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벌어진 논쟁에 참여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만(웹에서 모르는 사람과 논쟁하는 자체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니까요) 댓글 달려던 글이 '관리 대상'에 들어가는 바람에 글 하나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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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하나 댓글 남겼지만, '초상권' 관련한 문제는 비단 라이카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화두입니다. 아래 벌어진 토론 글에 쓴 댓글 일부를 여기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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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포럼의 아랫글에서 벌어진 논쟁은 비단 국내뿐만은 아닌 듯합니다. 사진작가의 기록이자 작업, 예술성 측면의 관점이 존재하겠지요. 하지만 요즘처럼 쉽게 찍을 수 있고, 올리거나 뿌릴 수 있는 시대에 맞춰서 - 거리 사진의 논점 자체가 유동적으로 (변화하면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현실이지 않나 싶습니다.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 시대에 당연한 진통의 과정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로 공공장소의) 사진과 그에 관한 법률'은 나라마다 다르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판단(불쾌함 등 부정적인 측면과 반대로 수용의 정도)과 법률이 시대와 국가, 장소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다는 얘기인데요. 아주 긴 문서입니다만, 구글 번역기 등을 통해서 아래 문서를 한 번 보시는 것도 논쟁의 적확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 법률 부문과 함께(딱 한 줄 나와 있습니다만) 영국과 미국 등 '스트리트 포토그래피'가 발달한 지역의 사례와 판례 등이 함께 나와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Photography_and_the_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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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의 사진 촬영에 관한 법률'은 각국 법규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다르며, 점진적이고 느린 법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 모바일 기기로 누구나 어떤 카메라보다 쉽게 사진 찍을 수 있는 시대 - 에 맞춰서 사람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기준과 인식 또한 바뀌고 있습니다(가령, 미국 어느 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찍은 사진의 개인 초상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실제로 찍힌 사람이 불쾌하다면 사진가에게 직접 항의하는 것처럼요). 뉴욕, 파리 등지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유명한 거리 사진가들의 작품 역시 일부 민감한 사진들의 경우, 법정 소송까지 이어진 전례가 있습니다(판례들 역시 구글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외국 포럼에도 이러한 토론이 여럿 있습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작업하는 사진작가는 물론, 공공장소에서 소위 '캔디드 포토그래피' 혹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피' 장르를 구축한 사진가들을 대하는 '태도'와 '개개인의 기준' 역시 시대에 맞춰 변하고 있지요. 모두가 자신의 매체(대표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가질 수 있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 초상권이 민감해진 시대입니다. 일례로 과거 범죄자 보도 사진들에 함께 등장한 '경찰' 얼굴도 최근 국내 추세로는 모자이크와 블러 처리하고 있죠. 특히 대한민국은 '몰카' 범죄 등이 사회적으로 큰 화두이기 때문에, 범죄성이 없다고 해도 '캔디드 포토그래피'는 거의 사장된 장르가 된 것이 현실입니다.
글쓴이분이 쓴 주장은 '초상권'을 배격하는 그릇된 작가주의 관점의 '일부'와 토론할 수 있는 주제입니다. 다만, 그것이 포럼 '전체'는 아니죠. 이 포럼은 불특정다수,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자신의 기준 하나를 정하고, 그에 맞춰서 '자신은 옳고', '동의하지 않는 나머지는 꼰대이며, 옳지 않다'고 말하는 순간 비판과 비난은 뒤섞이게 되며, 설득력은 극도로 낮아집니다.
초상권은 중요합니다.
(프로 작가의 반대 관점에서) '일반인'이 찍은 사진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댓글이 많이 달린 아래 몇 개의 토론 글에서 이를 등한시한 의견들도 보였고, 일부는 비판을 받았으나, 일부는 과한 조롱과 멸시에 가까운(웹이라서 가능한) 비난을 받았어요.
하지만 여기 사진을 올리는 분들을 싸잡아서 '비난'하고 '조롱'하는 이 글 또한, 그 그릇된 생각과 대체 무엇이 다른가요. 자기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을 싸잡아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꼰대'의 정의 아닌지요.
어느 글에서 본인이 20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글쓴이분과 크게 나이 차이 나지 않는 사람일 겁니다. 전업으로 사진가의 길을 걷는 지인과 친구들도 있고, 적어도 국내에서 남들이 찍지 않을 때부터 거리 패션 사진에 투신한 경험도 있습니다. 다만, 이 토론이 글쓴이분이 (아마도) 처음 생각처럼 건설적인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일부'를 '전체'로 보지 않고 성숙하게 의견을 나누는 태도가 전제되었어야 합니다.
'초상권'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공공장소에서의 촬영 기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캔디드 포토그래피'와 '스트리트 포토그래피'를 찍는 사진가들의 작업과 장르'
스트리트 포토그래피가 거리에서 '찍힌' 사람들의 기분을 '불쾌'하게 하고, '초상권'을 침해하였다면, 그것을 보는 사람에 따라 비난할 겁니다. 실제로 이미 유명한 사진가들이나 사진 관련 외국 블로거들 또한 비슷한 논쟁과 비판을 현재진행형으로 달고 다니기도 하죠. 그리고 일부는 이를 옹호하고요. 이게 지금 현실입니다. 하지만 위에 길게 쓴 것처럼, 절대적인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실제로 법과 개인의 판단 양측에서 모두 변화하고 있습니다.
평소 관심 있게 이 장르를 지켜보셨다면, 초로의 대가부터 이제 막 카메라를 손에 쥔 젊은 사진가들이 편애하는 사진의 단면을 단순히 '길거리 도촬'이라고 싸잡아서 말할 정도의 자신감은 생기지 않았을 거로 봅니다.
https://cohabe.com/sisa/828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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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지막이라고 쓰신 글이 처음부터 쓰고싶었던 내용 같던데요. 토론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배알이 꼬여 한번 멕이고 싶었던거라고 봅니다. 그래도 나름 순기능으로 다시한번 초상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고견을 통해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동감합니다. 발단됐던 글 댓글중 제가 썼던내용도. 그냥 시덥잖은 사람들이 있는척 예술놀이 하는거 같으니 꼴베기 싫은거 아니냐고... 그게 본심이었던거지요.
여튼 다시는 올일 없다고 하시니 다행입니다
초상권이 옳고나쁨이 문제가아니라 가장 기분나빴던건 어제 문제글을 올린 사람의 태도였던것 같습니다. 딱봐도 적당한 이슈거리 하나 찾아서 시비걸어보겠다는 냄새가 글에서 풀풀 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