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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읽으면 안되는) 프로포즈 기행.

결혼한지 8년차 입니다. 그사이 아이도 둘 있고요, 최근엔 서비스 직으로 전향했습니다. .. 뭐.. 우리.. 항상 햄볶습니다. 앜.....


가끔 이야기 합니다. 
옛날에 프로포즈 할때 있었던 우여곡절들이요..

친구들에테 제 프로포즈 이야기 하면 다 욕합니다. 
그렇게 살지 말라더군요. 남자의 적이라고.. 
그래서 제목에 (여자가 읽으면 안되는) 을 붙입니다. 

.. 옛날옛적에... (어휴)

연예적에 여자친구에게 얼핏 물어봤습니다. 

"자기는 저기 TV 처럼 저렇게 사람들 많은데서 고백 받으면 좋아?" 
 -> "응 저게 여자들의 로망이지"

아 그렇구나.. 접수

"악세사리는 화려한게 좋니 심플한게 좋니?"
->"응 크고 반짝이는 거 하나 있는 심플한거 가 좋지"

어..... 어..? 큰거 하나? -_-;


그땐 나름 제가 목메달 이였습니다. 

프로포즈 반지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반지는 경제 사정상 너무 고오급은 안되지만, 다이야 였으면 좋겠는데, 어자피 결혼반지 할때 고급은 쓸테니. 
감정사 등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이였고, 어자피 팔거나 할 용도가 아니여서 급이 낮아도 큰거를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등급을 낮추니 생각보다 저렴 하더라구요.  6부 다이야만 약 38만원, 세팅된 골드 크라운링 반지 포함 40대에  주문할수 있었어요
싸죠?
바로 이 반지입니다.( ..)
https://imagecdn.cohabe.com/sisa/73206/1481114204857.jpg
근데 가격이 싸면 이유가 있더라구요, 그냥 보면 멀쩡해 보이는데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육안으로도 다이아 안에 이물질이 보이네요(사진으로도 보입니다, )
그래서 프로포즈 다 끝나고 난 후 솔직하게 
"이 다이아는 고급이 아니야,, 결혼반지 맞출 때 좋은거 해줄께, 이건 결혼 후 목걸이 나 펜던트로 만들자"
라고 했는데요, 와이프 는 고이 간직 했다가 나중에 자기 아들이 프로포즈 할때 쓰게 할거라고 간직한다고 하네요. 
그럴거 같으면 좀더 좋은 걸루 했을텐데...

이렇게 반지는 준비가 완료 됬습니다. 

그런데 제가 출장이 좀 잦아서 
준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행사 업체를 고용하기로 했어요

나름 스토리를 짰습니다. 

서울 구경가자 로 컨셉을 잡고,
자전거 기차에 싣고 서울로 올라가서  한강 둔치 에서 유람선도 타고 놀자?

그런데 핵삼은 유람선에서 내려와 공원에서 유랑중에 어떤 이벤트 행사를 만나서
뽑기에 당첨되서 1등 선물을 받는데,  '사실은 이거 프로포즈다' 하며 
노래부르고 반지 주는 이벤트를 기획했죠.

업체에다  행사비에 피날레로 폭죽도 화려하게 터뜨려 달라고 추가비 까지 보냈습니다. 


두근두근. 당일 이 되었습니다. 

여친이랑(설마 현와이프 아닐까봐?) 자전거를 싣고 기차를 탔는데

문자가 계속 옵니다. -_-;
"언제 도착하나요? "
"행사 일정은 어쩌구 저쩌구"
"주의할 점은 어쩌구 저쩌구"
"문자 문자 "

여친이 '무슨 문자야?' 라고 보려하는데
평소 폰 안가리고 있던 사이인데.. 
"아냐 광고야" 도 한두번이지.
.계속 문자옵니다 -_-;

의심의 눈초리 .. 

"너 다른 여자랑 연애하냐?"
"아냐 아냐"
"그럼 봐봐"
"안돼 -_-;"

어휴.. 
뭐 일단 숨겼습니다. 

서울에 도착해서. 지하철로 이동 후 한강둔치공원에 있는 유람선 선착장에 왔습니다. 
"와 서울 유람선 처음 타본다" 하며 상기된 얼굴로 한창 알콩당콩하는데

유람선이 도착할 부근... 또 갑자기 문자가 옵니다. 

"아 저기 행사장에 전기가 안들어 옵니다. 급하게 발전기 공수하고 있으니 한 20분 시간좀 지체해 주세요"

.
.
뭐???



아니 배를 회항시킬수도 없고.. 무슨수로 20분을 버냐구요..
선착장에서 내리면 바로 근처일텐데(저도 확실한 위치를 모릅니다. )

일단 배에서 내렸습니다. 
선착장 기준으로 왼쪽은 좀 어둡고 인적이 드물며, 오른쪽은 사람이 많고 밝더군요. 

밝은쪽엔 분명 행사장이 있을것 같습니다. -_-; 
그래서 
여친에데 저기 어두운쪽으로 가자 했습니다. 

"왜 어두운데로 가? 저리로 가자"
"아냐.. 구석구석 다 봐야지 ..어? 바바 저기 뭐 신기한거 있는거 같아 -_-;;;;;;;"

하며 억지로 끌었습니다. 

그런데 우린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한강공원이 넓어봐야 5분이면 다돕니다. 
어느새 어두운 영역은 정복하고 환한 영역으로 넘어가는 찰라. 

바로 보입니다. 

풍선 막 장식되어있고. 
 '아아 마이크 시험중' 이라고 있더군요. 

다급하게 자전거를 세웠습니다. 
"아..자기야 나 갑자기 화장실이... 어? 저기 화장실 있다.. 잠깐좀 기다려"

하며.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뭡니까. 데이트 중에 급화장실이.. 뒷모습 봐도 수상했겠죠

화장실 뒤로 숨어서 다급하게 전화했습니다. 
니: "저기요 행사장 발견했어요 어떻하죠?"
행: "아 그래요 마침 전기도 들어왔으니 진행할수 있습니다. 어디계세요?"
나: "거기 옆 쪽 대각선에 화장실 뒤쪽이요"
행: "제가 당첨될 표를 드릴께요. 나중에 이거 들고 나오셔야해요"
나: "네 빨리오세요"

그렇게 조작된 당첨번호를 받으며 밍기적 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오니 여친이
"뭐야? 똥이냐?"

하....

그렇게 다시 공원으로 가다 또 어색한 말투로

"자기야. 저기. 바바. 뭐. 행사. 하나봐. 잼. 있겠다. 구경.하자."
"싫어"
"어...? 어? 아니..자기가자"
"멀리서 보니까 뭐 아무것도  안하던데?"
"아냐 어째덩 가보자~~"

그렇게..강제로 가서 앞에 착석했습니다.

주변엔 뭐 풍선도 있고 연주자도 있고 음악도 나오고 하니 이미 수십명의 커풀 들이나 아줌마아저씨가 둘러싸고 있더군요 
아까 당첨표를 전해준 행사자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행사 진행자 : "아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럼 1부에 이어 2부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빰빠밤~~~~"
어떤 아줌마 : "에이~ 내가 아까부터 봤는데 1부 안했는데?"
여친 : "??"
나 : "저 아줌마 이상하다..하하하하"

하하하하...

써글
막 행 사 진행자가 어색하게 진행합니다. 

행사 : "저희가 이벤트 회사인데, 여기 모이신 분들에게 이벤트 상품권이나 백화점 상품권 20만원 짜리를 추첨을 통해 드립니다"
주변 : "에이~ "
행사 : "진짜에요.. 자자 여기 추첨표를 받아주세요"

하며 추첨표 들은 상자를 막 돌립니다. 
여친이 표 한장 뽑고 나도 뽑아야지 하는 순간.. 
순식간에 뒷 사람이 낚아 채갑니다. 
엇 -_-.. 할 새도 없이 주변의 커플 하이에나들이 먹이를 다투듯 동나버렸습니다. 

나 : "저..저..저..저...저....... 저기요?  저 표 못받았습니다.."
주변 : "-_-)?"
행사 : "아.. 여기 표 하나 또 남았네요"

이렇게 주변 사람이 보기에 여친이랑 나랑 추첨 표 두 장 받은 칠푼이 됬습니다.


추첨 합니다. 
3등 : 도서삼품권 몇번~. 와
2등 : 이벤트 상품권 ~ 와 
1등 : 백화점 상품권 20만원짜리..두두두두둥..      20번!!!!

나 : "와아아아~~~~" 하며 어색한 표효를 하며 두손 들고 뛰처나갔습니다. 

주변 의 "-_-+ 띠껍". 한 표정 등뒤로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행사 : "자 당첨소감 한말슴 해 주세요"
니 :   "사실 자기야.. 이 행사는 사실 자기를 위한 나의 프로포즈야"
주변 : "우우우우우우~~~~~~~앜 우우..와와.. 저런.. ㅇ왘.. 왁자지껄!!!"
행사 : "자 ooo양 얖으로 나와주세요"


노래 부르고 반지를 주며 프로포즈 했습니다. 

일어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하는데
밝은 조명으로 수많은 커플의 모습이 보입니다. 
남자들 눈에 독기가 가득하고..
그 옆 여친은 남친의 열구리를 미친듯 찌르고 있습니다. 

.
.
.
자 이제 화려한 불꽃놀이를............





삐리릭 ~~빵??? ..삐리릭~~~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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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뭐..뭐야 내 추가비용으로 결재한 화려한 폭죽은 ...  피리릭 빵.. ???

막 그래도. .아 어째덩... 감동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데. 



갑자기 강 건너 월드겁경기장인가 에서

https://imagecdn.cohabe.com/sisa/73206/1481114204860.jpg
"펑~펑쏴아아..펑~펑~ 쏴아악"



행사자 : "아...... 저.......저기 서도 이 두 커플을 축하하나봅니다:"

문득..아까 거리에 김종필 콘서트 를 한다는 플랜카드가 스쳐지나갑니다. 
종필이형.. 창피하지만 고마워 ㅜ_ㅜ..속으로 되뇌입니다. 

하지만 요 앞에선 계속 
'삐리리..팡 ...  삐리리 빵!"
저 뒤에선
"슝~ 펑! 펑! 쏘아악 슈우웅 펑!!! 쌰아악"

제 눈에 눈물이 ㅜ_ㅜ




그렇게 행사를 마치고... 주변의 눈을 피해 다시 어두웠던 공원쪽으로 급하게 몸을 숨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몸과 마음을 추수리고 뽀뽀 한번 거하게 받고.. 
여친이 그러더군요. 

여친 : "나 호명하는데 챙피해서 죽는줄 알았어, 정말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니깐"
나 : "왜?"
여친 : "주변 사람들이 다 나만봐.. 어휴.. 얼굴이 다 빨개져서"
나 : "자기가 그런게 좋다고 했잖아"
여친 : "이런줄을 몰랐지.. 아~ 너무 고마워"
나 : "으쓱~"

다음 행선지로 떠났습니다. 


다음날.. 오는길에 여친이 말하더군요

여친 : "나 시실 조금 눈치챘다?"
나 : "머?? 언제부터"

순간 수많은 삽질이 뇌리를 스쳐지나가는데.. 



여친 : "서울 올라갈때부터...."
나 : "헐..."


이 여자는 뭔가... 
아.... 이 사람 앞에선 절대 바람피면 안되겠구나.. 라는걸 깨달으면서
그렇게 우린 햄볶으로 잘 살고 있답니다. 

...

좀 길었는데
이야기가 잼있었는지요.. 

여친이던 시절에 뭐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가장 재미있던 프로포즈 썰 함 풀어봤습니다. 

아직 미혼이신 분은 참고하시고요. 
오유의 1/3이 유부징어인데. 

이 글을 본 아내의 바가지 ..ㅎㅎㅎ. 기대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댓글
  • 냥냥이냥냥 2017/01/13 11:10

    낯 간지러운걸 잘못해서...
    결혼전에 그냥 반지턱 내놓고 같이살자 라고했는데
    참 미안스럽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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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받을용기 2017/01/13 11:16

    저는 신랑이 결혼 전에 아무런 언급도 없이 하나도 모르게 준비해가지고.... 직전에야 뭔가 수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늦었고...
    저는 후질그레한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채로.. 머리도 안감고... 프로포즈를 받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이 방 빌려가지고 영상 틀어주고 음식 나오고 머 좀 꾸며져있고 간단한 이벤트좀 하고 이런거였는데..
    그날찍은 제 사진들은 흑역사가 되어있다는 ㅡㅡ;;  오늘 중요한데 가니까 이뿌게 입으라고 말이라도 해주지
    저도 넘 무신경했던거같고 이래저래 후회가 좀 남네요 ㅠ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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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아줌마 2017/01/13 11:5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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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르스 2017/01/13 14:35

    ㅋㅋ 다른 유부예정이신 분들 프로포즈 꼭 하세요.
    연애할때 공공연히 결혼생각 없다고 했다가...와이프가 청혼했었고 처가쪽에서 서둘러서 일찍 결혼했어서.....프로포즈 없었어요.
    그땐 어려서 그랬는지 와이프가 결혼하자 한거니 안해도 되겠지...했었는데
    15년이 지난 지금도 프로포즈 얘기만 나오면 갈굼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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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llad 2017/01/14 06:10

    jp가 콘서트를?! (동공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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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푸시업30 2017/01/14 06:11

    "자기는 저기 TV 처럼 저렇게 사람들 많은데서 고백 받으면 좋아?"
    -> "응 저게 여자들의 로망이지"
    이거부터 아닌 분들 있을 수 있으니 확인들 하고 하세요.
    절!대! 모든 여자의 로망 아닙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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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헤헤헛 2017/01/14 0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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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꼬랑내♥ 2017/01/14 06:37

    아재...설마...조용필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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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리보학살자 2017/01/14 09:59

    이 이야기는 김종필이 가수가 된 평행세계 이야기입니다.
    오유징어분들은 안심하십시오!

    (5IYDaU)

  • 또머해영 2017/01/14 09:59

    ㅋㅌㅌㅌ웃기네여 ㅋㅋㅋ 진짜로 행사하는줄알고 뽑기했던커플들 불쌍하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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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요일오후 2017/01/14 15:54

    프로포즈 얘기만 나오면 제가 늘 하는 얘긴데
    최소 본인이 프로포즈 하는 남자랑 결혼해야합니다. 엄마가 대신 해주는 남자는 안돼요.
    남자 본인보다 남자 엄마랑 더 자주 많이 보고 살게 되더군요. 남편은 하루에 30분 볼까말까하고 시부모님은 제가 안가면 당신들이 오셔서 이삼일에 한 번 꼴로 시부모님과 점심 저녁을 다 같이 먹게 됩니다. 본인 바쁘고 저 혼자 애 둘 데리고 있는건 걱정된다고 엄마한테 저를 맡겼어요 ㅎㅎㅎ
    우리 어머님은 진짜 좋으신 분이지만 어쩐지 저는 옛날 얘기에 나오는 시어머님을 의지해 의좋게 사는 청상과부가 된 느낌을 지우기 어렵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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