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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 결국 소송까지 가네요

회사에는 오후에 집안일이 있다고 나왔는데 

혼자 편의점 가서 도시락이랑 평소 좋아하는 옥수수 하나 사서 먹고 왔어요. 


지금은 밀린 빨래 돌려놓고 작은 방에 어두커니 있다가 간만에 보배와서 신세한탄 좀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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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결혼생활이 15년이 다되었어요. 

워커홀릭은 아니더라도 회사에 급한일이나 프로젝트가 있으면 집보다 우선시 했죠. 

물론 아이들이 많이 자라서 이제는 부모 품안에 있을 때는 약간 지났어요.


남들이 보기에는 멀쩡하고 중산층이라고 봐도 무방할 형편이에요.

맞벌이 부부, 저는 대기업, 배우자는 교사 , 재테크는 잘 못해도 저축도 해가면서 집도 마련 했고요.


예전 첫째 아이를 낳고 3년이 다되어갈 무렵, 

아내가 언제부터인가 자꾸 늦게 퇴근하는거에요. 또 밤마다 문자를 주고 받고, 전화를 하고 

알고보니 동료교사와 반년넘게 (요즘 말로 ) 썸 타면서 지내왔더라고요. 상대는 유부남 교사였고요


SNS상에서 비밀댓글 놀이하고, 저에게 거짓말하고 2:2로 여행도 가고, 워크샵 사전답사 가면 둘이 같이 갔다 오고 ...


결국 저에게 들켜 버렸고, 이 문제로 '이혼 제출하기 전'까지 갔다가 다시 잘 살기로 돌아섰어요. 

이때는 제가 PC게임도 하고 있었고 회사 일도 늦었고 그래서 저에게 문제가 있었구나 자책을 했었죠.


그래서 어떤 사이였는지, 또 나에게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어요.

게다가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는 장인' 앞에서도 아무말도 안했죠.


이 뒤로 10년은 잘 살았어요. 알콩달콩..


아이도 하나 더 생기고 말이죠.  

저도 어느덧 사회초년생 티는 벗어버리고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도 맡고 이직 하면서 연봉도 많이 올라가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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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아이 양육 문제로 크게 싸웠어요. 평상시에는 거의 안싸우는데 한번 싸우면 크게 싸우게 되네요.

반년동안 각방쓰고 서로 말 잘안하고 그랬죠.


올해 초부터는 다시 화해하고 잘 지내기로 했죠. 


어느날 핸드폰을 두고 출근했더라고요. 저는 출근이 조금 더 늦어서 보게되었어요.

이상한 문자가 와있길래 보니..


유독 한 번호의 사람과 문자랑 전화를 여러번 하더라고요. 

더 보고 싶어도 통화기록은 지워져있고, 카톡은 잠겨져있어서 못봤죠.


며칠 뒤 주말에 사라진 아내를 찾아서 여기 저기 다녔어요. 

연인들이 자주 가는 노천카페의 한 주차장에서 만났고요. 그 상대남도 같이 봤죠. 


상대남은 한참 어린 같은 학교에 신입교사로 부임한 사람이에요. 


본인 말로는 같은 학교에서 선후배하면서, 같은 업무를 보다 보니 친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알면 알수록 더 웃긴 것은

출퇴근길에 서로 전화를 해요. 그것도 30분 이상씩 했었더라고요. 

집에 오면 집안일 하고 나면 하는 일이 그애랑 톡하는게 일상인 거에요


그 애가 일이 있거나 답장이 없으면 멍 때리고 있고요. 


집에서도 저럴 수 있을까, 처음에는 설마 설마 했어요. 

친해서 자주 연락한 것 뿐만 아니라 서로 음담패설 얘기 주고 받고 , 

아주 잠깐 상황극 하다가 정색하고 (예를들면, 어디 가면 연인들이 키스하는 곳이라고 해요 -> 같이 갈까? -> 아니야 ) 말이죠


우선 이런 일들을 혼자 알게 되어서 , 

어느날은 아내에게 '나 혼자 외국 나가서 살고 싶어', '가족이 이제는 짐이 되는 것 같아', '나 너무 힘들어' 라고 애기를 했죠. 


아내는 크게 놀라서 왜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우리는 당신만 보고 있는데 어디를 가냐고, 

당신이 없으면 나는 못산다고 그러더라고요.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보니 너무 씁슬하더라고요. 


그런데 다음날 그 남자애를 만나서 '남자들은 왜 그런거냐며' 상담을 하러가더라고요. 


그것도 10살이나 어린애를 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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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은 터저버렸고, 제가 이혼을 하자고 얘기를 했어요. 

본인은 친한 사이일 뿐인데 왜 이혼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완강히 부인하다가, 

또 하루는 좋아한 사이라고 얘기하다가, 

다음날은 '당신 꼬임에 넘어가 실언을 했다'고 정정하다가...


이때부터 정신과를 다닌 것 같아요. 


최종적으로는 협의 이혼 요구에 아내가 승낙을 하였고, 재산분할과 양육권 (아내)에 대한 것을 정했죠.


자녀들이 미성년자라서  법원가서 동영상 보고 교육 받고 그리고 확인기일 (+3개월)을 받았어요. 

이때부터는 곧 헤어질 사이이니  서로 싸우지도 않고, 약간 서먹하게 지내온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이혼은 불가 / 외도는 인정하지 못함 / 이혼 소송 갈 것임" 라는 거에요. 

양육비나 재산분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와 함께요.


양육비는 다시 조정하겠다고 했는데도, 

갑자기 왜 자기가 유책배우자임을 가정하고 위자료를 요구하냐고 하는거에요. 


어이가 없더라고요. 이혼 합의 하고 공증 해도 좋다고 해서 공증까지 받았는데, 

원초적인 이유를 들면서 이혼 할 수 없다 하니..


어느날은 '당신과 헤어질수 없다' 그러고, 또 다른날은 '양육비/ 재산분할' 얘기하고 도통 사람 속을 모르겠는거에요.


제가 너무 지쳐서, 당신 말대로 맞출테니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물어서 

- 상간남 위자료 소송을 하더라도 민원을 제기 하지 말 것 (본인이 다칠수 있음)

- 양육비는 조건표를 참조해서 현실적으로 맞출 것 

- 현재 집은 재산분할하지 않고 아이들이 클때까지 둘것 (이후 분할)

- 친정에 빌린 돈은 현재 목돈이 없으니 나중에 갚을 것 ..


다 맞추겠다고 일단 약속을 해두었는데 

여기에다가 집을 제 명의로 하고 , 매월 대출금을 제가 갚고, 양육비는 별도로 주거나 

집을 자기 명의로 하되 친정 돈은 당장 안갚고 나중에 하거나 등 서로 왔다 갔다 했습니다.


협의로 끝나지 못한 지점이 다음 이유였죠. 

- 부진정연대책임에 따라 본인에게 위자료 청구하거나 요구하지 말고, 상간남한테 가서 받을 것 


이 얘기까지 들으니 

어떻게 잘못이 있는 배우자 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잃지 않으려고 저렇게 발악하는지 알수가 없더라고요. 


결국에는 서로 얘기 하지 말고, 변호사를 선임해서 그냥 법정에 맡기자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지금이요? 

애들과 집에서 잘 살고 있죠. 학교도 잘 나가고 

애들때문에 마지못해 산다고 얘기해도 양육권 내놓으라고 하니 양보 못한다고 하네요. 

애들때문에 이사 안가고 싶다 그래서 집에서 살거다 해서, 나중에 재산을 양보해라 해도 그건 상식으로 5:5니 싫다고 하고요. 


이성의 사이가 아니라고 하는데, 소송가기는 싫다고 합니다. (행여 질까봐)

소송가서 지더라도 민원 들어오면 끝까지 항변하겠다고 합니다. (소문 퍼질까봐)


정말 제가 알고 있던 그 사람인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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