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푸르링입니다.
2년 동안 함께 했던 M9를 보내며...
동생네 집에서 물뜨고 집으로 오는 길에
창문밖에 보이는 수많은 불이 들어온 아파트들을 보자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렇게 많은 불빛들 중에 내 집 하나 없다니
참 서글프구나'
그러면서 생각난게
'아 이러한 생각이 들때 저 사진을 딱 찍었어야 했는데'
였습니다.
그리곤 바로
'그래 저런 사진 찍어봐야 남들 쳐다도 안보는 사진일텐데 뭐'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금 또 생각을 해보니
지금은 당장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 세월이 흘러
30년 40년 또는 50년에서 60년 그리고 100년이 흐른 뒤에
누군가 오늘 만약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면
그 사람에겐 어떤 기분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빠르게 이런저런 생각들이 흘러지나갔습니다.
몇일전 분수도 모르고 라이카 m10-p 신품을 질렀습니다.
솔직히 m9 쓰면서 1dx mark2와 후지 x-t2 와 소니 a7r3를 함께 사용해서
비교해본 결과 a7r3 미만 잡이었습니다. (1dx mark2는 연사때문에 봐줌)
라이카가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결정적으로 들게 만든게
a7r3의 위대한 화소수에 따른 크롭능력과
개인적으로 카메라의 혁명이라고 생각되는 손떨방...
그리고 각종 편리함들 특히 틸트와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렌즈 호환성등
비교조차 할수 없을만큼의 우위의 지녔다고 생각을 들게 한 a7r3 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제였나... 일면에 유명한 채식주의자 유투버가 비밀리에 생선을 섭취했다는 기사에
누군가의 댓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과학은 발달했지만 인간은 아직도 구석기 시대와 다를바 없다면서 육식을 해야 한다는 글이었습니다.
이걸 라이카와 소니와 비교선상에 놓기엔 좀 말이 안되긴 하는데
그만큼 라이카는 태생부터 지금까지 그다지 달라진게 없다는 걸 비유하기 위해서
위의 글이 생각이 났나 봅니다.
다시금 첫글로 돌아가면 집에 돌아오면서 본 도시의 야경들이
언젠가는 세월이 흐르면 사진이 되지 않을까? 라는 것이...
'이미 라이카가 세월이다.'
라는 것을 나에게 알려 주는 것 같았습니다.
자세한건 위키백과를 찾으면 나오겠지만, 떠오르는 감정에 의해 글을 적는 걸 좋아하기에
단순히 생각 나는 건
2차세계대전을 비롯한 각종 종군기자들의 사진들
시대를 풍미한 엄청난 유명인의 파파라치 사진들
무명의 (비비안 마이어 옹 같은) 일상 생활 사진들 등
라이카는 이미 다른 메이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세월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었습니다.
이 세월 덕분에 그렇게나 라이카를 가지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마이클 잭슨이 라이카를 사용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라이카를 사용했다.
엔디워홀이 라이카를 사용했다.
그리고 여타 유명한 사진가들이 (대표적으로 카파옹) 라이카를 사용했다.
이러한 것들이 제게 사진의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
마치 라이카라는 카메라를 들면 나도 그들과 함께 공유 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생겼다 라는 행복한 착각에 빠진다고 할까요.
즉 내가 쓰는 라이카 장비는 세계 유명인들도 쓰고 있다구!
이쯤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순수 라이카 렌즈는 2차대전 시리얼로 보이는 즈미크론 침동형 50cm F2만 있는데
이 렌즈는 현재 가지고 있는 칠공장 50미리 또는 보이그랜더 40mm보다도
차트상으론 안 좋을 듯 하나
항상 바디캡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이 렌즈를 누군가가 최초로 2차대전 쯤에 사용을 하였고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전해져 전해져 내려와서 결국 내 손에 들리게 되었다.
이 스토리가 제게는 큰 의미를 주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렌즈알 또는 조리개 같은 걸 수리해서 갈았을 수도 있으나..)
실제 제가 지금까지 사용한 M9는 그전 주인께서 아마도 음악대학교 쪽 관련에 있는
학생이었을 껄로 추정이 되는데
이것 또한 라이카가 주는 새로운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자식을 놓게 된다면
그때까지도 제 손에 첫 구매한 라이카 m10-p가 들려 있다면
자식에게도 물려줄수 있는 그러한 사치스러운 낭만을 꿈꿀수도 있기에
그래서 라이카를 구매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캐논,니콘,시그마,올림푸스,후지,소니,라이카,파나소닉 이렇게 카메라를 써왔지만
결과는 항상 같았습니다.
좋은 장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사진들은 다 좋았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다시 본 사진들 또한
제게는 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라이카가 다른 어떠한 기종들보다 강하게 끌리는 이유는
바로 그 세월 때문 인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카메라푸어가 되어 우울하지만
그동안 추억을 주었던 장비들을 다 정리를 하고
m10p만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불로초를 찾으러 다닌 진시황제나,
서부시대에 금광을 찾으러 다녔던 무법자들이나,
한시대를 풍미했던 유명한 사람들은
지금쯤 천국 어느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진이 좋아서
카메라가 좋아서
이렇게 사는 제 인생도 이렇게 살다가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
음... 그런데 생각하니 좀 우울해집니다....
푸
르
링.
ps. m10p 진짜 아쉬운건... 왜 초음파 센서먼지떨이가 없는지 ㅠㅠ
그리고 노트9인데 무선 접속이 안됩니다.... 혹시 해결방법 아신는 선배님 알려주시면 감사드립니다.
구글링해서 찾아보고 시키는대로 다 했는데 안됩니다. 노트9만 안되는건지
아이폰은 잘된다고 하던데...
https://cohabe.com/sisa/986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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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ㅎ 잘 읽었습니다!!
좋은 사진 많이 올려주십시오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찍어보겠습니다.
정독했습니다 ㅎㅎ 라이카를 사용하는건 라이카의 역사와 함께하게 되는 것, 이런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근,현대 사진사의 한켠을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고, 사진사에 남은 전설적인 그들이 썼던 장비와 셔터를 누른 순간을 보며 '아 이런상황에서 그들이 보는 시선과 생각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것, 일종의 교감같은? 그런게 있는거 같습니다.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 일수도 있겠네요 :-)
INSTINCT.J 님 정독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특히 INSTINCT.J님의 댓글중에 '아 이런상황에서 그들이 보는 시선과 생각은 어땠을까' 이부분에 정말 공감이 됩니다.
취향은 항상 존중받아야합니다.
넵 명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