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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차손목시계 쓴 글쓴이에요(긴 글)

안녕하세요 요며칠 바빠서 오유 못보고있다가 결게 업데이트 글들을 보고있는데 추천이 헐??? 베스트...? 베오베....??


글 올릴 때 당시 댓글이 많이 달리지않았지만 걱정해주신 분들이 궁금해하실까봐 답글로 마무리된 상황을 짧게 적고 말았는데 이렇게 관심 많이 가져주실줄 몰랐어요ㅠㅠ 댓글 달린거 읽어보고 감사해서 글 씁니다


신혼이고 저도 감정표현이 다소 서툴러서 결혼생활 팁을 얻으려 결게 많이 읽고는 하는데요 신랑은 저보다 더더더 서툴러서 좋은글 찾아서 보내주고 그러는데 혹시 제 글도 보게될까 떨리네요 아휴


일단.. 글을 올리게 된건 결혼한 지 얼마안되서 이런 상황은 생전 태어나서 처음 겪어봤어요 사랑과 전쟁의 서막인건가 왜 나에게 이런일이...혼란스러웠죠


부모님들께 조언을 구할 수도 없고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힘들고.... 답답하고 불안해서 절박한 심정에 쓰게 됬어요



그 당시 설날에 그걸 발견하고 시집에 있고싶지 않아서 내려오는 길에 얘길 했어요.


처음부터 몰아세우지 않았어요 시계 주인을 찾는 동안에 남편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들리지않았어요.. 되도 않는 변명을 듣고 넘어가란 건가 싶어서 더 화가 났거든요


그때 언성높이지 말고 말할껄.. 그랬다면 대화로 풀 수 있었을텐데 지금에야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뒤부터 서로 말 한마디도 안하고 집에 와서도 하루를 더 보냈어요 

이틀동안 딱 두마디가 다였어요 처갓집가자(담날 스케쥴이였음)... 화가 아직 안풀린거야?



평소에 싸웠을때 느낀 건데

신랑은 적극적으로 화를 풀어주는 타입이 아니에요  그래서 조금만 바껴줬음 좋겠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왜 사과다운 사과는 안하는거야? 라고 말한게 다였었어요. 아마 이런 태도가 갑갑하고 불만이 쌓이다가 시계 하나에 뻥 터진것 같아요.



여전한 태도에 더 화가 났었죠.. 갈등을 해결 하지도 않으려는 사람과 평생 살 수 있을까? 자신 없고 두려웠어요 



여러 생각 끝에 글을 쓰게 됬고 달아주신 댓글들을 보고가서 대화를 시도했어요



남편이 두가지 가정을 하고있었던 걸 듣고나서 


누가 봐도 오해할상황임을 다시 상기시킨 후 과거 속상했던 일까지 겹쳐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바람..술 문제..빅 구라..그런건 아닙니다) 


이번일은 정황상 뭔가를 밝혀내기가 힘드니 한번 더 이런일이 생기면 그땐 정말 끝이다


그리고 그쪽이 잘못해서 싸우게 되면 나 혼자 스스로 풀때까지 기다리지말라 

감정을 회복 할 수 있게 노력해달라 라고 말했습니다(아직도 어떻게 이야길 해야되는지 모르겠어요ㅠㅠ)



남편이 제가 힘들어해서 자기도 맘이 아프다고 미안하다고 정말로 어쩔줄 몰라서 가만있었다라고 하더라고요. 누구껀지 밝혀야 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데요


그런 일(?)도 없었지만 앞으로 이렇게 오해 할 일 없을꺼라고 노력하겠다고해서


그 일은 지나갔지만 나중에 불쑥불쑥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도 있다 그럴때마다 화를 쏟아내도 그때마다 감당할 수 있겠냐고 물으니 그럴 수 있다고 해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몰아세웠던거 사과했구요.. 서로 노력하자 하고 훈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지금은 천천히 바뀌기를 바라고있어요. 싸웠을 때 이렇게 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남편 차는 서로 썸타기 전, 알던 사이였을 때 바꿨고 그 사이에 두 번 정도 소개팅을 했던걸로 알고있어요 ㅎㅎ 


맞다 시계는 비싼종이아니에요! 수능 시계로 유명한 카시오꺼에요 비싼건가..?


그리고 그때 왜 저렇게 몰아세웠냐면 지난 일이 겹친 것 중 하나가 출장가서 하루 외박 했었거든요 잠들기 전까지 남편이 영통 해줬지만 저혼자 불안해서 그랬던거 같아요 


(전에 만나던 사람이 회식 때 이상한 노래방 같은 데 다니고 여사친 문제로 속이 많이 썩었거든요 뉘우침도 없었던 그ㅅㄲ  베스트 쓰레기 ㅅㄲ)  


이제 다치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방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치만 남편을 몰아 세웠던 가장 큰 원인은 말도 안되는 변명이었죠


댓글들 중에 왜 태운사람을 기억못하냐 하는게 있던데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ㅡㅡ 이해할 수 없어요ㅡㅡ


근데 남편은 시부모님 생신도 잘 기억 못해요.. 고구마라떼가 맛있다 그러면 나중에있다가 녹차라떼 맛있었지? 그러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영화를 볼 때 중간 넘어가는데 등장인물 이름이 뭐지? 쟤가 왜 울고있는거야? 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요


고백할 때도 뭐라더라 요즘 자주 만났네 우리.. 만나볼까? 라고 했어요


기억력이 형편없다..라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그리고 잘 헷갈려하고 상황이해파악이 좀 늦는 편이에요.. 공감능력도 낮은 거 같구요


말주변도 없어요 제가 같이 살면서 느낀 남편은 이런사람이에요



써놓고 보니 답답하네ㅡㅡ 그럼에도 제가 결혼을 선택한 이유는 착해서였어요 


왜 그런사람 있잖아요 보고있으면 느껴지는 그런 사람 


저때메 힘든게 있을텐데 불평 한 번 없고, 퇴근하고 와서 꼭 안아주고 잘 보냈냐 물어봐주고, 


대화가 잘 안되는(?) 싸움 후에는 바꾸려고 노력해주고, 뭔가 부탁하면 말없이 들어주는.. 사소한 배려를 잘 하는 편이에요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적을 만한 건 없지만  좋은 점도 많이 가지고 있는 남자에요 



다시 시계논쟁 때)

남편 : 그 시계가 시누껀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보자!


전 말렸지만 남편은 실행했고 시집이 이 일을 알게됬죠 (굿잡)  본인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계산하는 사람도 아닌 거 같구요 



저도 사람인지라 잘못 봤을 수도 있겠지만, 이때까지 겪어본 바, 뒷통수 칠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엔 제 안목을 믿어 보기로 했어요


지금 유추해보건데 그때 친구와이프분을 픽업해서 갈 일이 있었는데 1박2일이여서 이틀동안 트렁크에 짐을 실었다 뺐다 했었거든요 


시계 선물로 줬었다며 전화확인했던 그 친구 와이프입니다.
 

그분께 아닐까 추측하는데 추측까지만 할 거에요. 그 시계 주인이 누구껀지 더이상 알려고 하지 않을 거에요


그 시계도 버리지 않으려고요 서랍 구석에 넣어놓고 나중에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를지 웃음이 날지 지켜 보려고요



이번일로 우리 부부에게 지켜야 할 규칙이 하나 더 생겼고 서로 더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일 없도록 현명하게 살아갈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댓글
  • FlyAgain 2017/02/07 18:32

    음... 어쩐지 남편은 그냥.. 정말.. 답답하고 ... 착한 사람일 뿐일지도.. 모르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정말 아무 일 없고 정말로 뭔지 모르는거같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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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사람 2017/02/08 00:32

    참... 저러다 큰 싸움 나는데... 아니라고하면 아니라고 믿어 주면 안됩니까? 작성자분께서 남편분이 설명해주고 풀어주기 바라는 것만큼, 남편분은 본인 말을 믿어주길 바랄겁니다.  부부가 서로 맞춰가야지요. 애초에 남편분을 지칭하실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시지 않습니까?
    작성자분 계속 의심가지시다 큰 싸움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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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사람 2017/02/08 00:35

    남편분 진짜 저같은 뭐 전형적인 남편상같아서 글쓰는데요, 정말 시계보고서 누구건지 찾아내려 했단말 보고 공감해서 글써봅니다. 그냥 저도 그상황이었으면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고 증명할걸 적극적으로 찾았을거 같거든요.
    여성분들 남편들한테 몰라도 너무 모른다 고만하지 마시고, 남편분도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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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니봉봉 2017/02/08 00:46

    전후상황 안본 1인인데 이해해주려 노력하는 작성자님도 보기 죠으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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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변태wer 2017/02/08 00:57

    그글 시간 지난뒤에 베스트온지 모르고 댓글달았었어요.
    확실히 처음부터 모른다고하면 믿어줄수있겠지만, 이 일처럼 거짓말하다가 모른다고하면 믿기 힘들죠ㅠㅠ
    시계출처도 정확하진 않지만 짐작은되고, 남편분과도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는걸로 훈훈하게 마무리되서 다행이에요. 두분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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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뉴월같아라 2017/02/08 01:34

    아 뭔가 이해가 됐어요 답답하지만 착한 사람 ... 왜 기억 못하지인데 근데 부모님 생신도 기억 못 ㅋㅋ 에서 뭔가 납득 ..
    잘 해결 되어가는 중인거 같아서 일단 다행이네여 !행쇼하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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