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카페 투썸플레이스 사모펀드에 팔린다

CJ, 홍콩계펀드에 경영권 매각
지분 40% 보유 앵커에쿼티
추가로 45% 인수계약 체결
2015년부터 적자 허덕이던
CJ푸드빌, 2025억원 확보
뚜레쥬르 등 투자 늘릴듯.

CJ그룹이 국내 2위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의 경영권을 매각한다. 인수자는 현재 투썸플레이스 2대 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에쿼티)다.
CJ그룹은 30일 CJ푸드빌 자회사인 투썸플레이스 지분 45%를 2025억원에 앵커에쿼티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사인 앵커에쿼티는 지난해 2월 투썸플레이스 지분 40%를 사들인 2대 주주로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번 지분 추가 매각으로 CJ푸드빌이 보유한 투썸플레이스 지분은 15%로 줄어들었다. 정성필 CJ푸드빌 대표는 "CJ푸드빌은 매년 적자 폭이 확대돼 유동성이 매우 부족하다"며 "신규 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의 보완 투자마저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어 투썸플레이스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CJ그룹은 투썸플레이스 매각을 통해 CJ푸드빌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뚜레쥬르 등 나머지 사업부문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CJ푸드빌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주인이 바뀐 데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가맹계약과 CJ 계열사와의 제휴 등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분 매각 후에도 15%를 보유한 2대 주주로서 투썸플레이스가 독립해 사업을 영위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썸플레이스 가맹점주들도 이번 매각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CJ가 향후 투썸플레이스의 나머지 지분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CJ푸드빌은 지난해 2월 1일 음식점 사업부문(CJ푸드빌)과 커피전문점 사업부문(투썸플레이스)으로 물적분할했다.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이 보유한 10여 개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집계된 실적을 기준으로 매출액 2743억원, 영업이익 292억원을 기록했다. 스타벅스에 이어 국내 커피전문점 2위다.
앵커에쿼티는 지난해 물적분할 때 1300억원을 투자해 투썸플레이스 지분 32.5%를 인수했다. 당시 투자에는 캐나다연금투ja위원회(CPPIB),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참여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신주 발행을 통해 앵커에쿼티 등에서 다시 500억원을 유치했다. 이로 인해 투썸플레이스 지분은 CJ푸드빌과 앵커에쿼티 등 투자자들이 각각 60%, 40%를 차지하는 형태가 됐다. 앵커에쿼티는 이번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매각 결정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 시장에 대한 성장성을 판단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J그룹의 투썸플레이스 매각과 함께 CJ푸드빌 미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CJ푸드빌 경영실적이 '월드베스트'를 추구하는 CJ그룹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이 최근 몇 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CJ푸드빌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CJ푸드빌은 2015년 영업손실 41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과 2017년 각각 23억원, 3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434억원으로 적자 폭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매각설이 제기됐지만 그동안 CJ는 '매각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IB 업계에서는 CJ가 '알짜' 사업으로 분류되는 투썸플레이스 매각을 결정한 만큼 이를 계기로 CJ푸드빌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내는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만큼 시장에서는 CJ의 CJ푸드빌 사업 지속 의지를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