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은 아시아에서 왕따가 되었는가?

이 글은 일본이 아시아에서 왕따가 되어간 과정에 대해서 최대한 일본 정치권 내부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설마 일본 정치외교계엔 빡대가리만 있어서 외교적 고립을 자처했을까'라는 의구심에서 정보를 정리하게 되었다.

일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지만 얄팍한 실력으로 최대한 찾았으며, 배우자는 마음으로 했기에 부족하거나 틀린 부분은 지적해주면 감사^^

 

우선 배경으로는 크게 탈냉전과 일본 선거제도의 변화가 있다.

  

1. 탈냉전 

이전에는 미국의 눈치와 냉전 때문에 그나마 외교 갈등을 키우진 않았지만 1990년대 탈냉전이 되면서 일본의 정치담론은 크게 4가지로 분화한다.

- 평화국가론은 평화헌법이 일본의 미래다!라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일본 보수 세력의 마음엔 들지 않았다.

- 미들파워 국제주의는 헌법개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적당히 국제사회에 공헌하자는 소극적 주장으로 가토 고이치가 대표적이다.

- 보통국가론은 재군사화하고 싶으니 국제공헌 조금 더 하자는 보수세력의 일반적인 주장이다.

- 신자주국가론은 일본 팽창주의 긍정, 중국 견제, 미국 불신, 일본의 핵무기 보유 등 다수는 아니지만 막장의 끝, 이시하라 신타로가 대표적이다.

 

 

(이시하라 신타로 이거 완전 미친 놈 아냐?! 근데 어디서 본 것 같아...)

 

2. 선거제도 변화 

또한 1993년 선거제도의 개혁이 이루어진다.

중선거구제가 소선거구제로 바뀌면서 전후 55년체제의 자민당의 일당우위제가 무너지고

정치자금법으로 파벌이 정치자금을 공급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자민당의 타격은 컸지만 파벌이 더욱 약해지며, 상대적으로 정당이 강해지는 과정에 들어간다.

특히 그 중에서도 주류 파벌이던 헤이세이연구회의 타격이 컸다.

 

3. 이후 정치권의 전개 과정

1990년대 자민당의 파벌은 크게 헤이세이연구회, 고치회, 세이와정책연구회로 나뉘었다.

헤이세이연구회를 견제하기 위해서 고치회의 가토 고이치, 세이와정책연구회의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YKK 정치연대로 연합하였음에도 앞선 선거제도 변화나 각자의 사정으로 세 파벌 전부 분열하는 등 개판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자민당을 선거에서 캐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그가 속한 세이와정책연구회 파벌이 강력해졌는데, 이들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주장하기 때문.

(가토 고이치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이후 2000년대는 고이즈미가 야스쿠니를 참배하기 시작하면서 외교노선의 대립이 벌어진다.

자민당 내부는 신사참배에 반대하는 친아시아 외교노선과 찬성하는 강경 보수 외교노선이 갈등한다.

친아시아 외교노선은 과거 YKK 정치연대에서 무려 신 YKK로 변하지만, 고이즈미가 선거를 캐리하자 자민당 비주류가 되버린다.

참고로 강경 보수 외교노선의 대표적 인물로는 아베가 있었다.

친아시아 노선은 고이즈미의 신사참배나 강경 보수 세력의 외교정책을 지속적으로 견제했다.

그렇다고 친아시아 외교노선 모두가 일본 과거사를 인정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단지 큰 이익이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영토분쟁은 현실성이 없으니 자제하고, 역사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루지 말자는 것이다.

(아베의 승리... 그리고 보수화의 심화)

 

2009년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일본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이후 2012년 자민당이 다시 승리하는 과정 속에서 내부의 친아시아 노선은 완전히 몰락한다.

이들은 정치적 후계자들은 있었지만 정작 그들은 외교노선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베 정권은 외교정책에서 예전 만큼의 견제를 받지 않게된 것이다.

이처럼 아베의 집권이 이뤄지자 집권 세력은 정부, 정당, 지지기반에서 점차적으로 보수화를 시도하였다.

일본 국민의 관심사는 일단 경제/복지 문제였기 때문에 처음엔 경제적으로 아베노믹스를 추구하되, 외교적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를 건드리는 건 자제했다.

그러나 아베의 집권이 길어지면서 강경 보수 외교노선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결국 과거사, 영토분쟁, 재무장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로 정치적으로도 견제받지 못하자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