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주절주절 쓰는 이야기.
나는 사람에 대한 상처가 큰 편이다.
몇 년동안 따돌림을 당하고, 겨우 사귄 친구는 정말 말도 안되는 이유로 나에게 등을 돌리거나 뒷통수를 쳤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알아보지 못해서 나를 욕하고 등돌린 경우도 있었다.
사람에게 맞은 뒷통수가 실제 물리적인 힘을 가졌다면, 내 뒷통수는 아마 움푹 들어가고 함몰되었을거다.
원래 나는 친구를 사귀고 사람을 대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반이 바뀌어도 단짝친구를 사귀는데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반 친구들 대다수와도 두루두루 잘 사귀었다. 거의 매일 친구네 집에 가서 책을 읽으며 놀 정도로, 친구가 제법 있었다.
그런데 몇 년 인간관계에 큰 상처를 받으니 내가 완전히 변했다. 과거의 나는 사람들과 어떻게 지냈지? 어떻게 친분을 맺고 친밀하게 지내지? 편하게 대하는 방법은? 사람들을 대하는게 너무나도 어렵고 불편했다. 목소리도 작아지고, 남들 몇 십마디 할 때 나는 한 마디도 못하는 일이 대다수였다.
누군가가 나와 친해지려 다가와도 나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랐다. 노력을 하며 조금 친밀한 관계가 만들어지면 나는 거리를 뒀다. 다시 배신당하고, 뒷통수맞긴 싫었으니까.
그렇게 상처를 품고, 남들 눈에는 사회성과 친화성이 전혀 없는 이상하고 찌질한 사람으로 살고 있을 때, 현재 남자친구가 다가왔다.
내 과거를 알게 된 사람들은 은근히 서열을 나누었다. 내가 슈퍼을. 나는 갑인 그들에게 짜증을 내서도, 기분을 거스르는 언행을 해서도 안되었다. '너 다시 왕따당하고 싶어?' 라는 말을 아무렇지않게 내게 해도, 나는 미안하다, 잘못했다, 용서해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정말 신기하게도 내 과거를 알고도 나를 낮춰보지 않았다. 과거를 밝힌 지 1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남자친구의 말과 행동, 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처음 내 과거를 말했을 때, 남자친구는 말해줘서 고맙다고, 그 때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내게 말했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말이었다.
트라우마 탓인지, 나는 누군가에게 서운하거나 화나는 게 있어도 속으로만 삭힌다. 말했다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면 어쩌지. 무서워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속이 넓고 착한 척을 한다. 정말 사소한 것에도 서운하고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서운한 게 있어도, 상처받은 게 있어도, 화가 나도 속으로 꾸욱 눌러담았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귀신같이 알아내서 나에게 물어본다. 나에게 뭐 서운하거나 화난 거 있어?
차마 입을 열고 얘기 할 용기가 없어서 입을 꾸욱 다물고 있어도, 크게 재촉을 안한다. 기껏해봐야 '어떤 부분에서 서운했는지 말을 해줘야 내가 사과를 하고 거치지 않을까?', '나랑 계속 얘기도 안하고 이렇게 있을 거야?' 같은 말들만 간간히 할 뿐이었다.
내가 겨우겨우 이야기를 하다가, 감정이 펑 터져서 울며 얘기를 하면, 나를 달래주며 꼭 '얘기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준다. 울고나니 내가 너무 사소한 부분으로 이랬나 싶어서 사과하면, 내 잘못은 하나도 없다며 달래준다.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단 한 번도 나를 보며 짜증을 낸 적이 없다.
항상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예쁘다, 귀엽다는 말도 자주 해주는 남자친구가 기적같다. 내 과거를 보듬어주고, 나에게 좋은 말들을 해주고, 내가 아프지 않도록 매일 기도를 해주는 남자친구가 정말로 기적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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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과 함께 1죽창 드립니다^^
여기 죽창1 스택 추가여
지금 내 기분,
정말로 기춘같다.
그래도 작성자님은 좋은 사랑하세요, 쳇 ㅋ
우왕....
좋은 인연을 만나셨네요. 앞으로도 행복하시길ㅎㅎ
그런데 여기서 장사좀 해도 될까요?
부럽습니다 사랑받고 계시네요! 행복하세요^^
너무 이쁘다 글쓴이도 남친도
당신은 행운아~
의존하되 당신도 그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세요. 미안하단 말 한번을 고맙다는 말 세번으로 바꾸어 말하시구요. 복이 많아 님께 온 최고의 기적이니 소홀히 대해서 놓치지도 마시구요.^^ 예쁜사랑 하시길 바라요!
조금 부럽기도 하고 ^^
당신의 앞날에 꽃길만 펼쳐지기를 빌어요.
소중한 짝과 함께.
헛..... 주절주절 쓴 이야기가 베스트에.....!! 죽창을 날랴주신 분들도, 응원을 해주신 분들도, 좋은 얘기를 해주신 분들도 모두 감사합니당....♥ 한 분 한 분 다 답댓글 달고싶은데 지금 감기땜시 정싱이 몽롱해서 다음날에 몸 괜찮아지고 달게씀다!
너굴맨 올리려고왔다가 베오베로 보내버렸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