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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젊은 아우디 차주에게 봉변을 당하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저희 가족에게 발생할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네요.

 

1월 13일 저는 한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젊은 차주에게 봉변을 당하셨다."

 

순간 앞이 캄캄해지더군요.

 

바로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으나 자꾸 답변을 회피하시고 별일아니라고 하셔서 일단 그 일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힘드시구나 하는 생각에 며칠을 기다렸습니다.

 

제가 바로 옆집에 산다면 얼른 방문했을테지만 제 상황이 그렇지 못하거든요.

 

그리고 어제 아버지께서 그날 일에 대해 짤막하게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도저히 이런일이 대한민국에서 벌건 대낮에 벌어졌다는 것도 믿을 수가 없고

 

인간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입니다.

 

 

 

저희집은 대단히 가난합니다.

가난했고...지금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어요...

제가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살았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인생 자체가 너무나 후회스럽고 자책감이 하늘을 찌릅니다.

제가 가방끈이 짧고 그래서 돈도 잘 못벌어서 발생한 일이죠.

저는 천하의 불효자식입니다..

 

아버지는 몸이 많이 안좋으십니다.

현재 간도 안좋으시고 수전증도 있으신 상태예요.

그래도 집안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태고자 용달업을 하고 계십니다.

이번 일도 일을 하시던 중에 벌어진 일입니다.

 

아버지는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종로구 세종로 위 주소 근처의 길을 주행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방통행로를 주행하는데 역행한 차량 세대를 마주치셨다고 하네요.

 

여러분 과연 법을 준수하여 주행하는 사람이 차를 빼야 하겠습니까

아니면 일방통행로인것을 뻔히 알면서 들어선 차들이 차를 빼야 하겠습니까.

당연히 아버지께서는 차량들이 비켜나길 기다리셨다고 하는데요,

갑자기 맨 뒤의 아우디 차량 운전자가 문을 열고 나와서 쌍욕을 퍼붓기 시작했다는 군요.

 

그것도 20대 초중반의 새파랗게 젊은 놈이 말입니다.

 

"야이 X발 놈아. 개새끼야 차 빼라고 개새끼야 차 빼!"

 

'좆같은 새끼 나이 쳐먹었으면 차좀 좋은거 타라 돈도 없어가지고 X발 나이 쳐먹어도 다마스나 끌고 다니네."

 

"X발 돈 없는 새끼들은 하여간 도로를 못나오게 해야돼."

 

"좆같은 차 타고 나이쳐먹어서 좋겠다 차빼 X발놈아 차빼 죽여버리기 전에 차빼라 병신아"

 

대충 이정도의 말들을 들으셨다고 하네요.

 

저는 지금 분노와 함께 처절한 좌절감에 빠져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려서 글을 쓰기가 어렵네요.

 

그리고 이 아우디 차주는 저희 아버지에게 다시 와서 뜨거운 커피를 얼굴에 끼얹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상황을 목격하신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맨뒤의 차주가 한 짓이기에 아마 맨 앞의 차주의 블랙박스에는 이 상황이 고스란히 녹화되어 있을 겁니다.

 

목격자도 있을 거구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한다는 거창한 말은 못하겠습니다.

 

그저 저의 하늘이자 저의 하나님인 아버지께 그런 짓을 한 그 인간에게 적절한 처벌을 받게 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가해자인 아우디 차주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넌 아마 증거가 없어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잡힌다고 해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을거다.

 

그러나 넌 나중에 니 자식이 태어났을때 절대 떳떳한 아버지가 될 수는 없을거다.

 

니가 재벌 2세건 사장이건 넌 그런 식으로 인생을 살지마라.

 

절대로 .

 

니가 벌레만도 못하게 보는 우리 하층민도 자존심이 있고 인격이 있다.

 

우리도 인간이다.

 

우리는 니들의 노예도 아니고 벌레도 아니란 말이다

 

법없이도 살 우리 아버지께 니가 한 짓으로 우리 가족은 지금 너무나 큰 충격에 빠져있고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다.

 

니가 아무렇지 않게 한 짓으로 우리 가족모두는 절대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넌 지금 이 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분명히 니가 한 짓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별로 좋지 않은 일을 갑자기 올려서 너무나 죄송합니다.

 

여러분.

 

돈없으면 인간 취급도 못받는 사회가 되는 것 같아 가슴이 너무도 아픕니다.

 

우리 서로 존중해서 살아갑시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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