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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산다는건 뭘까요? 어른들께 조언좀 듣고싶어서요..

그냥 문득, 제가 잘 살아가고있는건지 모르겠어요.
 

긴글의 푸념이니 그냥 스쳐지나가셔도 괜찮아요.


엄마는 늦은나이에 아빠를만나 결혼을해 저를임신하고 출산하고

아빠의 폭력과 술에 지쳐 이혼하고

이렇게 혼자 키울수는 없겠다 싶어 언니네 집에 보냈대요.

그당시에는 잠시잠깐,엄마가 어느정도 자리잡을때까지만 

그때까지만 절 부탁한다고했다고해요.


저한테는 이모죠.


갓난애기때부터 초등학교 졸업전까지 이모가 절 키워주셨고,

그사이 초등학교시절 이모부에게 성추행과 성폭O을 당했었어요.

그래도 졸업전까지는 아무한테도 이야기못했네요.

미련스럽다,등신같다,병신이냐 하셔도 그게 최선이였어요 저에겐.


엄마는 저랑 함께살기위해 아둥바둥 살고있었고,

이모는 불임이라며 시댁에서 핍박받으면서도

절 친딸처럼 생각하며 키워주는걸 알았으니까요.

그렇게 초등학교 6학년이 될때까지 

다들 버티고 힘내며 지내다 졸업하는날 엄마랑 이모한테말했어요.


흙퍼먹고살아도좋고 겨울날 찬물로 씻고살아도괜찮으니

엄마와 함께 살고싶다고.

이모한테는 너무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그간의 일들은 엄마와 이모에게 상처가 될까싶어 제대로 말하지못했지만

그냥 지금난 너무 힘들다.라는 운을띄워 이야기했고

결론적으론 중학교때부터 엄마와 함께살았어요.


시골에 살다 올라와 경기권의 중학교에 입학하니 세상이 달라보이더라구요.

유야무야 중학교입학후 쳐다보는 눈빛이 마음에 들지않는다며,

본인의 친 동생에게 싸가지없게 군다며 

수업이 끝난시간 한학년 선배에게  화장실로끌려가 무릎을 꿇은채 맞았었어요.

나는 이도시에 줄도 빽도없으니 그냥 기라면 기어야 하는구나 싶어 맞고만있었네요.

그냥 아무렇지도않았어요.그래도 엄마와 함께한다는게 저한테는 더 큰 행복이였으니.


그렇게 입학과 같이 유야무야 졸업후 고등학교 입학 3개월만에 중퇴를했습니다.

택시운전을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엄마가 

어느날 교대시간이 채 되기도전에 집에들어와 물어보시더라구요

'딸 학교에서 무슨문제있어?'

들어보니 중학교시절 문제의 그 친구가 

저희 어머니 택시를 타고,저희어머니인걸 눈치채고는 그때 그 이야기를했더군요.

' 야 너 ㅇㅇㅇ 알지? 개 중학교때 우리 언니한테 개처럼 맞았잖아 

 지금도 언니한테 말하면 개 존나 쳐맞을껄? 아무한테도 말못하던데?'

울먹거리며 이야기하는 엄마를 다독이고 아무렇지않게 저녁을먹고

다음날 등교해 그아이를 찾아가 미친듯이 팼어요.


그렇게 자퇴를할래 퇴학을당할래?라는 학교측의 배려아닌 배려에 자퇴를하겠다고했고

엄마도 원한다면 그렇게 하라며 망설임없이 자퇴서에 도장을찍어주셨어요.


그렇게 17살에 자퇴를하고 검정고시를 봤습니다.합격했구요.


성공해서 돌아올거고,엄마 호강시켜준다는 말을하고 서울로올라왔습니다.

창문하나없는 고시원에 틀어박혀 하루에 세탕 네탕 알바를 뛰며살았어요.

그러다 18살 겨울 전화가 왔어요 병원에서.엄마가 위급하니 얼른 오라고.

저온화상을 심하게 입어 허벅지는 익었고,

의식은없고 간신히 숨만붙어있는상황에 눈물도 안났어요.

살아만달라고 기도했던것같아요.

다행히 중환자실에 2주간 의식없이 계시다 눈을뜨셨고

이제부턴 치료를 시작해야하는데 이게 더 힘들거다 라는 의사선생님의말에

처음엔 무슨말인지 몰랐네요.


뼈까지 익은 허벅지와 등의 피부를 다 제거해야한다고.

마취를 하겠지만 아플거고 피부이식을 해야하기에 시간이 꽤걸릴거라고.

재활치료까지 하면 2년정도는 걸릴거라고.


뭐든 좋으니 살려만 달라고 빌었고,시작된 치료는 지켜보는 저조차 힘들었어요.

드레싱을 받으러 들어갈때마다 차라리 죽여달라고 울부짖는 엄마를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진다고 거짓말하며 다독이고 

처치실 밖에서 끅끅대며 울었네요.

1년6개월 동안 5번의 수술을했고 3번의 피부이식을했습니다.

남은 6개월동안 재활을 했구요.


병원에 입원했던 엄마의 똥오줌을 받고 치울때 너무 무서웠어요.

엄마가 정말괜찮아질까? 다시 예전처럼 살수있을까?

평생 이렇게 살아야할까? 내인생은 어쩌지?

정말 너무,너무나 못된마음이지만 그만 두고싶기도했었고

최악이지만 아픈 엄마가 밉기도했었네요.


그렇게 엄마가 입원해 치료를받는 2년간 죽어야하나 살아야하나 고민했었어요.

쫄보라 쉽게 죽을길을 택하지도못해 어영부영 살아내면서

언젠가 해뜰날 있겠지,오락가락하는마음으로 살아냈어요.


밀려있는 병원비를내기위해 낮에는 병간호를 밤에는 알바를 쉴새없이 뛰었네요.

좋은사람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았구요.

그렇게 버텨내고 벚꽃이 피는날 퇴원했습니다.

무려 5년전의 이야기네요.

다행히 그때 연이 닿은분에게 좋은 대표님을 소개받아 

성공은 자본과 규모에 의해 실현되는게아니라

리더의 의지와 구성원의 실천에의해 실현된다는 모토를가진,

정말 가족과 같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있습니다.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저소득층의 아이들을위한 기부도 하구있어요.

생리대값이 비싸 휴지를 둘둘말아 

속옷위에 넣고다니는 아이들이 많다는 기사를접하고

하루 왼종일 펑펑 울었어요.

그냥 예전의 제 생각이 너무 많이나서요.

고시원에 살며 밤낮없이 알바하며 

산부인과 갈돈이 아깝고,생리대값이 아까워

부정출혈이 날때마다 휴지를 둘둘말아 속옷위에 넣고다녔던 제 생활이 생각나서요.

제때 치료받지못해 불임에 가깝다는 난임판정을 받고도

그래도 괜찮을수 있었던건 제가 열심히 살아왔다는 자부심때문인것같아요.


근데,열심히 산건 맞는것같은데 잘사는건진 모르겠어요.


그시절의 내가 생각나서,그때의 엄마가 생각나서

버는돈의 80프로를 집으로 보내는 제가 답답하기도하구요.

병원에 가도되는데,가야하는데,그돈이 아까워 매달 가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두달에한번 세달에 한번가려하는 제가 너무 밉기도하구요.


정말 열심히는 달려온것같은데,잘사는건지는 도무지 모르겠어요.

그냥 사니까,살아야하니까 나를 바라보는 엄마가있으니까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는 기분이예요.


좋아지겠죠? 좋아졌음해요.


그냥 푸념글이였어요.

어디 고민상담할 언니나 오빠가 있는게 아니라서

진짜 얼굴도 모르는 어른들한테 조언이라도,칭찬이라도 듣고싶어서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하루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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