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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서 들었던 이야기(슬픔)

저는 대구에 있는 외국어고등학교를 다녔던 학생입니다
아무래도 여자들이 많고 기숙사생활을 하다보니 기숙사 괴담같은 것이 유행하곤 했어요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었던 것을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저희 선배 중에서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는데 2월에 터진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으신 선배가 계셨습니다 그 선배가 107호 방을 썼는데 그 방을 썼던 친구들이 자다가 누군가가 국영수100을 계속 중얼거리는 목소리를 들었답니다 저는 109호를 썼는데 그 얘기를 듣고 무서워서 잠을 못잤던 기억이 있어요 제가 겁이 엄청 많거든요
사실 저는 그 이야기를 진지하게 믿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난 후에 생각이 나서 대구지하철화재사고를 검색했는데 희생자들의 이야기에 서울대에 합격했으나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학생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자세히보니 제가 들은 이야기의 선배가 맞더군요 선배의 동생도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선배가 죽기전에 동생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문자를 보냈데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마음이 찡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그 선배의 동생은 훌륭한 법조인이 되어서 저희 학교에 선배 강연을 왔습니다 그리고 그 선배의 유가족의 뜻에 따라서 최우수로 학교에 입학한 사람과 졸업한 사람에게 선배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주고있습니다
대구지하철화재사고는 대구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끼친 사건입니다 제 친구의 어머니는 그때 사고당시에 중앙로역에 있었는데 그 후 다시는 지하철을 타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간혹 인터넷에서 대구지하철사고를 희화화하는 것을 보면 저는 정말 화가납니다 그런 사람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이게 공포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소심하게 글을 남겨봅니다
댓글
  • 동해의범고래 2017/02/08 23:06

    이건... 진짜 슬프네요...

    (skC4L9)

(skC4L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