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만화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

 

 

1950년대, 히어로 만화계에는 암흑기가 도래했다!

 

전쟁이 끝나며 선전용 군납 만화는 연재 종료되고, 사람들은 더이상 영웅이 절실해지지 않았으며, TV는 코믹스보다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성인 독자들이 떨어져나간 히어로 코믹스계는 불황에 시달렸고, 이에 출판사들은 아이들을 타겟으로 삼아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코믹스를 주력으로 내세운다.

(이는 61년 101마리 달마시안이 나오며 절정에 이르른다.)

 

 

 

 

 

 

그러던 1954년, 심리학자 프레드릭 웨덤(Fredric Wertham) 박사는 '순수에의 유혹(Seduction of Innocent)'이라는 책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만화는 대중문학에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한 형태이며, 아이들의 탈선을 유발한다"

 

 

이 책의 파장은 대단했다. 특히 아이들이 매일같이 접하는 만화책이 온갖 유해한 요소로 가득차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부모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학부모들은 단체를 결성해서 만화를 검열할 것을 주장하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사실 당대 코믹스가 히어로물만이 아니라 공포물이나 범죄물도 있던 만큼, 만화 중에는 분명히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가 적지 않게 섞여있었다. 당 시대까지는 이러한 매체들을 미성년자가 구매하지  못하도록 할 법적 제도가 없었기에 이를 정립하는 운동이기도 하였던 것.

 

 

하지만 웨덤 박사의 주장은 그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 웨덤 박사는 만화들이 '폭력' '섹1스' '마1약' 등을 비롯한 성인용 소재들로 가득차 있어서 아이들에게 큰 해악이 된다고 주장했는데, 그 근거가 가관이었다.

 

 

 

남자 둘 사이에서 썸을 타는 장면이 있으니 원더우먼은 극단적 여성우월자이며, 과도한 자존심과 힘을 가진 걸로 볼 때 레즈비언이고

 

 

 

 

배트맨과 로빈은 그 코스튬을 볼 때 동성애 및 아동성애 관계이며

 

 

 

심지어는 근육 질감 표현이 여성의 성기를 연상시킨다는 주장까지 내세운다.

 

이로 인해 안 그래도 시름시름 않던 미국 만화계는 멸망 직전에 몰린다. 공포와 추리물은 연재가 중단되었고 히어로 만화계는.......

 

 

 

...조커가 아이 성적표나 훔치는 수준이 되는 대가로 숨만 붙어있게 된다.

 

 

 

 

이후 검열이 잦아들고 아이들에게 과학교양만화 붐이 찾아오는 50년대 말기에야 암흑기는 끝을 맺는다.

 

암흑기를 견뎌낸 히어로 만화는 단 다섯개뿐이었다.

- 애니메이션와 라디오 드라마까지 나오며 인기를 유지한 슈퍼맨

- 코믹스 인기 최강자 배트맨

- 마찬가지로 인기 많았던 원더우먼

- 당시엔 히어로라기보단 해양 모험물이었기에 살아남은 아쿠아맨

- 그린 애로우

 

그린 애로우가 어떻게 살아남은 건지는 현재까지도 미스터리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