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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단독] 여가부 나홀로 정책…“여성 임원 많은 기업, 연금 집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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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에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의 기금을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은 데다 복지부가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여성가족부는 20일 오후 내년도 업무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중점 추진 과제로 민간 기업의 ‘여성 고위관리직 목표제’ 도입을 내세웠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여성 임원 비율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공적기금 투자 기준에 ‘여성 대표성’ 항목을 넣어 여성친화기업에 국민연금의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건정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이 집사처럼 기금을 투자한 기업을 잘 감시하고 관리하는 지침이다. 지난 7월 도입됐다. 기금 투자 때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는 사회책임투자(ESG)의 일환이다. 여가부는 ESG 평가 지표에 여성 임원 비율을 넣어 이게 높은 기업에 가점을 주겠다는 얘기다. 
이건정 국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이 여성 고위직·관리직 비율이 높은 기업에 투자했더니 그렇지 않은 데보다 수익률이 높다고 한다.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이)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창조적인 사고를 잘 반영하기 때문”이라며 “일본 사례 등을 토대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국민연금은 공적 가치에 투자한다는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여성친화적인 기업이 수익률이 높다는 근거가 마련된다면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해외의 예를 내세운다. 캐나다 연금위원회(CPPIB)는 투자 기업의 이사회 중 여성이 한 명도 없으면 무조건 반대 투표를 한다. 여성 이사를 선임하거나 적어도 이사 후보군에 여성을 포함하도록 권고한다. 이에 대해 김수이 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여성을 포함해 다양성·포용성을 갖춘 기업이 장기적으로 높은 투자 수익률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GPIF는 지난해 7월 여성 인력을 많이 활용하는 기업을 모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일본 여성 활약 지수(MSCI Japan Empowering Women Index)’를 따르는 펀드에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3%다.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 3분의 2에 달한다. 게다가 여성 임원 비율과 연금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여가부 조치가 오히려 자산 운용의 폭을 좁히는 규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현재 635조원 기금 국내 주식 절반 정도는 외부 자산운용사에 맡겨 운용한다. 이들이 신축적으로 역량을 발휘해 수익을 올리게 유도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다 빼라고 하면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국민연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았다. 최경일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ESG 평가 지표에는 기업의 장기 가치 제고에 좋은 영향을 주는 요소가 들어가야 하고, 이미 여성 고용 비율 지표는 포함돼 있다”며 “하지만 여성 임원 비율이 거기에 해당되는지 실증적인 근거가 없어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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