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야심한 밤 포럼에 맞지 않은 생뚱맞은 글 하나 투척해봅니다. ^ ^;;
대놓고, 그리고 노골적으로 아이들 자랑을 한 번 해볼까 하는데요.
사진으로 올리던 아들래미 딸래미가가 아닌,
제가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전북 익산 면지역 시골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리 반은 남자 아이 2명, 여자 아이 4명입니다.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매우 작은 규모의 6학년 학급이지요.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착하고 예쁜지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오늘 이렇게 글로 쓰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참 대견한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
‘천서에 내린 아름다운 사랑’
이 그림책은 학교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설화로 꾸며 쓴,
학교에 대한 애교심과 주변 마을과 지역의 애향심을 바탕으로 하는 그림책이랍니다.
이 이야기를 쓴 우리 아이들은 지난 6년간 학교에 있는 두 그루의 나무를 보면서 자랐습니다.
학교 등굣길에는 동쪽 학교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와 인사를 하고,
살구꽃이 피고 익는 봄에는 학교 서쪽 건물 살구나무를 보면서 그간 학교생활을 했답니다.
6학년이 되고 졸업이 다가오면서 우리 아이들은 이 두 그루의 나무가 학교를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생각 끝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인가 학교에 이러한 마음을 남기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느티나무와 살구나무를 모티브로 하는 학교 탄생에 관한 창작 설화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2018년도 한 해 동안 우리 아이들은 창작 설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먼저 창작 설화에 쓸 글감과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주변 마을 이장님과 어르신들을 만나 학교와 마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지역 면사무소를 방문하여 면장님과 면담을 하면서 지역사회에 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내용을 전개할 것인지를 위한 준비단계였지요.
그리고 1학기 동안에는 고전설화 100 여 편을 정리하면서 설화 장르 작품 분석도 함께 했답니다.
2학기에는 본격적인 이야기 쓰기 활동으로 진행했는데요.
개별적 글쓰기가 아닌 함께 이야기의 플롯을 구성하고,
이야기의 내용을 다 같이 작성하는 협력 글쓰기 활동을 했습니다.
4개월의 시간이 흘러 설화 이야기는 탄생했고,
방학 직전까지 그림책으로 펴내기 위한 삽화까지 직접 그렸습니다.
모두가 처음으로 하는 작업이라 더디게 진행된 점은 있었지만,
우리는 분명히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창작 설화 그림책 활동은 아이들과 저 모두가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실천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
힘들 때도 있었지만 서로가 격려하고 도움을 주었다는 것,
이루고자 하는 것이 의미 있고 가치 있을 때 그 일은 진정 빛 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교사인 저는 아이들을 지도하고 가르친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에게서 제가 배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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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에 시작해서 1년이 지난 오늘, 드디어 그 결과가 도착했습니다.
방학이라 아이들에게 바로 보여줄 수 없어 아쉽지만,
오늘 그 책을 받아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글 남겨봅니다.
이제는 선배들과 후배들이 우리가 만든 학교 탄생에 관한 설화 그림책을
같이 읽으면서 학교와 마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아이들과 함께 담아봅니다.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2월 졸업식날,
우리 졸업생들은 선배님, 후배님들 앞에서 천서 탄생 설화 발표회를 가질 할 예정입니다.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cohabe.com/sisa/87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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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쉬 볼수 없는 자랑스러운 아이들이네요.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사랑하고 잘 지도해주신 m10mode님도 칭찬받으셔야 할거 같습니다.
곧 초등학교 졸업에 이은 두번째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이런 것 하나 남겨보지 못한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대단한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분명 큰 사람이 될 듯 합니다.^^
아, 훌륭하신 선생님과 함께하게 된 복도 있었나봐요:)
너무나 멋진 선생님과, 아름다운 학생들이군요~~
졸업해서 아쉬움이 크겠지만
학생들은 참 스승인 m10mode님을 평생 기억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라는 문구가 너무 멋있는거 같아요.
아이들 미래에 큰 힘이 될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 되기를 기원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제가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주책스럽게...
아이들에게 너무 좋은 배움이 되었을거라 확신합니다. 아이들의 느낌과 경험으로부터 시작하여 직접 몸으로 뛰고 인터뷰하고 함께 협력하여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 어린나이에 쉽게 해볼 수 없는 엄청난 경험을 했네요. 너무 훌륭한 학생들이고 훌륭하신 선생님이십니다. m10mode 님의 아이들이 부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