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충성과 조선식 충성의 차이

일본은 전형적인 무신정권 구조라, 위에서 내려온 명령은 무조건 실행해야 함. 위에서 내려온 명령이 아무리 뿅뿅같고 이상해도 말이지. 그리고 실패하게 되면 그것은 명령을 내린 놈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자기가 잘못한 것이 됨. 물론 이게 지나치면 모실 수 없는 윗대가리라면서 바로 반역이 일어나지만.

반대로 조선같은 경우는 시작이 문신에 의해 기획된 구조라 초반부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유교 경전을 바탕으로 한 논리싸움 구조를 띰. 이게 참 대단한게 사실 막상 그렇게 구조를 만들었어도 결국 이 기획을 짠 정도전 당사자는 토사구팽 당해서 이씨 왕조에게 뒈짓 당했었단 말이지. 그리고 세종 까지는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한 막무가내식 개혁과 드라이브로 왕권을 잡았고.

헌데 이 미친듯한 천재의 설계는 세월이 흐르면서 빛을 발휘해 왕실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신권이 강해지고, 왕이 멋대로 무력을 행사할 수 없게 막으며 자신들과 같은 싸움의 장에서 싸울 수 밖에 없게 만들어버림. 그게 바로 앞서말한대로 유교경전을 바탕으로 한 논리 싸움이었지.

짤에서 나온 님 도르신? 님 도르신? 을 할 수 있는 근거도 여기에 있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행동이나, 우행을 왕이 저지르면 왕은 그걸 무엄하다! 소리치고 칼질 하기 이전에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반박과 해명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면 아무리 왕이라 해도 마음대로 죽여버릴 수 없음. 때문에 어떻게든 목숨줄이 살아 있고, 다른 신하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거.

이런 점에서 가만히 따지고 보면 조선의 사회구조는 굉장히 혁신적이라 할 수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