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이야기가 나와서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예전 미국에서 조금 규모가 있는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우리나라 맥도날드 매장의 1.5배 크기정도..
암튼 치킨윙, 햄버거,필리치즈스테이크,중국식 볶음밥과 로메인, 생선(틸라피아,캣피시)튀김, 샐러드, 그외...등등
우리나라로 치면 그냥 분식집이라 할 수 있죠...kimbapHe에이브이en 같은....
우리나라도 위생점검이란게 있는 걸로 아는데 미국은 헬스 인스펙션(Health Insrection)이라고 정기적이지만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점검을 하고 거기에 맞는 점수를 가게에 붙여 놓습니다.
저희는 카운터 캐셔 옆에 손님이 잘 보이도록 점수가 적힌 미색의 종이를 붙여 놓는데 처음 가게를 인수하고 보니 점수가 88점인가 하더라구요. 그 점수를 보고 구매를 할 기준이 되는 거죠..
마우스 키보드질만 하다가 미국 이민 가서 난생처음 해보는 식당 운영이라 위생에 신경을 썼습니다. 음식을 다루는 일이고 처음에는 90점까지 올랐지만(90점 정도면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그나마 개인 식당에서는 준수(?) 한 편입니다.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매뉴얼이 체계화 된 곳도 90점 중반대를 유지 하기가 어렵죠.
검사하는 보건당국 직원이 예를 들어 다음 달 중에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월초에 나올지 월말에 나올지는 알려 주지 않기 때문에 그때부터 언제 들어닥칠지 모르니 열심히 위생상태에 신경을 씁니다.
음식을 만지고 몸에 손을 대면 안되고 이동 후에는 손을 씻고 음식 재료들의 각각의 적정 온도가 있어서 그 온도를 항상 유지해야 하며...등등
일회용 장갑은 필수! 일회용은 정말로 일회용이여야 합니다. 요리 하나하고 버리고..그걸 옆에서 지켜 보고 있습니다. 버리는지 안 버리는지...ㄷㄷ 근데 돈을 버는 입장에서 그것도 아깝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히스페닉 직원들은 그냥 버리죠 자기 돈이 아니니 ㅋㅋ
암튼 모자 안 쓰려면 가발 쓸때 사용하는 망사 스타킹 같은 걸 뒤집어 써야 하고...등등
엄청 까다롭고 엄격합니다.
그런데 1~2년이 지나니 점점 위생에 대해서 나태해지더라구요.
한번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64점인가 받아서 참 어려웠던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습니다. 그날따라 여름이였는데 냉장고 온도 조절계가 고장이 나서 음식이 다 녹아 있어서 점수가 최악으로 나온겁니다.
아차 싶더라구요...그래서 그때부터 다시 철저하게 위생에 신경을 썼습니다.
결국 다시 인스펙션을 하고 100점이라는 점수를 받고 액자까지 만들어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죠 ㅋㅋ
유명 프렌차이즈도 받기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그 만점을 유지하는게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장사도 더 잘되고 저도 맘이 편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서는 기러기 독거 노인이라 식당을 자주 가지만 테이블은 언제 닦았는지 찐덕찐덕하고 여름에 취약한 날 벌레가 날아 다니고...그런 식당 가면 맛은 있더라도 다시 와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식당을 운영하시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화이팅 하세요
재미도 없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