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해서는 안되는것을 시작해버렸습니다...有

데아고스티니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잡지인데요....잡지라고할까 피규어라고할까....음....
암튼 주간으로 발간되는 잡지와 부품이 집으로 도착합니다.
그 부품을 드래곤볼 모으듯 모으고 또 모아서 조립하면

이런게 됩니다...ㄷㄷㄷㄷ
1/8 스케일, 전체 길이는 50cm 가 조금 넘는다고 하구요,
크기가 있는 만큼 디테일 끝판왕입니다.
창문도 열리고, 라이트 당연히 들어오고, 브레이크페달을 누르면 브레이크등이 들어오고, 문 열때는 쇼바가 작동한다고 합니다.
타임머신의 꽃 Flux Capacitor에도 불이 들어오는데, 영화처럼 되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영화 백투더퓨처의 오랜 팬입니다. 어린 시절 영화에서 본 드로리언이 꿈에도 나올 지경이었어요.
DMC-12를 통해서 주지아로를 알게되고,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게 되었고, 관련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그가 디자인한 포니와 에스페로를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게 자랑스러웠습니다.
2007년에 DMC-12 재생산이 결정되었을때는 정말 진지하게 차량구입을 고민했었습니다.
복잡한 절차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지만, 20대 후반의 평범한 남자가 용기를 낼만한 가격대가 아니었지요. 장기를 낸다면 또 모를까..
근 20년 전에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실물크기 드로리언을 처음 봤을때는 살짝 울먹이기도 했었습니다 ㅋㅋㅋ
실차가 아니라면 피규어라도 사자...싶었으나, 제가 원하는 디테일의 제품이 없었습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팔던 피규어도 저한테는 좀 별로였어요. 워낙 복잡한 디자인이었으니 당연하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평범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잡지의 발간소식을 들었지요.
별 다를것 없는 매일을 보내다 보니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저 '아...이런것도 나오는구나..신기하네ㅎ' 정도였습니다.
그리고는 곧 잊었습니다. 200만원이 넘는 구독료를 내느니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을 더 만들겠다 했죠.
그런데.....

계속 생각이 나는겁니다 ㅋㅋ
밥 먹을때도, 샤워할때도, AV....뭐 막 그렇더라구요.
눈이 뒤집혀서 '이거다!!!!' 하며 몰입하게 되는 그런 감정이 아니라,
마음 속 한켠에 작은 핫팩 하나가 살며시 놓여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집에 놓을데도 없는데...', '이거 살 돈이면...', '나중에 처치곤란이야...' 등등..별별 핑계를 다 댔지만,
가슴 속에 뜨끈한 기운이 사그라들지는 않았습니다. 잊고있었던 '무언가'가 가슴속에 있었던거죠.
그렇게 해를 넘기면서 고민만 하다가 그냥 시작해버렸습니다ㅎㅎ 알고보니 정기구독을 안해도 되더라구요 ㅋ
130호에서 끝 나구요, 권당 2만원 정도 됩니다. 한달에 2권, 많으면 4권정도...
생각날때마다 구입해서 차근차근 조립하려구요 ㅎ
놓을 데 없으면 회사에 갖다놔버리죠 뭐 ㅋ
몇 년 걸리겠지만, 이거 만지면서 조립하는 시간동안 저는 드로리언을 꿈꾸던 초등학생으로 돌아갈 겁니다.
완성될 즈음되면 우리 딸래미가 아빠 뭐하는지 대충 이해할 나이가 되겠네요.
아빠가 이거 왜 시작했는지, 이게 왜 아빠한테 중요한지 얘기해주고, 마지막 파츠는 같이 완성시키고 싶습니다.
중간중간 조립상황 게시판에 올려드릴게요ㅋ
>>> 자매품

R2D2!!!!!!

밀레니엄 팔콘!!!!!!!
P.S 이 정도 쓰면 와이프가 용서해 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