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 주 못 생겼습니다.
원래부터 못 생겼던 건 아니고 30대 초반 아토피가 제 온 몸을 쉽쓸고 가더니 만신창이가 돼 버렸죠.
은행이나 기타 공공기관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제출하면 다들 갸우뚱 하십니다. 그리고 물어보죠. (본인 맞아요?)
성격도 소심하거나 그런 건 없는데, 말 많은 거 싫어해서 수다 떤다 싶으면 자리를 피합니다.(단 식구들 수다는 들어줌)
유행에 관심도 없고, 주변을 의식하지도 않고, 뭐든지 혼자 하는 걸 즐깁니다.(ex. 요리, 일렉기타)
(여자가 없다)는 것도 43살 되기까지, 이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소개팅이나 선 본 적 없고, 여자와 사적으로 만난 적이 2명이나 될라나? 싶고, 대쉬는 해 본 적도 없습니다.
그마저도 여자쪽에서 다가와줬었던 적 밖에 없어요.
일례로 20대 초반 직장생활하다가 동년배인 여자 동료가 주말마다 놀러 가자고 칭얼대길래,
그럴 때마다 일 하는데 방해된다고 저리가라고 쏘아붙였었는데...
나중에 그 애가 한숨을 쉬더니 그러더라구요. (하~ 넌 안돼겠구나.)
그 떄 전 이해를 못했습니다. 쟤가 왜 저러는지를요.
그러다 몸이 안좋아져 집에 놓사 짓는 걸 도와 드리고, 좀 나아진다 싶으면 짧게 일을 나갔습니다.
30살 즈음이 되자 어느 정도 몸이 나아진 것 같아 다시 직장에 들어갔습니다.
점심 시간 사내식당에 들어갔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영양사분이 자꾸 챙겨주시는 겁니다.
상냥하고 이뿌장하게 생겼는데 (나한테 왜 이러는 거지?) 싶다가도, 원래 저러는 건가부다 싶고, 부담도 되서 후다닥 먹고 나오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분은 식사시간 때마다 일일히 챙겨주고, 옆 테이블에서는 여직원들이 쑥떡거리고, 뭐라 하는지 다 들리는데도 못 들은 척 하고 쌩~ 나오기를 반복....
그러던 어느날 식당 아줌마들과 같이 퇴근하게 됐는데 그때 말해주더라고요.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전
그래서 만나게 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몸이 안좋아져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분한테도 연락을 끊었죠.
이게 여자와 사적으로 만났던 마지막입니다.
그때부터 저에게 지옥이 펼쳐 졌습니다.
태풍이 제 몸을 쓸고 지나갔다고 할까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방 안에서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었을 뿐....
70 넘으신 부모님이 자신조차 가눌 수 없을 몸으로 농사를 지으시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정말 한심하고 비참했습니다.
옷 갈아 입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내의가 짓물에 범범이 되어 어머니는 매일 같이 제 속옷을 빨아야 했는데,
제가 보이는 곳에서는 내색하지 않으셨지만 매일 눈물을 훔치셨죠.
(지금 제 옷장 서랍에는 내의 상하의가 가득 차 있는데요.
어머니께 돈이 생기시면 한 두벌씩 사서 채워 놓으시는데, 왜 그러시는지 궁금해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내의 많은데 왜 자꾸 사 놓으시냐구요.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 나 죽거든 하나씩 꺼내 입어라." )
하지만 그게 문제는 아니였고 어머니의 걱정은 따로 있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시면 어머니는 가끔 집이 너무 조용해 제 방문을 갑자기 열어보곤 하셨는데, 제가 자살할까 싶은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전 그때 겉으론 멀쩡한 척 했지만 자살을 결심한 상태였습니다.
아무리 내색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머니는 뭔가를 느끼셨나 봅니다.
그 때가 2010년 추석 즈음이었는데 전 추석 다음날 자살하기로 마음 먹고 유서까지 다 써놓은 상태였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불효였지만, 어떤 면에선 이 무거운 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홀가분함에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하지만 전 자살을 실행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추석 3일전에 급작스럽게 돌아가셨거든요.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는 것도 지켜보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가시는 길조차 저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덤덤했습니다. 이게 내 인생이구나. 나에게 내 맘대로 죽는다는 것은 사치구나.
34살에 가진 건 0원... 이 현실이 저를 집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집 주변에 SPC 그룹 산하 파리바게트, 던킨, 베스킨라빈스, 파스쿠찌를 총괄하는 물류센터에서 저를 받아주었습니다.
영하 21도, 7시출근 7시 퇴근하는 2교대 직장인데, 처음에 적응하는데는 힘들었지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야근에 7시 출근인데, 전 5시에 출근해 br 케잌이나 아이스크림 작업을 하루 작업량의 반 정도를 마무리 해 놓습니다.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저리 일을 해대니 다들 기겁을 하지만, 정작 내가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지는 모릅니다.
제가 공적으로는 불합리함이나 업무에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의사 소통하지만 사적으로는 거의 말을 안하거든요.
그 후로 9년이 지나 2019년이 되었습니다.
전 흉터는 남았지만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다른 일이 하고 싶어 이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지금 제 통장에 찍힌 금액은 2억이구요.
(여기 분들에겐 쌈짓돈일 뿐이지만요.)
회사 다닐 땐 딴 생각할 겨를 없이 일만 했는데, 시간이 좀 생기고 나니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내가 보는 세상은 지금이나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다를 바 없지만, 지금 나를 바라보는 세상은 너무나 다릅니다.
이건 흔치 않은 경험이라 생각되어서 씁쓸하긴 합니다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게 직장 선배이자 동료인 저보다 한살 많은 유일한 형이자 친구 1명이라도 있다는 겁니다.
술, 여자 엄청 좋아하고 말 많은 유부남인지라 저와는 완전 반대 성향인데, 회사에서 자꾸 쿠사리를 먹길래 제가 커버해 줬더니 절친이 되어버렸습니다.
먹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 유부라 돈은 없고 제가 대부분 사주니 굽신굽신 합니다.;;
점심시간 나가면 뭐든 4만원(하다못해 맘스터치에서도 4만원) 삼겹살 8만원은 기본....
저도 술, 여자 이쪽 지저분한 말만 안하면 대부분 받아 줍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시간이 많거나 공허할 때 가끔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는데.....
(지금 당장은 그냥 헤일로 리치 리마스터 버전 출시만 기다립니다.;;;;;)
전 그냥 받아들입니다. "이게 내 인생인가 보다" "남은 생은 보너스야" 하구요.
뭐... 아무튼 이런 넘도 살고 있으니 모쏠 분들 상심치 마시고 주눅들지 마시길.
...내일 수술이라 잠도 안오고 해서 주절거렸습니다.
장문인거만봐도 모쏠인 이유를 알겠네요..
수술잘될겁니다!
무슨 수술이에여/
[리플수정]힘내세여 저도 모솔..이지만 .. 화이팅합시다
힘내시고 수술 잘 되시길..좋은 날이 분명 올겁니다.
무슨 수술하시는데...
힘내세여 형님. 일은 고되도 즐거운 취미 찾으면서 사시길
무사히 수술 마치시길 기도합니다
힘드셨을텐데 그래도 잘 버텨서 맘먹은거 실행안하셔서 다행이네요
여자 없어도 본인이.행복감을 느끼면 행복한 겁니다. 행복하냐의 여부는 본인이 정하는거죠. 잘 되실겁니다
무슨 수술인가요?
모솔 이딴 게 문제가 아니라 다시 이만큼 살아내신 것 자체가 엄청난 겁니다. 글 보면서 저 또한 뭔가 동기부여가 되네요. 수술 잘 되시길..
화이팅 하세요
수술 잘 받으세요.
회복잘하세요
성형수술인가요. 잘 되시길..
아토피라는게 사람마다 정도차이의 폭이 정말 크더군요.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 정말 좋은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연이 많으시네요.
똑같은 모쏠이더라도 그냥 평범하게 살아온 모쏠보다는 더 매력있습니다.
대통령도 전형적인 엘리트는 당선 못돼죠.
수술 잘 받으시고 몸조리 잘 하세요.
글 읽어보니 모쏠도 아니시구만요 ㅎㅎ 수술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너무고생하셨네요
어머님 걱정안하시게 건강하시길
모솔이 문제가 아니라 인생을 하드모드로 사셨네요 존경스럽습니다 형님
힘내십쇼 형님. 좋은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Empath// 다행입니다. 한명이라도 동기부여가 됐다니..
얼굴 성형입니다. 조금이라도 전 모습을 찾고 싶어서...
추천을 두개 할 수 없는게 아쉽네요
멋집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훨씬 쉬운 인생이데도 불평불만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수술 성공해서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잘 살아갈분 입니다. 응원합니다
수술 잘 되길 바랍니다.
회사 다닐 땐 딴 생각할 겨를 없이 일만 했는데, 시간이 좀 생기고 나니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내가 보는 세상은 지금이나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다를 바 없지만, 지금 나를 바라보는 세상은 너무나 다릅니다.
이건 흔치 않은 경험이라 생각되어서 씁쓸하긴 합니다만
이게 인상적이네요.
진실된 글 잘 보았습니다
멋있습니당
어휴... 엄청 힘드셨네요
좋은 결과 있기를 빕니다
( 먹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
유부라 돈은 없고 제가 대부분 사주니 굽신굽신 합니다.;; )
이 부분이 가슴에 와 닿네요.
저랑 동년배이신데,
저도 모쏠입니다.
내일 수술 잘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형님 잘될껍니다!! 힘내십쇼!!!! 화이팅!!!!
힘내세요!
화이팅!
10년후 제 미래를 보는것같군요. 건강하십쇼 형님
형님 멋지십니다!
화이팅입니다!!!
솔로인게 뭐가 문제인가요... 멋지십니다.
수술 잘 되길 바랍니다.
건강합시다.
아..그냥 술 땡기는데 참고 있거든요..갑자기 생각이 많아지네요..40여년의 무거운 인생 얘기를 모쏠 화이팅으로 종결짓다니 참~~ 수술 잘 하고 오십쇼~~
첫 댓... 병인가.. 글 좀 읽고사시지
화이팅요! 수술잘되시고 앞으론 좋은일 많이 생기길요!!!!
계속 읽게 되네요...
저랑 비슷한 나이신지라 이런 말씀 드리는게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고생하셨습니다..
수술 잘 받으시구..
앞으로는 꼭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행복하세요.
형님 힘내시고 수술하시고 여자라도 만나세요 그게 효도하는 길입니다
수술 잘 되시길 바랍니다 어떤 삶을 살건 편안하고 만족한 삶을 사시길 바래요
형님 수술 잘되시고 또 힘내세요!40대 요즘 결혼하기 딱 좋은 나이 아닙니까!!좋은 짝 만나실꺼 같습니다
저 상균총각입니다 형님.. 저를 보시고라도 용기를 꼭 얻으시길 바랄께요 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가끔 태어난 김에 산다 싶어도 아둥바둥 살다보면 소소한 행복이 있긴 하더라고요.
행복하십쇼
다 잘 될거에요. 행복해지시길.
이렇게 열심히 사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별것도 아닌걸로 힘들어하는 제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근데 저는 먼저 다가오는 경우가 한번도 없...ㅜㅜ
리선생// 별로 뭐도 아닌가 같은ㄱ...
열심히 사셨네요
아버님이 아드님대신 모든걸 짊어지시고 가셨나봐요 부모님 생각해서 더 열심히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수술도 성공적으로 되시고 자의든 타의든 그나이에 미혼 수두룩합니다
좋은분 만나실거에요
행복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도 아토피가 있는데
반신욕과 유산균이 효과가 좋더군요,,
따가워도 유산소 운동 꾸준히 하시면서
땀흘려주시는게 최고가 아닌가 싶습나다
전 땀 흘리니 거의 나았습니다
보습은 알로에로 하구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재현이2// 동감이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운명적 만남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요
이성은 커녕 부모 사랑 조차 받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님 어머님께서 주신 사랑만으로도 축복받은 인생이니 힘 내시고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잘봤습니다
그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내일 수술 잘되시길 염원할께요~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수술 잘 되시길 빕니다.
진심된 글 잘 읽었습니다. 인생 뭐 있습니까. 소소한 행복이 진짜 행복이지요. 수술 잘 되기를 빌께요.
[리플수정]일단 연수기를 사용하는게 좋아요 지하수나 수돗물보다~아토피,건선은 완치는 없으니 면역력과 보습을 신경 쓰시고^^
전 어릴때 아토피였고 진짜 노력해서 지금은 피부 좋다는 소리 듣고 있네요 하지만 이 지긋지긋한 아토피가 계절바뀔때 무릎 접히는 곳이나 팔꿈치 안쪽에 한번씩 조금 올라오네요~ 병원,피부약 스테로이드 연고 무조건 나쁜거 아니니 가려움증 바로 피부과 가시는게 좋다고 보내요 잠깐씩 쓰는건 괜찮더라구요^^ 힘내시고 수술 잘 되시길 바래요^^
와 나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추천드립니다
아버님이 지켜주시나봐요. 힘내시고. 곧 예쁜 사랑 만나게 되실거라 믿습니다!
힘내십시오. 제 자신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서 한동안 폰 내리고 있다가 리플 씁니다. 이성이 아니더라도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친구 꼭 만나시길 바래 봅니다. 애인이면 더 좋겠지만요.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형님 화이팅!!!!!!!!
힘내세요
수술도 잘 되실거고
수술끝내고 시간되시면 글 더올려주세요!
수술 잘 받으시구요~힘내세요~~
힘내세요!
화이팅이에요^^ 수술 꼭 잘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어머니께 꼭효도하시길. 아마 글쓴분본인이상으로 힘드셨을 겁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화이팅이에요!!
생긴것 보다는 진중한 마음씨라 여자분이 다가갔나봅니다.
세상 견디면 좋은일도 많다는걸 아시며서...
더 좋은 날이 웃을수 있는 날이 옵니다.
오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