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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의 어그로 팩트로 털어줄께(이완배 기자)

동영상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jX0OpJGNNx4


오늘 다른 걸 하려고 미리 준비를 끝냈는데, 이상하게 이 문제가 새해 벽두부터 커지더라구요. 저는 처음봤을 때, 무슨 헛소리냐 싶었는데, 생각보다 시끄러워져서 방송 2시간 전에 오늘 주제를 교체했습니다. 


하나씩 짚어보죠. 저는 신재민 사무관이 뭐하는 사람인지 메신저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학원 강사를 준비하신다는데 그걸 공격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메신저 말고 메시지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한 가지 폭로했다는 내용 중에 KT&G 나 서울신문 사장을 교체하는 일에 현 정권 기재부가 관여를 했다는 내용은 역시 제 관심사가 아닙니다. 이건 폭로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 기재부와 신재민 씨의 논쟁을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현 정부 특히 청와대가 2017년 말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대목입니다. 이 분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채라는 게 뭔지 살펴봐야 됩니다.
정부가 국가를 운영할 때는 당연히 돈이 필요하죠. 그리고 돈을 마련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방법이 세금을 걷거나 아니면 빚을 내는 겁니다. 정부는 사실 빚을 내기가 사실 굉장히 쉬운 기관입니다.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은행에서 돈 빌리러 가면 돈 떼먹을까봐 은행이 별의별 것을 다 하잖아요. 보증도 서라고 하고 담보도 잡으라고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빚을 내라고 하면 금융기관이 보기에 이건 거의 갚는다고 봅니다. 정부가 부도날 확률이 굉장히 낮거든요.
그러면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 빚을 내냐면, ‘국채’라는 종이쪼가리를 발행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 종이쪼가리에 ‘천억원’ 요렇게 적으면 요건 천억원짜리 국채가 됩니다. 그리고 이 종이쪼가리 국채를 사고 파는 국채시장이라는 곳에 내놓으면 금융기관이건 어디건 돈 많은 애들이 이걸 돈을 주고 삽니다. 왜 사느냐? 나라에서 이자를 주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돈 필요하면 나라에 가서 국채를 들이밀면 됩니다. 그러면 나라가 1000억을 갚아주는 거죠.
지금 신재민 씨 이야기는 이런 겁니다. 2017년 말에 세금이 생각보다 많이 걷혔다는 거예요. 그래서 정부국고가 넉넉해 졌으니 그 돈으로 지금까지 국가가 졌던 빚, 즉 국채를 갚으려고 했는데 청와대가 압력을 넣어서 ‘갚지마’ 이랬다는 게 폭로의 요지입니다. 그리고 빚을 갚지 않는 걸 떠나서 ‘국채를 더 발행해!’ 즉 ‘빚을 더 많이 져!’라고 강요 혹은 외압을 가했다는 거죠.
그러면 국가가 왜 빚을 못 갚게 했느냐. 신재민 씨에 따르면요. 이게 2017년 말이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2017년은 박근혜 정권 마지막 해이고 문재인 정부에게는 첫 번째 해가 되는 거죠.
그런데 자기가 들은 바로는 청와대가 2017년 정부의 빚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렇게 판단을 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2017년 빚이 많아야 2018년부터는 온전한 문재인 정부의 해인데 활동하기가 유리해진다는 겁니다. ‘2017년은 어차피 박근혜 문재인 두 정부가 공유를 했던 해이니까 이때 지표가 최대한 안 좋아야 2018년 온전한 문재인 정부의 연도의 지표가 상대적으로 더 좋아보일 것 아니냐’라는 판단을 청와대가 했다는 거죠.
그래서 ‘2017년 말에 세금이 더 걷혀서 빚을 충분히 갚을 수 있었는데 일부러 안 갚았고 빚을 더 늘렸다. 그것도 청와대가 부당한 외압을 넣어서 그렇게 됐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분이 굉장히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게, ‘2017년 경제지표가 안 좋은 게 문재인 정부한테 유리하다 라고 청와대가 판단했다’는 거잖아요. 청와대가 빠가사리인 겁니까, 이 분이 좀 모자라는 건가요?
2017년은 박근혜의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게 이 사람의 주장인데...여보세요! 박근혜는 2016년 12월에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돼서 업무가 정지됐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에 취임을 했구요. 그러면 어떤 미친 청와대가 5월에 취임했는데, 그해 지표를 일부러 박살을 내놓고 내년부터 좋아졌다 이렇게 주장할 빠가사리가 어딨습니까. 게다가 전직 대통령은 2016년에 업무가 정지돼서 2017년에 아무것도 못했는데요.
상식적으로 2017년 빚이, 나라빚이 무지하게 늘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그걸 박근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습니까. 문재인 정부 때문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많겠습니까.
2017년 나라의 빚이 무지하게 늘어나서 경제지표가 안 좋으면 사람들은 아무도 그걸 박근혜 때문이라고 생각을 안합니다. 문재인 정부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겠죠.
그리고요, 어떤 대통령이 자기 임기 첫 번째 해를 5월에 집권했는데, 첫 번째 해를 잘하고 싶어하지 첫 번째 해를 망치고 싶어하겠습니까. 그런데 신재민 씨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첫 번째해를 일부러 못하게 보이려고 지표를 조작했다’는 거잖아요. 청와대는 그렇게 미친 곳이 아닙니다. 신재민씨.
저는 만약에 신재민씨가 ‘청와대가 2017년 임기 첫 해의 지표를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국채지표를 조작했다’ 이러면 그 말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일단 동기가 설명이 됩니다. 어떤 정부건 첫 해 잘하고 싶으니까 숫자를 좀 만지고 조작하고 이런 유혹이 생길 수 있죠.
그런데 신재민 씨 이야기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첫 해 지표를 박살내기 위해서 국채지표를 조작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이 사람 이야기대로 라면 청와대가 기재부에 외압을 가하는 거예요. 뭐라고 가하느냐. ‘지표를 망쳐. 우리가 첫해 졸.라 못 했다는 것처럼 보이게 해’ 이랬다는 게 말이 되냐구요. 이 대목에서 벌써 확 깨는 거죠.
둘째로 신재민 씨가 착각하고 있는 건, 우리나라는 민주국가지 독재국가가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가 만약에 2017년 국가빚이 많게 보이려고 조작을 했다고 쳐보죠. 그런 다음에 신재민 씨 이야기대로 ‘2017년은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 해이니까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이렇게 주장을 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빠가사리입니까. 야당은 뭐하는데구요. 문재인 정부가 이런 얼척없는 주장을 절대 할 수 없는 게, 지금 신재민씨가 폭로했다는 카톡내용이 2017년 11월이던데, 이때 만약에 문재인 정부가 국채발행을 조작하고 박근혜 탓을 했다면 국회에서 엄청난 논쟁이 벌어졌을 겁니다. 아무리 자유한국당이 빠가사리여도 거기 기재부출신 국회의원들도 많구요, 경제문제로 문재인정부한테 시비걸려고 독이 오른 보좌관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보수언론도 경제문제로 시비를 걸려고 바짝 날을 세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그걸 조작을 해요? 말도 안되는 소리인거죠.
셋째로, 이 분은 기획재정부 혹은 청와대 혹은 정부의 역할을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 분이 기재부 국고국 소속 사무관이었다는데요, 이 분이 고려대 어디 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면, 진짜 웃기더라구요.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실질적으로 채무의 총규모는 감소하지 않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국 적자국채 발행이 한 번 결정되면 그 이자는 국가가 존속하는 한 거의 영구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적자성 국채는 애초에 발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았다. 1조원을 추가 발행한다면 이자율을 2%라고만 가정해도 연간 발생하는 비용이 200억원이다. 2017년 업무를 처음 담당했을 때부터 적자성 국채발행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명확한가. 5조원 발행을 줄이면 연간 1000억원이었다. 조금만 노력하면 평생 국가세금을 받고 살아도 떳떳할 수 있을 업무였다. 채무를 줄이고 싶었다’
이렇게 씁니다. 엄청 비장해요. 지금. 내가 국가채무를 5조원 줄이면 연간 1000억원의 국고를 아낄 수 있다. 막 이러는 거죠. 이 분은 경제학을 어디서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배우셨나요.
이 사람은 지금 ‘국가가 적자를 내는 게 나쁜거다’라고 엄청 비장해 합니다. 그런데요 국가의 적자는 나쁜 게 아닙니다. 물론 과도한 적자는 나쁜 것이겠지만 적절한 적자는 전혀 나쁜 게 아닙니다.
신재민 씨 논리대로 라면 국가는 흑자를 내야 하는 겁니까? 5조 흑자내서 은행에 맡기면 연2%씩 1000억원을 벌 수 있네요? 국가가 무슨 이윤기관입니까. 국가는요 흑자를 지향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그리고 경기가 부진할 때 국가가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는 건 케인즈 이래 경제학교과서 세 번째 페이즈쯤에 나오는 아주 기본적인 재정학의 기본입니다. 이 적자재정이라는 게 그때 필요하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 초반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진보적 정부가 집권을 하면 대부분 정부적자를 늘리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적극적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을 하는 겁니다. 원래요.
그런데 신재민 씨는 청와대가 적자를 늘리라고 외압을 넣었다는 거잖아요. 이거 또 웃기는 게 기재부가 해명을 합니다. 청와대가 외압을 넣은 적이 없다구요. 저는 이 해명도 좀 웃기더라구요. 청와대가 적자를 늘리라고 적자채권을 발행하라고 기재부에 지시를 했다는 안되는 겁니까 이게요? 이게 왜 외압인가요? 청와대가 경기상황을 보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기 위해서 재원마련을 위해 국채발행해라 라고 판단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 판단하라고 대통령을 뽑은 거예요.
그런데 신재민 씨 논리에 따르면 청와대는 기재부에 지시를 하면 안됩니다. 지시를 하면 그게 외압이라고 지금 주장을 합니다. 그러면 대통령은 뭐하는 사람인데요? 기재부가 하자는대로 가만히 있을거면 우리는 왜 대통령을 뽑습니까? 신재민씨 당신이 대통령 하시죠.
이게 진짜 코미디인 게요. 신재민 씨 업무부서가 국고국 이라는 겁니다. 국고국 이라는 데는 원래 그런 일을 하는 부서입니다. 정부가 적자를 너무 많이 내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게 국고국의 임무입니다. 신재민 씨 임무는 그게 맞아요. 그런데 신재민 씨는 그게 기재부 전체의 임무인 줄 크게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재부 안에서도요 경제정책국이나 정책조정국 같은 데서는 경제지표를 좋게 만드는 게 목적인 부서이기 때문에 이 국들은 적극적인 국채발행을 대부분 선호합니다. 그래서 국을 나눠놓은 거예요. 경제정책국은 ‘적극적으로 국채발행하자’고 주장을 하는 곳이고, 국고국은 ‘아니다 그러면 빚이 많아진다’하고 말리라고 만들어 놓은 부서입니다. 그러면 경제부총리가 양쪽 주장을 다 듣고 지금 빚을 늘리는 게 좋겠냐 줄이는 게 좋겠냐 판단을 하는 겁니다.
신재민 씨 당신 의견이 기재부를 대표하는 의견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분은 자기 임무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어요. 그래서 혼자 엄청 비장합니다. 빚을 줄이는 게 나라를 살리는 길인데 왜 청와대가 외압을 가하느냐. 혼자서 비장하더라구요.
국가 뿐 아니구요. 기업도 빚을 내는데 이따위로 어설프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업은 ROI 라는 지표를 봅니다. 투자자본수익률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기업이 10000원을 투자했을 때 얼마의 이익을 내느냐 이런 지표들입니다. 예를들면, 10000원을 투자했는데 회사가 1년에 1000원을 벌어요. 그러면 투자수익률 ROI가 10%쯤 되는 거죠. 이런 회사는 은행에서 빚을 내야 될까요 안내야 될까요. 논리적으로 무조건 빚을 내야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은행이자는 2%밖에 안되는데, 그 돈 빌려서 사업을 하면 10% 수익이 나요. 그래서 이런 지표가 나오면 기업을 빚을 늘리게 돼 있습니다. 적자가 아니라 흑자를 목숨처럼 생각하는 기업도 빚을 낼 때 이런 식으로 판단을 해요. 빚을 내는 게 유리하면 과감하게 내는 겁니다.
그런데 하물며 흑자가 절대 목표일 수 없는 국가가 빚을 내면 왜 안되느냐구요. 국고국에서 일하는 신재민씨 혼자서 ‘국가는 빚을 절대 내면 안돼!’ 이 난리를 치고 있는 거죠.
더 웃긴게 있습니다. 2017년 청와대가 외압을 가해서 국가의 빚을 더 내라고 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국가가 더 빚을 냈느냐? 안냈어요. 기재부 내에서는 국고국이 내지 말라고 말렸을 거고, 정책국은 더 내자고 했겠죠. 결국 결론이 어떻게 났느냐? 안내는 쪽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뭡니까 그게. 청와대가 외압을 가했다면서요. 아니 임기 첫해 청와대가 외압을 가하면 기재부가 들어야죠. 그런데 결국은 안냈다니까요. 그러면 뭐가 외압이라는 겁니까. 이쯤 되니까 신재민 씨 이야기가 코미디가 돼 버린 거죠.
더 웃긴 게 있습니다. 이 분이 처음에 쓴 장문의 글을 읽어보면, 기재부장관보다도 청와대가 훨씬 힘이 세다. 왜 기재부가 일을 하는데 청와대 눈치를 이렇게 봐야 되냐. 이럴 거면 경제부총리는 왜 있는 거냐. 뭐하는 사람이냐. 이렇게 비분강개를 한참 했더라구요.
그런데 정작 국채발행을 자기가 ‘하면 안된다’고 주장을 했을 때, 그걸 제일 박살을 낸 사람이 누구냐면 김동연 부총리였다는 겁니다. 청와대가 외압을 가했다면서요? 그런데 깨지기는 왜 김동연 부총리한테 깨지고 나왔습니까? 아 만약에 청와대가 외압을 가한 게 맞으면 김동연 부총리도 나하고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부당하게 청와대가 부총리를 무시하고 기재부를 무시하고 압력을 행사했다 이래야 말이 되잖아요.
그런데 지가 쓴 글을 보면 김동연 부총리한테 박살이 났다고 주절주절 써요. 그러면 청와대가 외압을 가한 게 아닌 겁니다. 자기가 모시는 부처수장한테 깨진 거죠. 부처수장도 설득 못 시키는 보고를 한 걸 왜 애먼 청와대를 가지고 난리냐는 겁니다.
저는 이 분이 어떤 분인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국채발행 건에 대해서 ‘의견을 냈다’한들 혹은요 ‘지시를 했다’한들 이걸 외압이라고 얘기를 하면, 이 분은 청와대를 인정을 하지 않는 겁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경제정책을 내놓는 걸 외압이라고 주장하면 대통령은 뭘 하고 앉아 있어야 되는 거냐고.
본인이 이제 더 증거를 내놓겠다니까 제가 좀 지켜보겠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청와대 역할과 외압을 구분 못 하면 기초적인 국어가 안되는 거죠. 그리고 정부가 빚을 지면 절대 안된다는 이상한 사명감을 진리인 것처럼 떠들어대면, 사실 이사람 이야기는 더 들어볼 필요가 없는 겁니다. 적어도 국채발행 건에 대해서는요.
사실 별로 귀담아 들을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제 하루동안 언론이 너무 크게 보도를 해서 정리를 한 번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짧게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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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v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