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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먹다가 아내와 딸 앞에서 오열했네요..

오늘 저녁식사 메뉴는 떡국..
지난주말 고향집서 어머니가 주신 김장김치를
반찬으로 먹으려 김장통을 제가 열었는데
김치소 색깔이 좀 옅더군요.
워낙 요리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시라 새롭게
담그셨나?하고 썰어서 떡국과 같이 맛을 보았습니다.
와이프가 와 이번 김장김치는 사이다맛처럼 시원하네
이러더군요. 어..우리 엄마 김치는 그런 맛이 아닌데..
한번 맛보고 두번 맛보고..
김치 재료를 뒤적이다가 아내와 딸 앞에서
오열하고 말았네요.
이건 우리 엄마 김치가 아닙니다.
빛깔도, 맛도, 냄새도, 재료도...
40년 동안 넣으시던 검은깨도 보이지 않습니다.
검은깨 넣는 집이 흔치 않지만 어머니는
여지껏 한번도 빼놓지 않고 검은깨를 넣으셨습니다.
혹은 김장하고 이맘때쯤이면 생김치 맛도, 쉰김치 맛도
아닌 것이 전 엄마 김장김치를 쉴때까지 잘 먹질 않았습니다.
평소 일을 너무 많이 하셔서 양 손목이 좋질
않아 이번에 고향내려갔더니 당근도 썰지 못하시고
마늘도 빻질 못하셔서 저희께 부탁하시더군요.
아...
김장때 한사코 내려오지 말라고 하신
수화기 너머의 엄마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이건 우리 엄마 김치가 아닙니다.
올해 어머니는 힘드셔서 처음으로 김장을 못하셨나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생전 해주신 마지막 반찬을
먹지도, 썩히지도 못한다는 자식의 심경을
오늘 조금이나마 느끼니 그간의 불효만이 떠오르네요.
맛있다고하면 서운하실까..
맛없다고하면 마음아프실까..
김치 이야기는 꺼내지 말아야겠어요.
당장 병원 예약하고 전화드려야겠습니다..

댓글
  • souls에이브이ers 2018/12/29 18:51

    가슴한견이..찡합니다 저도 전화한통
    해봐야 겠습니다

  • 미제의괘 2018/12/29 18:54

    요양병원으로 모시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요양병원이 마냥 안 좋은 것만은 아니고
    주변에 친구분들도 계시고 운동도 하시고 놀이도 하시고...
    그나저나 김치를 드시면서 느꼈을 그 마음이 너무 아프시겠습니다.

  • souls에이브이ers 2018/12/29 18:51

    가슴한견이..찡합니다 저도 전화한통
    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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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테리우스 2018/12/29 18:53

    너무 가까워 진심으로 대하지 못했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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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까숑 2018/12/29 18:53

    맘이 아프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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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제의괘 2018/12/29 18:54

    요양병원으로 모시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요양병원이 마냥 안 좋은 것만은 아니고
    주변에 친구분들도 계시고 운동도 하시고 놀이도 하시고...
    그나저나 김치를 드시면서 느꼈을 그 마음이 너무 아프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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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ande86 2018/12/29 18:55

    에휴;;;;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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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하루행복 2018/12/29 19:00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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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차산고양이 2018/12/29 19:02

    눈물 납니다 ㅠㅠ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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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가는돌 2018/12/29 1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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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주혁신목사 2018/12/29 20:10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고...생전에 잘하시면 됩니다 님은 잘하시고 계시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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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검 2018/12/29 20:53

    마음이 무너지듯 아파오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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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크뷰 2018/12/29 22:25

    오지마라 오지마라 해도 가면 할일이 태산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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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이난다 2018/12/29 22:34

    아이고 가슴이 찡하네요
    눈물 떨어지기전에 추천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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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깅노깅 2018/12/29 22:45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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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도윤아빠 2018/12/29 22:59

    추천하고 눈시울 닦고,,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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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우확인 2018/12/29 23:04

    보고싶습니다..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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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모의기술 2018/12/29 23:05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김치는 어머님이 담그신 김치가
    맞습니다..
    자식에게 힘든모습
    아픈모습 보이기 싫어서..
    혼자 힘으로 담궈주신 김치요..
    우리네 어머니는
    그런 어머니 입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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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텔파파 2018/12/29 23:06

    애잔한 마음이 절실히 느껴지네요. 효자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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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락치 2018/12/29 23:12

    다른 김치를 보낼때 어머니 마음 찢어 지셨겠네요 아후...
    어머니에게 전화 한통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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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골목수 2018/12/29 23:13

    ?
    울지말고 그냥 모시고 김치 집사람에게 좀 배우라고 하면 다들 욕하겠죠?
    난 뭐가뭔지 모르것소.
    .. 이얘기 보면, 이분이 최소 비슷한 연배거나 하지 않겠나 싶소만..
    부모 등골만 빼먹고, 젊은 사람들 사는 시절 눈높이에 맞춰서 대충 요양소나 보내고
    뭐 이런건 개차반들이나 하는거 같습디다만,,
    (물론 아주 많이 힘듭니다. 말로 다 하지 못할 만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나도 자식 셋 키우지만,
    어려서부터 존대하게 하니, 존대하고..
    어려서부터 집안 대소사 참여하게 하니, 당연한줄 알고..
    근데, 공부랍시고,, 혹은 학교랍시고,, 봐준게 잘한건지
    나는 모르겠소이다.
    그래서 다들 서울대 보내고, 하버드 보내고 하는건지.
    또 그래서, 다들,, 자식들 상머슴 삼성, 현대, 보내서 행복한건지..
    나는 모르겠소이다.
    아마 욕먹것쥬.
    하지만, 우리 한번 돌아 봤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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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리상 2018/12/29 23:35

    엄마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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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래디 2018/12/29 23:37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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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epBeat 2018/12/29 23:47

    나도 정신차리고 효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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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켈빈킴 2018/12/29 00:01

    저는 해마다 김장할때 도와드립니다. 밭에서 혼자서 배추뽑아서 차에실어서 마당에 옭기고 자르고 창고서 간수뺀 소금 두포대 가져와서 저리고 밤에 디비고 담날 다라이에서 꺼집어 내 소금물빼고 다합니다. 어머니가 추운날 밖에서 하기힘드시거든요 배추200포기 해마다해서 이집저집 다 나눠드리고 김치냉장고에 묵은지 모으고 새김치 담고. 힘든일할때마다 집적 찾아가서 해드리는건 어떠신지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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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바라기1 2018/12/29 00:01

    내 부모만 소중한게 아니라 와이프 장인 장모님도 소중합니다 두루 살피는 내외가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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