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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에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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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분들 대부분 오후의 빛을 사랑하시듯이, 저도 오후 햇살 속에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후 햇살 속에 색은 더 풍성해지고,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풍경을 더 다채롭게 만드니깐요.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오후에 사진 찍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가끔 아내와 함께 짧은 시간 사진을 찍기는 하지만, 아내의 체력이 좋지는 않아 1시간을 넘기기 힘듭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내가 늦은 아침잠을 즐기는 일요일 새벽에 사진을 찍으러 나갑니다.
아침 햇살은 오후 햇살과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아직도 적응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점차 하늘 높이 올라가는 해를 보며 조급한 마음도 생기구요^^
개천절 새벽에는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두물머리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지도로 찾아보니 시간도 45분 남짓.
전날 저녁 아내가 행선지를 묻기에 두물머리라고 말하니 자기도 안 가봤다고 같이 따라가겠다고 하더군요.
아침잠이 많은 아내가 일어날 수 있을까 했는데 정말 일어나더라구요.
컴컴한 새벽, 그렇게 두물머리로 향했습니다.
두물머리에 도착했을 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일단 주차장에 주차할 곳이 없다는 것부터 조금 놀라웠는데 차에 내려 두물머리 공원으로 가보니
백여명의 사람들이 삼각대를 펼쳐놓고 제각기 촬영에 몰두해있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열정만큼은 젊은 사람 못지 않더라구요.
그분들의 사진이 어떠한지는 모르지만, 그분들의 열정만큼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분들 틈바구니 옆에서 몇장 찍고 있으니 어떤 나이 지긋하신 노신사가 다가오셔서 제 카메라를 물으시더라구요.
필름 사진기라고 하니 흥미로운 듯 구석구석 챙겨보셨습니다.
주변을 보니 필름 사진기는 저밖에 없는 것 같아 그 점은 아쉽기는 했습니다.
그분들도 필름을 즐기시면 참 좋으실텐데요.
두물머리는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라, 어렵게 한롤을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이른 새벽 수많은 인파에 놀랐다면서, 저의 새벽 촬영을 인정해주었습니다 ^^;;
이번 돌아오는 일요일, 한글날 새벽에는 또 어디로 가봐야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네요~
기온차가 큰 요즘입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며, 즐거운 사진 생활 즐기시길 바랍니다.
댓글
  • 안자 2018/10/04 13:41

    요즘은 디지털이 대세라 그런지 필름카메라 사용하니까 이상한지 자꾸 쳐다보더군요.
    일전엔 60년정도된 6x9폴딩으로 찍고있으니 어떤젊은이가 이러더군요.
    이거 카메랍니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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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egna 2018/10/04 13:42

    저도 오후 3시~6시 사이대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데,
    통 시간이 허락치 않아, 휴일 아침을 활용해볼생각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풍경찍을일이 많아지네요..^^
    SWC 참 늠름합니다~~ 빨갱이 접안튜브로 늠흐 예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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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둘기 2018/10/04 13:53

    저도 처음 가봤을 땐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이랑 차가 어찌나 많은지... 의외로 외국인들도 많이 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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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립 2018/10/04 13:57

    잘 아시겠지만 정말 특급 사진이 나오는 시간대는 하루에 2시간 정도 밖에 없긴 한데,
    그걸 일출, 일몰 사진(해 사진)으로 잘못 이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런 시간대에 만나자고 하면 일출 안찍을 건데.. 하시니. ㅎ
    열정적이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이야기 하면 출사나가서 아침 먹고 저녁 먹고 나서는 거의 찍을 일이 없어서 낮잠을 많이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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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 2018/10/04 13:59

    진사님들에겐 두물머리가 엄청나게 유명한 장소군요..
    이른 아침부터 사진을 담고자하는 열정이 가득함을 눈으로 확인하셨을것 같습니다
    SWC로 담으신 두물머리의 작품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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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行人 2018/10/04 14:01

    두물머리는 예전엔 사진가외엔 별로 없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두물머리보다 좀더 가면 운길산역쪽 수변공원이 더 좋더군요.
    제가 사진가 포스가 나는지?ㅎㅎㅎㅎ
    전 장비에 대해 대체적으로 아는 분들이 많이 말을 걸더군요.
    요즘은 디지털을 쓴다고 말씀하시면서 필름가격이나 구입방법 필카 가격을 물어보시든지 아니면 아직 필카가 집에서 썩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예전처럼 찍어보고 싶다고도 하시군요.
    사실 속으론 외람된 말씀이지만 예전의 느낌 살리려면 초보때보다 더 힘들다는 말 하고 싶더군요.
    어느 정도의 궤도까진 가신 분들이라 눈은 높고 예전의 필름도 아니고 현상소도 바뀌고 스캔문제에 인화는 네가나 슬라이드는 아예 없다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고
    필름은 이젠 손떼면 거의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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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no_lee 2018/10/04 14:14

    드론 얘기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두물머리 갔다가 드론이 계속 머리위에서 윙윙 거리면서 날아 다녀서 짜증이 엄청 났었습니다.
    조용한 휴식을 즐기고 싶은데, 계속 윙윙 거리고 있으니 민폐도 그런 민폐가 없더군요.
    다행히 요즘 양평군인가에서 관광지에 드론을 못날리게 캠페인을 하는거 같더군요.
    드론 날리시는 분들, 깊이 생각을 해 보실 문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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