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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후기] 돈벌어가 뭐하겠노 소고기나 사묵것지.txt

일본거주 8년차, 사회입문한지 4년차인 도쿄 외노자입니다.

돈벌어서 뭐하겠노, 소고기나 사묵겠지. 하는 마인드로 회사동기들과 최근 도쿄에서 가장 핫하다는 와규가게를 다녀 왔습니다.


신주쿠에서 서쪽으로 노랑 소부센 타고 약 15분 가면 있는 아사가야 라는 한적한 동네에 있는 조그만 가게에요.

[사토부리안] 이란 이름의 가게인데, 소 한마리당 600그램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샤토부리안]이라는 부위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네요.ㅎㅎ

미친듯한 인기로 인하여, 2-3달 후의 예약 밖에 잡지를 못한다는게 흠이라면 흠.


그럼 이하 사진을 따라, 간략한 부연설명 달겠습니다. 

스크롤/데이터 압박 주의 부탁드립니다.  



스타트부터 호화롭습니다. 카고시마산 와규를 아낌없이 넣은 비프스튜로 시작을 끊습니다.

장시간 푹 졸여진 스튜의 깊은 맛과, 부드러운 와규의 식감이 절묘한 앙상블을 이뤄냅니다. 



앞쪽의 분홍빛 고기가 牛タン(규탄;우설), 그리고 뒷쪽의 붉은빛 고기가 하라미(안창살)입니다.




이 가게의 모든 고기는 다년간의 숙련으로 다져진 스탭이 직접 모두 구워 줍니다. 손님이 집게를 쥐게 놓아두질 않습니다.

특히 우설의 경우, 앞뒤면을 뒤집어 가며 짧은 시간동안 불에 그슬려 탱탱한 식감을 유지하며 굽는게 포인트인데, 스탭의 능숙한 실력으로 금방 구워져서 각자의 접시로 배달됩니다.



거의 다 구워졌습니다.


배달 완료. 레몬즙 소스를 살포시 찍어 입에 머금는 순간, 육즙이 입안 가득 팡팡 터집니다.

소의 혀와 인간의 혀가 만나는 순간, 황홀하단 말 이외엔 형언할 길이 달리 없습니다.

 

안창살 또한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마블링이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스탭이 각 부위마다 찍어먹는 소스를 달리 추천해주는데, 안창살은 갈릭 소이소스에 찍어먹길 권해줍니다.

달콤 짭조름한 소스가 안창살과 썩 좋은 합을 보여줍니다.




립 로스 부위입니다. 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퍼진 마블링(일본어론 霜降り시모후리라고 하는데 서리가 내린 모습에 빗댄 표현입니다)이 식욕을 마구마구 자극합니다.



열이 가해져, 분자구조가 바뀌며 맛있어져 가는 모양새입니다.



カイノミ카이노미 라고 하는 처음 먹어보는 희소부위 였습니다.

흔히 히레(필레)라고 부르는 부위와 가까이 위치하는데, 기름기와 담백함이 적절한 밸런스를 이루는

최고급 부위중 하나라고 합니다. 정말 그 설명대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공존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신기한 부위였네요. 금일 먹은 부위 가운데 개인적으로 세손가락 안에 꼽습니다.



밑에 등장할 ブリめし부리메시에 얹혀질 버섯이 졸여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열심히 달렸으니 잠시 쉬어가라는 반환점같은 오이절임 입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입안을 상큼하게 해줍니다.

일본 음식점 랭킹 사이트인 타베로그에서 2016년 연간 탑3에 랭크인 했음을 증명하는 판자입니다.

참고로 타베로그 평점은 5.0점 만점인데, 보통 일반적으로 3.2를 넘으면 웬만큼 괜찮은 집이고,

3.5를 넘으면 그냥 볼 것 없이 가도 우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집이며, 4.0을 넘으면 미슐랭 가이드에도 

올라와 있거나, 올라가도 무방한 집이라 보면 됩니다.


참고로 이 가게는 4.47점 입니다. 

https://tabelog.com/tokyo/A1319/A131905/13127046/



오이무침으로 입가심을 하고 반환점을 돌아,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때마침 레드와인도 한 병을 다 비워 새로운 녀석을 들였습니다.



히레 부위가 구워지기 시작합니다.

위에 잠깐 등장했던 버섯이 맛있게 졸여졌습니다.


그리고 구워진 히레는 흰쌀밥에 얹혀져 버섯졸임과 달걀 노른자와 어우러집니다.

혹자는, 그 귀한 부위를 그대로 즐기지 않고, 밥 따위랑 함께 먹냐 하고 의문을 가질 법도 합니다.

저 또한 잠시 그런 생각을 품었으나, 입에 넣는 순간 일말의 의구심은 사라지고, 가게의 방침에 수긍을 하게 됩니다.


밥+버섯+달걀 노른자+특제 소스와 함께 즐기니 마치 고급진 미니규동의 감각으로 코스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멋진 한끼 식사로 변모합니다.



大根おろし 간무 소스가 귀엽게 등장합니다.



너무 맛있게 먹은 나머지, 부위 이름을 잊었습니다. 



이름 모를 [그 부위]와 와인의 조합.



드디어 메인이자 이 가게 이름의 유래이기도 한, 샤토부리안이 등판합니다.

두툼한 샤토부리안을 끼워넣은 카츠샌드.

먹어 보지 않으면 그맛 모를, 정말 잊지 못할 맛입니다. 

오늘 메뉴 중 원픽으로 꼽습니다.

주인공인 샤토부리안이 카츠샌드로 한번만 나오면 섭섭하겠지요.

그래서 또 등판합니다.




뜬금없는 うに성게의 등장.



구워진 샤토부리안은 이렇게 흰쌀밥 위에 고스란히 얹혀집니다.



그리고 위에 등장했던 우니와 함께. 이 조합이 가게의 시그니쳐 메뉴이기도 한 ブリめし부리메시입니다.



마지막으로 냉면이 나옵니다. 냉면은 평범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딸기 샤베트로 마무리.


두달 전에 예약해 놓고서 굉장히 기대해왔던 가게였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네요.

다소 가격대가 있긴 합니다만(본문에 나왔던 링크 참조),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하고도 남는다고 생각되는

썩 괜찮은 가게였습니다. 언젠가 또 한 번 가보고 싶어 질 듯 합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뻘글러 2018/11/11 01:17

    이 양반이 이 밤중에 싸우자는건지ㅠ
    구워주는거 정말 좋네요ㅠ
    저렇게 다 먹으면 얼마인가요?
    링크 가봤는데 일본어로 되어있어서 봐도 잘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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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D99 2018/11/11 01:20

    뻘글러// 스페셜 코스라 16500엔 으로 비싸긴 합니다. 그정도 가격이면 뭘 먹어도 다 맛있겠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그 값어치는 한다고 생각해요! 런치는 9000엔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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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따 2018/11/11 01:25

    아...진짜 댜박맛잇러보이넹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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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지 2018/11/11 07:23

    으 약오른다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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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면수 2018/11/11 08:05

    오 돈값하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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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mads 2018/11/11 09:15

    한국에서는 비슷한 코스를 25만원씩 받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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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의토끼 2018/11/11 09:28

    이야 이건 정말 그 돈값하는 느낌이네요. 어쩌다 한번 부리는 호사로는 최고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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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erran 2018/11/11 10:38

    샤토 브리앙은 안심부위일겁니다. 길쭉한 안심의 센터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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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헌 2018/11/11 11:07

    ㄷㄷ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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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맥콜 2018/11/11 11:36

    한화로 16만원 남짓이라는 건데, 몇 그램에 그 가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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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팡글로스 2018/11/11 11:41

    가격대비해도 좋아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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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윤RanomA탱율팁] 2018/11/11 11:57

    타국에서 잘 챙겨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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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수 2018/11/11 14:05

    소와의 프렌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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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수 2018/11/11 14:17

    생각보다 싸군요. 미야자키규 먹으면서 한 30만원까지 생각하고 갔는데 십 얼마밖에 안나옴.
    고베가면 30만원짜리 있다니 그거나 먹어야 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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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그본라허 2018/11/11 15:46

    생각보다 싸네요..
    울집네식구 작년 오사카에서 고베와규 먹고 8만엔 나왔는데 ㅋ
    저게 훠~~~얼씬 가성비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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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아파트 2018/11/11 17:14

    전 츄오소부센 코엔지에서 살았었는데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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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작크리스 2018/11/11 17:15

    항상 일본에서 저렴한 1인메뉴 같은것만 먹다가
    본문 수준의 20만원급 식당을 몇 번 갔는데
    맛도 맛이지만 서비스가 참 좋더군요
    단순히 잘해준다, 친절하다 이런느낌이 아니라
    챙겨준다는 느낌이 들어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갔던곳은 저기 나오는 고기들로 스키야키를 해주는곳이었는데
    글쓴이가 말한 '손님이 집게를 쥐게 놓아두질 않는다' 와 똑같은 느낌이었음
    좋은 경험이었던것만큼 앞으로도 이런곳을 더 자주 찾을 생각인데,
    여기는 꼭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카츠샌드 진짜 먹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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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yAgain!! 2018/11/11 17:26

    사토브리앙은 안심의 한가운데 젤 연한 부위죠. 중간에 저 모른다는건 미스지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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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D99 2018/11/11 18:08

    와우 일요일 외출하고 왔더니 추천과 조회수가.. ㅎㄷㄷ
    감사합니다. 저정도 퀄에 이가격이면 역시 리즈너블한 거 였군요! 도쿄 여행 오실 계획 있으신 분은 미리 예약하셔서 꼭 가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신세계을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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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diness 2018/11/11 18:23

    한국에 비슷한 곳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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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매실 2018/11/11 18:37

    냉면? 우리나라의 그거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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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D99 2018/11/11 18:43

    mediness// 요즘은 강남에 청담이나 신사 쪽에 드문드문 많이 생긴 걸로 알아요. 일본 거주중이라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겠구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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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D99 2018/11/11 18:45

    초록매실// 넵. “그 미식평론가”의 지론과는 달리, 일본에선 야키니쿠라 그러면 10에 8,9는 한국에서 건너온 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혀 있어요.
    그래서 전채로 반드시 나물모듬(대개 고사리, 시금치, 콩나물 3종세트)과 김치가 메뉴에 있고, 후식으론 갈비국밥이라는 이름의 육개장 내지는 소고기국밥과 냉면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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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매실 2018/11/11 18:56

    LAD99// 진짜 우리나라 스타일 이군요ㅎㅎ 고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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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블루 2018/11/11 20:09

    깔끔하게 맛나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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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뭘봐2c 2018/11/11 20:19

    medinesss//서울에 엄청나게 많아요.. 마장동 본앤브레드를 시작으로 프리미엄집많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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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시거5 2018/11/11 20:31

    안심의 최상급부위가 프랑스에선 샤또브리앙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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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derer 2018/11/11 20:36

    와 타베로그 4.47이라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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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대로 2018/11/11 20:50

    와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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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옹호옹해 2018/11/11 21:22

    이런글은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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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산독수리 2018/11/11 21:24

    최근엔 국내서도 열풍이었죠...
    비싸서 그렇지
    오히려 이 가게가 저렴한 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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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멸용수 2018/11/11 22:01

    야키니쿠는 일본에서 한국식 구이집을 말하는경우가 대부분이죠
    샤또브리앙 안심중 최상급 부위인데 나머지 부위도
    장난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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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컴 2018/11/11 22:07

    [리플수정]일본 라이프 화이팅 ㅋ
    그립지만..
    근데 돌아가긴 싫으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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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아 2018/11/11 2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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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따 2018/11/11 22:33

    샤토브리앙은 안심 헤드 뒷부분. 꼬리쪽은 미뇽이라고하고 뭐 그 안심중에서도 가장 괜찮은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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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잼 2018/11/11 22: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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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pisode 2018/11/11 23:12

    맛있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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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슨므라즈 2018/11/12 00:19

    JH야 잘사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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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에버앤서 2018/11/12 00:31

    본앤브레드 한국에서는 인당 35만원 정도 해서 감히 갈 엄두가 안나던데 이건 스시 먹는다는 생각으로 가면 되겠네요. 사진으로는 여기가 더 품질이 좋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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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이여행 2018/11/12 14:42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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