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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제사상을 엎었습니다.

때는 약 10년전. 군대 막 전역했을 당시이지요.
 
그럴땐 세상이 막 내것같고 세상 무서운게 없는 그런 상태자나요? 암튼...
 
저희 아버지가 7남매인데 아버지가 6째입니다. 막내 작은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저희 아버지가 막내와 다름없죠
 
제가 군대에 가 있는 사이에 첫째 큰아버지가 저희 아버지한테 사기를 쳤죠. 나머지 형재들은 다 알고있었으나 쉬쉬....
 
그냥 모른척...다 한통속....
 
저희 아버지는 핏줄에 대한 배신감과 사기당한 돈 등등 엄청난 충격에서 나오지 못하고 완전 폐인이 되셨죠.
 
고소? 같은걸 하려 했으나 그때 당시 변호사랑 상담해보고 했으나 전혀 아버지께서 찾아올 방법이 없는 그런 상태였어요.
 
그래서 벼루고 있던 찰나.... 시골에서 제사를 지내니 내려오라고 하더군요. 저보고. 뻔뻔하게.
 
그래서 저는 졸라 밝은척 하면서 전역하고 인사도 못드렸으니 이 기회에 내려가서 인사도 드리고 찾아뵙겠다 하고 시골에 내려갔습니다.
 
할아버지 제사 날 저희 아버지를 제외한 모든 친척들이 모이셨더군요.
 
전 도저히 맨정신에 들어갈수 없을거같아서 팩소주 두개 마시고 들어갔죠.
 
안면몰수하고 제사 지내면서 제가 술 따르게 될때 큰아버지 한테 말했습니다.
 
저 : 큰아버지. 할아버지한테 한말씀 드려도 되죠?
 
큰 : 어 해라
 
저 : 할아버지. 자식교육 참 뭐같이 하고 가셨네요.
 
큰 : ?!?!
 
저 : 이 X발! 우리 아버지는 지금 개 폐인이 되서 저렇게 살고있는데 뭐가 떳떳하고 즐거워서 여기서 쳐 웃고 있어!!!
 
이러면서 제사상을 엎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개같이 쳐맞으면서도 입은 쉬지 않았죠.
 
그리고 저 때린 사람들 다 경찰에 신고하고 합의금 받아왔습니다.
 
그 합의금으로 아버지 사기 당한거 일부 갚았어요.
 
물론 제 행동이 아주 잘못된거 압니다. 그런데 전 하고싶은 말은 해야했어요.
 
그 뒤로 친가쪽은 저에게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딴 친척은 없는게 나은거 같아요. 형제가 많으면 뭐하나요. 막내 동생한테 사기나 치고 있는게 무슨 형제라고.....
 
 
ps. 제가 이 난리 친 덕분에 명절때만 되면 저희 가족끼리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엄마가 막내라고 일주일 전부터 가서 식모마냥 일만 겁나게 하고 오시고 몸살나고 아빠는 막내라서 찍소리도 못하고 그랬거든요.
댓글
  • 렛서 2017/02/01 14:23

    사실 친족 이야기는 사기가 어떤식으로 진행 되었는지 가족관계도 잘모르고 제3자가 이래저래 말할 입장이 되지않지만서도
    만약그쪽이 친가쪽때문에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면 화가나고 억장이 깨지는게 정상이고 오히려 거기가서 깽판치고 깽값도
    얻어온게 속시원하고 잘한거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것을 안다"니요 제가보기엔 잘 한짓밖에없다고 생각되는데요? 유일하게 걸리는건
    엎은게 제사상 이었다는 부분인데 사실 무교에 사후고뭐고 안믿는 제 입장에서 보기엔 제사란 가족돈독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보거든요
    제사안지내도 충분히 조상에대한 감사의 마음은 있을수있고요 먹을 음식만 장만해서 가족끼리 돈독하게 지내도 되고요
    오히려 큰돈내서 허례허식 챙기는 문화가 더이상하다고 봅니다.아너무 이야기가 샛내요 아무튼 글쓴이는 잘못한거 없다고 보이내요 잘못한게
    있다면 같은 인간에게 잘못을 저질러놓고 아무런 죄의식도 없는 친가쪽이죠 제사상엎은게 마음에 걸려도 설마다 친가말고 자기가족들이랑 모여서 조상기리면  될이야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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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상보고있나 2017/02/01 14:37

    부모님에게 참 든든한 아드님이시네요. 잘 하셨고 덕분에 더러운 친척 정리 깔끔하게 된 것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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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는노랑 2017/02/01 14:52

    와 ㅅㅂ 속이다 시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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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컨틀어줘 2017/02/01 14:55

    진짜 오랜만에 사이다와 같은 글이네요!! 너무 멋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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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력은매력 2017/02/01 14:59

    시워언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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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부남 2017/02/01 14:59

    이건 냉장고에서 새 사이다를 바로 딴 그러한 사이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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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ㅁㅣㄹ 2017/02/01 15:00


    마지막까지 시원한 사이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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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가토데몬 2017/02/01 15:01

    진심 여지껏 사이다게에서 본 글중
    킹갓엠페러 빅 탄산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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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어지자~ 2017/02/01 15:03

    토닥토닥 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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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gonic 2017/02/01 15:05

    할아버지가 나중에 칭찬해주실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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