 거느릴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암사자는 키울 자식이 있는 한 발정하지 않는다’라는

자연계의 절대 원칙이 버젓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자식들을 낳은 테일리스는 앞으로 최소한 2년 동안은 발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스플릿록 형제의 교미 상대가 없어졌다는 뜻이죠.

 

이럴 경우 수사자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아내가 다시 발정할 때까지 그냥 참고 기다린다.

2) 다른 암사자들을 새로 정복하면 된다.

실력에 자신이 없다면 물론 1)을 택할 겁니다.

하지만 자신이 있다면 당연히 2)를 택하겠죠.

저라도 그러겠습니다.

 

스플릿록은 강력한 사자들이었으므로 자연스럽게 2)를 택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복 대상부터 골라야 했죠.

그들 주변에는 스파르타 프라이드와 스틱스 프라이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파르타를 차지하려면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부터 꺾어야 했죠.

이는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연히, 당시 임자가 없던 스틱스를 노릴 수밖에 없습니다.

 



- 스틱스 프라이드 암사자들(2011년) -

 

믈로와티 컬리션이 사라진 후,

여러 컬리션들 사이에서 꽤 오래 자립해왔던 스틱스 프라이드는,

이제 스플릿록 컬리션에게 종속된 것이죠.

 

스카와 타이슨이 스틱스 프라이드를 장악한 것은 2003년 4월경으로 짐작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당시 스틱스에서는 암사자 셋이 믈로와티 컬리션 자식들을 키우고 있었죠.

그녀들은 1년 반 동안 수사자의 보호 없이 힘겹게 자식들을 길러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플릿록 형제를 새 남편으로 맞아들여야 했죠.

 

스틱스 프라이드에 남아 있던 자식들이 몇 마리였고,

또 그들 중 몇이 스플릿록 형제에게 희생당했는지는,

애석하지만 ‘디지털시대 전의 일’이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두 살배기 딸 둘은 확실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녀들은 아직까진 아성체에 불과했지만,

조금 있으면 성체가 되어 아내의 자격을 가질 것이므로 살려준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스카와 타이슨은 찰랄라 프라이드의 본처 테일리스 외에도,

스틱스 프라이드의 세 아내와 두 예비 아내를 거느린 세력가가 되었습니다.

 

한편, 남편들이 새 아내를 맞는 걸 보며 테일리스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사자들도 시기와 질투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남편이 다른 프라이드를 정복했을 때도 그런 감정을 느낄지는 모르겠네요.

다만 본능적인 약간의 서운함과 함께 큰 안도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형제자매를 모두 잃은 외로운 암사자였고,

자식들의 아버지들이 그처럼 잘 나간다는 건 어쨌든 다행스런 일이니까요.

 

게다가 비록 새 아내들을 대거 맞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스플릿록 형제는 여전히 좋은 남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수시로 테일리스를 찾아 그녀와 딸들의 안전과 건강을 체크했고,

한 치의 소홀함도 없었습니다.

덕분에 테일리스는 몹시 안정된 상황에서 여유롭게 딸들을 키울 수 있었죠.

아마 이때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신이 편안했을 겁니다.

이름조차 정해지지 않았던 조그마한 신생 프라이드에서 태어난 그녀의 삶은 늘 고난의 연속이었으니까요.

스카와 타이슨은 정말 좋은 남편들이었습니다.

 

 

(2) 늙은 사자들의 퇴장과 새 왕들의 즉위

 

스플릿록 형제의 스틱스 프라이드 정복은 사비샌드 동부 패권의 향방을 가늠짓는 중대 사건이었습니다.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은 꽤 오랫동안 그 프라이드에 탐욕스런 시선을 보내왔죠.

하지만 믈로와티 컬리션 때문에 그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들이 사라진 후로도 군침만 흘려왔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프라이드가 스플릿록 형제의 수중에 떨어졌다는 것은,

사비샌드 동부의 무게중심이 확연히 넘어갔음을 의미했죠.

 

실제로 스틱스 프라이드 정복 후 스플릿록 형제는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과 스파르타 프라이드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이제 열세 살에 접어든 고령의 웨스트스트리트 사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죠.

젊은 마쿨루의 활약으로 참패만을 근근이 면하는 지경이었습니다.

 



- 막내아들과 함께한 웨스트스트리트 사자. 저 막내는 누구일까? 킨키? 티? -

 

하지만 스플릿록 컬리션의 맹공은 어찌어찌 피한다 해도,

그들이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세월의 흐름이었죠.

그들은 너무도 늙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늙은 사자들은 강력한 스플릿록 형제를 상대로 꽤 오래 버텨왔지만,

마침내 2004년 하반기의 어느 날 마지막 사자가 쓰러졌습니다.

그리하여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은 영원히 역사 속으로 퇴장했고,

그들이 남긴 빈 왕좌는 자연스럽게 스플릿록 컬리션의 것이 되었죠.

 



- 마지막 웨스트스트리트 사자의 마지막 모습 -

 

한편,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과 스파르타 프라이드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동안,

스플릿록 형제와 아내들에게는 화창한 봄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우선 2003년 8-10월, 스플릿록 형제에게 또 한 번 축하받을 일이 생겼습니다.

스틱스 프라이드에서 자식 셋을 또 본 것이죠.

그런데 그들은 어지간히도 아들복은 없었나 봅니다.

스틱스 암사자들이 낳은 세 자식도 모두 딸이었죠.

테일리스의 딸들까지 합쳐 딸만 다섯이라니;;; 딸부자 사자들이랄까요.

하지만 그들은 딸바보들이기도 했습니다.

찰랄라와 스틱스, 두 프라이드의 아내들과 딸들을 돌보느라 여념이 없었죠.

그들은 여전히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버지들이었습니다.

 

스틱스 암사자들의 출산은 망해가던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에게도 큰 행운이었습니다.

스플릿록 형제가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역할에 바빠 늙은 적들에 대한 공세를 늦춘 것이죠.

어쩌면 굳이 스파르타 프라이드까지 빼앗아야 할 필요를 못 느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수사자 둘에게 두 개 프라이드와 네 마리 아내, 두 마리 예비 아내, 다섯 딸은 이미 풍족한 가족이었으니까요.

굳이 식구를 더 늘리겠다고 힘겨운 전투와 위험한 모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겠죠.

 

아무튼 2003년 말부터 스플릿록 형제의 공세는 완화되었습니다.

웨스트스트리트 노장들이 무사히 천수를 마칠 수 있었던 건 그 때문이었죠.

그리고 2004년 후반에 마지막 웨스트스트리트 사자마저 떠난 후,

스파르타 프라이드에는 성체 수사자가 마쿨루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의 다섯 동생들은 아직 아성체였습니다.

그들 중 먼저 태어난 프리티보이, 라스타, 드레드락도 아직 네 살이 못되었고,

두 막내 킨키테일과 미스터티는 이제야 간신히 세 살이 되었죠.

 

게다가 스파르타 프라이드에는 다섯 동생들 말고도 식구가 더 있었습니다.

양어머니 서넛과 의붓누이 다섯이었죠.

늙은 아비들의 잇단 죽음으로 엉겁결에 가장이 된 마쿨루.

그는 갑자기 대식구를 책임져야 할 막중한 부담을 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여섯 살이 된 마쿨루는 분명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그 혼자 떠안기에는 짐이 너무 무거웠죠.

 

언제나 어린 동생들의 좋은 놀이상대가 되어주었던 자상한 마쿨루.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는 홀로 떨어져 조용히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뭔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가 바뀐 2005년 상반기의 어느 날,

그는 문득 다섯 남동생들을 이끌고 스파르타 프라이드를 떠났습니다.

험난한 방랑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죠.

 

이는 여러 사정을 감안한 고육지책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스파르타 프라이드에는 더 이상 아기사자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굳이 마쿨루가 목숨 걸고 스플릿록 형제에 맞서야 할 이유도 없었죠.

오히려 마쿨루와 다섯 남동생들의 존재는 전쟁의 불씨가 될 가능성만 있었습니다.

스플릿록 형제가 굳이 스파르타 프라이드를 정복할 생각까지는 없다 해도,

결코 미래의 도전자들을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따라서, 만약 마쿨루 형제들이 없다면 전쟁은 아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고,

설령 새 왕들이 스파르타 프라이드를 정복하더라도 최소한 유혈사태는 없을 겁니다.

암사자들은 정복의 대상일 뿐 제거의 대상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외부의 영향이 없다 해도 그들 스스로 스파르타 프라이드를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혈연관계가 없는 암사자들을 아내로 맞아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드넓은 영토를 개척해 자기들만의 왕국을 세울 때가 되었다는 얘기죠.

 

그래서 마쿨루는 아직도 어린 티를 벗지 못한 동생들을 데리고 떠났습니다.

이는 스플릿록 형제가 말라말라의 왕좌를 굳건히 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롤러코스터 컬리션을 물리치고 왕좌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으며,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을 압도함으로써 그 왕좌를 차지했죠.

이제는 유일한 견제 세력 마쿨루마저 동생들을 데리고 망명길에 오름으로써,

그들의 왕좌는 지극히 공고한 것이 되었습니다.

스카와 타이슨, 사자왕 형제의 치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이죠.

 



- 방랑을 떠나는 마포호 형제. 그들 앞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

 

그리고 마쿨루와 동생들이 사라지고 몇 개월이 지난 후,

사자왕 형제는 자신들의 즉위를 축하하는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말라말라의 새 여왕 테일리스가 드디어 아들들을 낳아준 것입니다.

스플릿록 왕국의 첫 왕자들이었죠.

 

 

(3) 스플릿록의 평화(Pax Split-Rockia)

 

스카와 타이슨.

용감한 도전자들이었던 그들은 매우 유능한 통치자들이기도 했습니다.

말라말라 북부와 중부, 론돌로지 일부에 걸친 넓은 영토를 무난히 다스렸으며,

찰랄라 프라이드와 스틱스 프라이드의 아내와 자식들을 잘 보살폈죠.

 



- 스카(위) 타이슨(아래)의 위엄 있는 모습 -

 

그에 대한 보답이었을까요?

2005년 7월, 그들은 그토록 고대하던 아들을 얻게 된 겁니다.

그들의 첫 아내이자 말라말라의 새 여왕 테일리스에게서 말이죠.

 

테일리스의 옛 가족 마쿨루가 동생들과 함께 방랑을 떠날 무렵,

그녀와 스플릿록 형제의 첫 자식들인 두 딸은

이제 두 살 반의 청소년기로 접어들어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아성체였지만, 자기 앞가림은 충분히 할 수 있었죠.

때로는 사냥에 따라 나가 어미를 돕기도 했고요.

 

이와 같은 딸들의 성장은,

테일리스 입장에서는 다시 자식을 가질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었죠.

또한, 그녀에 대한 스플릿록 형제의 사랑은 조금도 식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05년 7월의 어느 화창한 겨울날,

테일리스는 무려 네 마리의 자식들을 새로 낳았습니다.

딸 둘, 그리고 아들 둘이었죠.

실로 값진 사랑의 결실이었습니다.

드디어 스플릿록 형제의 혈통을 물려받은 첫 아들들이자,

신생 스플릿록 왕국의 첫 왕자님들이 태어난 것이니까요!

 



- 사자로운 평화 가족(본문과 무관한 사진) -

 

당시 스카와 타이슨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아마 무척 감개무량했을 겁니다.

그들의 나이도 어느덧 열한 살. 이미 적지 않은 나이였습니다.

그들은 분명 뛰어난 사자들이었지만, 성취는 매우 더뎠습니다.

악몽 같은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에게 번번이 가로막혔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들의 성취는 느린 대신 견고했습니다.

넓은 영토에서 현숙한 아내들과 예쁜 딸들을 거느렸으며,

이제는 왕국을 물려줄 아들들까지 얻었으니까요.

 

감개무량하기는 테일리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아니, 그녀야말로 진짜 격세지감을 느꼈겠죠.

스카와 타이슨을 만나기 전까지,

그녀는 한동안 외톨이로 지내왔습니다.

사자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반드시 곁에 누군가가 있어야 하죠.

젊은 처녀 혼자 황야를 떠돌 때의 고독감을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제 테일리스는 여섯 자식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그 아이들을 양육해야 하는 부담감도 컸겠지만,

행복감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이 더 컸을 겁니다.

그 아이들은 그녀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생생한 증거였으니까요.

한때 그녀 혼자였던 찰랄라 프라이드는 이제 일곱 마리로 늘어났습니다.

만약 외톨이 시절에 그녀가 숨졌다면 허무하게 사라졌을 작은 프라이드가,

이제는 어느덧 견실한 중형 프라이드로 발돋움하고 있었던 것이죠.

 

게다가 아이들의 아버지 스플릿록 형제는 그 일대의 왕이었습니다.

첫 딸들을 낳을 때만 해도 그들은 아직 도전자 신분이었고,

웨스트스트리트와의 전쟁으로 얼룩진 나날을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테일리스는 혹시나 남편들이 잘못될까 매일 불안에 떨었겠죠.

하지만 두 번째 자식들을 낳을 때 그들은 왕좌의 주인이 되어 있었죠.

찰랄라 프라이드의 입지는 반석 위에 놓인 듯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테일리스는 한동안 매우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스카와 타이슨은 용맹한 왕이자 자상한 남편이었죠.

그들의 명성이 멀리까지 퍼졌는지, 위협적인 침입자도 없었습니다.

남편들을 공유하는 스틱스 프라이드와는 상호불가침의 관계였고,

어릴 적에 그토록 핍박해왔던 스파르타 프라이드는,

비록 여전히 암사자 8-9마리의 대형 프라이드였지만,

그녀들을 보호해줄 성체 수사자가 없는 탓에,

말라말라 동쪽 구석에서 조용히 숨죽여 지내고 있었죠.

 



- 스플릿록 왕국과 세 프라이드(2005년 초) -

 

따라서 테일리스는 아무런 불안과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었고,

신경 써야할 유일한 일은 부지런히 사냥해서 자식들의 배를 불리는 것뿐이었죠.

하지만 그마저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곧 세 살이 될 두 맏딸은 이미 훌륭한 사냥꾼이었기 때문이죠.

그녀들은 어미를 도와 사냥감을 쓰러트렸고,

어린 동생들에게 맛난 식사를 제공했습니다.

첫 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속담은 사자 세계에서도 통하는 말이었죠.

테일리스에게 있어 두 맏딸은 어느새 든든한 동료, 조력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테일리스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겠지요.

 



- 아성체 암사자들(본문과 무관) -

 

 

(4) 밀려오는 먹구름

 

2005년 하반기의 어느 날,

평화롭기만 하던 스플릿록 왕국에 약간의 소동이 있었습니다.

뭐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고,

철없는 어린 떠돌이 수사자들이 무턱대고 침입했다가 바로 쫓겨난 것이었죠.

 

그 날 테일리스는 맏딸들과 함께 버팔로 한 마리를 뜯어먹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몹시 평화로운 풍경이었죠.

그런데 난데없이 웬 젊은 떠돌이 수사자 셋이 다가오는가 싶더니,

당연한 자기네 몫을 먹겠다는 듯 천연덕스레 식사에 끼어들었습니다.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죠.

뻔뻔하기 짝이 없는 놈들이었습니다.

 

아마 어지간히도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무릇 다른 사자들의 식사를 뺏어 먹을 때에는,

조심스레 눈치를 봐가며 끼어들어 구걸하거나,

혹은 적반하장으로 만찬의 주인들을 위협하거나,

둘 중 한 가지 태도를 취하게 마련인데,

그들은 마치 같은 식구이기라도 한 양 능청스러웠습니다.

눈치 보거나 위협할 겨를도 없이 일단 먹고 볼 정도로 배가 고팠나 봅니다.

 

그런데 테일리스는 그 젊은 불청객들을 알아봤습니다.

눈에 익은 녀석들이었죠.

그런데 그들을 알아 본 테일리스가 어쩌고 자시고 할 겨를도 없이,

두 녀석이 더 나타나서 또 냅다 식사에 끼어드는 겁니다.

 



- 찰랄라 암사자들의 식사에 난입한 불청객들 -

 

세 마리면 몰라도 젊은 수사자가 다섯이나 처먹어대기 시작하면,

정작 테일리스와 딸들이 먹을 몫이 남아날 리 없습니다.

이에 애가 닳은 테일리스가 날카롭게 항의해봤지만,

젊은 불청객들로 하여금 수사자들 특유의 본색을 드러내게 만들 뿐이었죠.

적반하장의 본색 말입니다.

그들은 왈칵 성을 내면서 테일리스를 납작 엎드리게 했습니다.

 

당연히 테일리스는 몹시 분하고 억울했지만,

남편들도 없는 마당에 딱히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아성체라 해도 수사자 다섯을 상대로 뭘 어쩌겠습니까.

 



- 젊은 침입자들에 밀려나 오른쪽 구석에 납작 엎드린 테일리스 -

 

더 기가 찰 노릇은 그 망나니들이 그녀의 이복동생들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바로 반년 전에 마쿨루가 데리고 훌쩍 떠났던,

스파르타 프라이드 출신의 젊은 수사자들이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웨스트스트리트 컬리션의 마지막 아들들이었죠.

 

당시 마쿨루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다섯 철부지들만 있었습니다.

혼자 나이가 많았던 마쿨루는 종종 단독행동을 하곤 했는데,

그때 역시 어딘가에서 혼자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테일리스가 그 이복동생들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반년은 넘었을 테죠.

그들은 그 동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힘겹게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엉겁결에 숙적 스플릿록의 영토까지 들어오고 만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본 그들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한창 성장기이니만큼 덩치는 당연히 훌쩍 커졌고,

나름대로 고생한 탓에 성격은 한층 사납고 포악해져 있었죠.

한 번도 어울려본 적 없고, 한동안 보지 못했던 그 이복동생들은,

어느 새 테일리스가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로 자라났습니다.

 

소중한 식량을 불청객들이 먹어치우는 모습을 마냥 바라보던 테일리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또 어떤 감상에 젖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녀석들은 어느덧 한 입이라도 더 먹으려고 자기들끼리 옥신각신하기에 이르렀죠.

정말 대책 없는 녀석들이었습니다.

 

그때,

어딘가에서 수사자들의 성난 포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스카와 타이슨이었죠.

저 멀리서 사자왕 형제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영토 순찰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이 소동을 눈치 채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중이었죠.

 



- 빡쳐서 다가오는 스플릿록 형제 -

 

테일리스는 분명 그들의 등장이 몹시 반가웠을 겁니다.

하지만 젊은 불청객 다섯은 전혀 그렇지 못했겠죠.

그들은 어느새 실랑이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입을 떡 벌린 채,

말 그대로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 깜짝 놀라버린 마포호 형제(좌-미스터티, 우-라스타) -

 

한동안 서로 눈만 마주칠 뿐 어쩔 줄을 몰라 하던 그 젊은 침입자들은,

스플릿록 형제가 점점 다가오자 어느 한 순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바람처럼 사라져갔죠.

그 후로 그들은 한동안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마포호 형제들의 젊은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현장을 목격했던 사람들 중에 그 누구도,

추태만 보이다 떠난 그 젊은 사자들이 훗날 사비샌드 전역을 피로 붉게 물들이며,

그 안의 모든 생명체들을 벌벌 떨게 만들 날이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테일리스도 마찬가지였죠.

그녀 또한,

그 형제들 중에서도 가장 어린 두 막내가,

장차 그녀의 삶을 그토록 요동치게 만들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겁니다.

하지만 다 훗날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 처량하게 떠나는 티(좌)와 킨키(우). 그들은 훗날 피바람을 몰고 돌아온다 -

 

그 날도 그리 특별한 날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약간 소란스러웠다가 금세 조용해진 날이었을 뿐이죠.

두 왕들의 성난 사자후마저 가라앉은 후,

스플릿록 왕국에는 다시금 평화가 찾아왔고,

테일리스 또한 육아에 전념하는 일상으로 돌아갔죠.

그런 일상이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죠.

 

 

(5) 테일리스, 꼬리 없는 암사자

 

하지만 야생의 삶이란 그 주인을 그리 너그럽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곳곳에 함정을 마련해놓고 주인이 걸려들기만을 기다리고 있죠.

함정에 빠진 주인을 바라보며 비웃을 준비를 마친 채로 말입니다.

테일리스의 삶도 그랬습니다.

 

천덕꾸러기 마포호 형제가 남편들에게 쫓겨난 지 얼마 뒤의 일입니다.

2005년 12월, 덥고 습하던 여름날이었죠.

찰랄라 프라이드에 큰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테일리스와 두 맏딸이 기린을 한 마리 잡은 겁니다!

 

기린은 정말 사냥하기 힘든 상대입니다.

무턱대고 기린에게 덤비다가는 오히려 사자가 목숨을 잃기 십상이죠.

우리는 테일리스의 이모가 기린의 발에 채여 죽었던 사실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만큼 기린 사냥은 어렵고도 위험한 일이죠.

기린에게 죽은 수사자들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 테일리스와 딸들은 암사자 셋이서 기린을 잡은 겁니다!

(솔직히 아성체 기린이 아니었을까 싶긴 하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대단한 거죠)

 



- 기린을 잡아먹는 사자 가족(본문과 무관) -

 

그날의 성공은 단순히 끼니를 마련한 차원을 넘어,

테일리스에게는 벅찬 감격으로 다가온 쾌거였을 겁니다.

테일리스야 일곱 살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그녀의 딸들은 이제 겨우 세 살이 되었을 뿐입니다!

그 딸들은 말라말라 최고의 사냥꾼이 되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었고,

그것을 어미 앞에서 여실히 증명해보였죠.

테일리스의 마음이 얼마나 기뻤을까요?

 

하지만, 큰 불운이야말로 큰 행운 뒤에 교묘히 숨어서 오는 법이죠.

그날도 그랬습니다.

테일리스와 두 맏딸은 아기사자들까지 불러 만찬을 즐기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불행한 일이 순식간에 덮쳐온 겁니다.

 

그녀들이 기린을 잡을 때 분명 큰 소음이 났을 텐데,

그 소음은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며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들의 귀를 자극했습니다.

사실 위 가사는 편견입니다. 하이에나들은 훌륭한 사냥꾼들이죠.

하지만 썩은 고기도 잘 먹는 부지런한 청소동물이자,

남의 고기도 잘 뺏어먹는 음흉한 약탈자들인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더 지독한 약탈자는 사자들입니다. 특히 수사자들이요.

하지만 그날 약탈자의 역할을 맡은 건 하이에나들 쪽이었죠.

‘대규모’였다는 걸로 보아, 스무 마리 쯤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찰랄라 암사자들이 기린을 잡은 걸 알아차린 하이에나들은 즉시 약탈전에 돌입했습니다.

 



- 식사 도중 하이에나 떼의 습격을 받은 암사자들(본문과 무관) -

 

테일리스는 지독한 곤경에 빠졌습니다.

이때 그녀에게는 기린 사체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어린 네 자식들이 함께 있었던 것이야말로 심각한 문제였죠.

하이에나와 사자들은 먹이만 뺏고 뺏는 게 아니라,

자식들의 목숨까지 뺏고 뺏는 관계였으니까요.

만찬장으로 신나게 달려오던 아기들의 목숨은 순식간에 경각에 달렸습니다.

 

게다가 테일리스에게는 트라우마도 있었죠.

어릴 적 그녀의 언니가 하이에나들에게 죽었던 걸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특유의 으스스한 울음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하이에나들.

그들을 바라보는 테일리스는 온몸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그녀의 진가가 한껏 드러났습니다.

테일리스는 그저 사냥실력만 뛰어난 평범한 암사자가 아니었죠.

그녀는 돌발상황에 대처할 침착성과 임기응변의 지혜를 갖추고 있었고,

자식들을 위해 언제든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모성애의 소유자였습니다.

 

단 한 마리의 수사자도 없이 저 많은 하이에나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영리한 테일리스는 충분히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맞서 싸울 수 없다면, 달아나는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아장아장 걷는 게 할 줄 아는 전부인 아기가 넷이나 딸린 마당에,

아무런 피해 없는 후퇴조차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이처럼 극도로 불리한 상황 속에서 그녀가 내린 판단은 자신을 던지는 것이었죠.

그녀는 두 맏딸에게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도망치라고 한 후,

망설임 없이 하이에나 떼를 향해 몸을 날렸습니다.

 



- 하이에나를 제거하는 킨키테일. 그러나 그날 테일리스 곁에는 이런 수사자가 없었다 -

 

목숨 따위 내팽개친 그녀가 정신없이 이리저리 치고받으며 시간을 버는 동안,

두 맏딸은 무사히 동생들을 모두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자식들이 사라진 걸 확인한 테일리스도 어느덧 몸을 빼쳐 달아났죠.

그녀도 결국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위기의 날,

찰랄라 프라이드의 개체 수는 하나도 줄지 않았습니다.

테일리스의 놀라운 모성애 덕분이었죠.

 

하지만 피해가 전혀 없던 건 아닙니다.

한숨 돌린 테일리스는 비로소 하반신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도망칠 때까지만 해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전투 도중 집요한 하이에나들에게 꼬리를 물어 뜯겼고,

그 결과 꼬리의 밑동이 절반 가까이 끊겨 덜렁거리고 있었던 것이죠.

 

그래도 테일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겁니다.

자식들만 무사하다면 그깟 꼬리쯤이야.

어머니의 마음이죠.

 



- 꼬리를 크게 다친 테일리스 -

 

하지만 꼬리 부상은 두고두고 테일리스의 속을 썩였습니다.

상처가 덧나 썩어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죠.

감염이 심해지면 그녀의 목숨까지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당시 그녀를 지켜보던 관리인들은 애가 바짝바짝 타들어갔지만,

발만 동동 구를 뿐 달리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인간에 의해 비롯된 재해가 아닌 이상 절대로 개입해선 안 된다.”

라는 보호구역의 절대원칙이 버젓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테일리스 자신이 해결책을 마련했습니다.

썩어가던 꼬리를 스스로 싹둑 잘라버린 것이죠.

그녀는 꼬리를 포기함으로써 더 이상의 감염을 막았습니다.

비록 흉측한 몰골이 되었지만, 목숨을 구할 수 있었죠.

그녀는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할 줄 아는 어머니였습니다.

자식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외모가 아니라 목숨이었죠.

그녀는 그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꼬리의 상실은 사실 암사자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죠.

꼬리가 없으면 사냥할 때 균형 잡기가 굉장히 힘드니까요.

어쩌면 그녀는 영원히 훌륭한 사냥꾼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꼬리 없는 신체에 잘 적응한다면 또 가능할 수도 있겠죠.

이는 어디까지나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문제였죠.

 



- 꼬리를 잃은 테일리스. 수척해졌다 -

 

그리고 몇 주의 시간이 흘러 꼬리의 상처가 아물면서,

테일리스는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암사자인지 여실히 증명합니다.

사냥터에서 다시금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녀는 불굴의 암사자였습니다.

 

그리하여 찰랄라 프라이드는 다시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막내 자식들 네 마리가 모두 무사했고,

맏딸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었으며,

테일리스도 건강과 활력을 되찾았으니까요.

 



- 테일리스는 꼬리를 바쳐서 사랑스런 자식들을 지켜냈다 -

 

그들의 평화롭고 행복한 나날은 오래오래 지속될 것 같았습니다.

스플릿록 왕국의 용맹한 왕이자 테일리스의 믿음직스런 남편인

타이슨이 갑자기 결핵에 걸리지만 않았다면 말이죠.

 

때는 2005년 12월이었습니다.

사비샌드에 긴 장마가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어두운 먹구름이

스플릿록 왕국을 향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 우기(雨期)가 시작되는 사비샌드 -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말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행복한 일주일 되세요. ^^



 

* 지난 글 *


1부

https://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905050030614912&select=&query=&user=&site=&reply=&source=&sig=hgj9Gg-Akh9RKfX@h-j9Sg-gKmlq

 

2부

https://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905120030911915&select=&query=&user=&site=&reply=&source=&sig=hgj9Gg-gg3aRKfX@h-j9Sg-gKmlq

 

댓글
  • 젊은어부 2019/05/19 00:44

    추천 후 감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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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0:44

    젊은어부// 앗 어부님!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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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dsox50 2019/05/19 00:47

    마포고형님 선추 후감 ㄱㄱ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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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렁이 2019/05/19 00:48

    선 추천 후 감상 감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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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0:49

    Redsox50// 누렁이// 어서들 오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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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lythew 2019/05/19 01:00

    선추짐감!
    실시간으로 글 처음 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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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ulONeill 2019/05/19 01:03

    엄마 보고싶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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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1:07

    flythew// ㅎㅎ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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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1:07

    PaulONeill// 실은 저도 글 쓰면서 엄니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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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나혼자 2019/05/19 01:25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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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1:26

    언제나혼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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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전성자 2019/05/19 01:29

    저 사비샌드 노른자 같은 땅을 둘이서 몇년이나 지켜낸거보면 스카와 타이슨도 대단한 녀석들이긴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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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회중 2019/05/19 01:52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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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태이거 2019/05/19 02:05

    항상 잘읽고있어요~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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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서 2019/05/19 02:20

    캬~ 오늘도 죽이는 글빨은 어디 안 가네요.
    스플릿록 왕국을 ㅎㅑㅇ해 오는 마지막 먹구름 사진에 가슴이 덜컥...ㅜ
    글을 읽다보면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님의 사자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마쿨루는 '지나가는 행인 1'인 줄 알았더니
    꽤 비중 있는 조연이군요. .그래서 더 재밌고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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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틀+LG 2019/05/19 03:58

    아 여기서 끊다니 절단신공이 점점 늘어나십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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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om101 2019/05/19 05:24

    혹시 번거롭지 않으시다면 사자글만 모아서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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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7:11

    송전성자// 그럼요. 무려 영화 주인공들인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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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7:11

    [리플수정]후회중// 기태이거// 제가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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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7:14

    면서// ㅎㅎㅎ 열심히 썼습니다. 알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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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7:15

    애틀+LG// ㅋㅋㅋ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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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기버거 2019/05/19 07:16

    와 자식을 지키려다 꼬리를 잃다니 ㅠㅠ
    역시 모성이라는 건 위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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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7:17

    Room101// 사실 허접한 페북 페이지 하나 만들어서 자료 저장용으로 험하게 쓰고 있는데, 차라리 블로그를 만들까요..? 함 고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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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7:18

    물고기버거// 네 모성이란 정말 엄청난 것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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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스 2019/05/19 08:14

    정독후 추천
    매번 느끼지만 스토리 탤링이 장난 아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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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08:23

    사라스// ㅎㅎ 흥미로운 사자 세계 덕입니다. 정말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무궁무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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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만칸 2019/05/19 08:50

    잘봤습니다 또 일주일을 어찌 기다리나요 ㅠ ㅠ
    사실 저두 가끔 마포호나 시자나니 등 사자이야기들 다시 찾아보는데
    불펜검색기능이 붕신이라 검색이 안돼는게 있더라고요
    블로그만드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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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쿨루 2019/05/19 09:32

    마쿨루가 2013년까지 산걸로 아는데..그러면 열다섯까지 산건가요? 야생숫사자치고 엄청 장수했네요.어린 이복동생들이랑 컬리션을 결성한 덕분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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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포고 2019/05/19 09:34

    마쿨루//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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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쿨루 2019/05/19 09:43

    마포고//네 불펜신입 마쿨루 인사드립니다. ㅎㅎ 사자글 읽을때마다 꾸준히 리플다시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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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K_LJB 2019/05/19 10:23

    몰입감 여전하시군요ㅎㅎ
    다시 한 번 필력에 감탄하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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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블루 2019/05/19 11:31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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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12:00

    하만칸// 네 ㅎㅎ 진지하게 생각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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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12:02

    마쿨루// ㅎㅎㅎ 큰형님 오셨나요? ㅋㅋ 네 마쿨루는 사람으로 치면 최소 70대 중반 이상 산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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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12:03

    마포고//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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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12:04

    HK_LJB// 그린블루//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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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엠파이어. 2019/05/19 13:32

    마쿨루와 놋치 정말 신비스러운 존재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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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khov 2019/05/19 17:38

    선개추합니다 일단 롤보고 와서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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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구엘 2019/05/19 17:40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사자 이야기인데 읽다 보면삼국지나 수호지 읽는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전쟁 역사서를 보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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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pid*lions 2019/05/19 18:32

    이야기 중간에 마포호 형제들 등장할 때 왠지 모르게 울컥했고, 테일리스의 모성애에 또 한 번 마음이 찡했어요. 얼마나 힘들었을 지 상상하기도 어렵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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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19:49

    엠파이어.// 신기한 녀석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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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19:50

    Chekhov//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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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19:51

    미구엘// 사자들이 집단생활을 하니 그런면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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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19:53

    qupid*lions//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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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보광팬 2019/05/19 22:24

    잘 봤습니다 엘지야구보다 백만배 더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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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19 23:08

    크보광팬//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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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ddFather 2019/05/19 23:16

    거의 다큐작가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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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9/05/20 00:08

    ToddFather// ㅎㅎ 민망허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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