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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에어콘 설치기사와 한바탕 했습니다. #1

더워서 도저히 못살겠어서 인터넷으로(G**) 배송, 설치비 포함 2in1 에어컨을 샀습니다.


지방이라 최저가보다 한 30쯤 비싸더군요. 뭐 당연하니 ok


성수기니까 오래 걸리고(3-10일 혹은 그 이상) 언제올지 모른다고 써있습니다.


하루하루 더워죽겠지만 그러려니 ok


밤에 생수병 얼려서 끌어안고 자면서 기다렸습니다.




구매후 10일이 넘어가도 연락이 안옵니다. 너무 늦으면 좀 있으면 찬바람 날텐데 취소하려고


언제 배송되는거냐 문의를 썼습니다.


Ctrl c + Ctrl v 답변 달립니다.


그리고 또 한 5일 감감 무소식이니 짜증이 슬슬 나네요.


성미 급한분들이 워낙 문의하고 난리칠테니 전화번호도 제대로 안적어 놓고 인터넷으로만 문의받는게


이해는 가지만 아예 대답을 안하는거나 다름없게 대답하니 머리를 좀 써봤습니다.


다시 문의사항에 배송예정일은 모른다하니, 가장 최근 배송된게 언제 주문된거냐 문의했습니다.


또 Ctrl c + Ctrl v 답변 달립니다. 좀 열받기 시작하더군요.


근데 효과가 있었나 다음날 바로 배송이 온다고 연락옵니다.


아 문의하길 잘했다.  만-족






진짜 문제는 배송온 날에 터졌습니다.


아직 퇴근 못하는 사이 집에 와이프만 있는데 배송이 왔습니다.


뭐 어련히 하고 가겠지.. 


집이 지어진지 얼마 안된 아파트라 매립형 배관이 거실과 안방에 되어 있습니다.


매립형배관 설치는 간단하다고 어디서 주워들었죠.


저녁시간 야근중인데 와이프가 급하다고 전화받으래서 받아보니 설치기사입니다.


하는 말이 설치가 안된답니다.




말을 그대로 옮깁니다.



기사 : 예전에 살던 사람이 구형 정속형 에어콘을 사용했는데, 


         지금 거실 배관에 구형 오일이 차 있어서 이걸 불어서 빼내는 작업을 하더라도


         신형 인버터 에어콘 오일과 섞이면 굳어서 기계가 고장이 나서 설치가 안됩니다.


         얼마전 옆동에 설치한 에어콘도 이 문제로 고장이 났습니다.




문과출신 제가 에어컨 설치에 대해 멀 알겠습니까.


'거실에 구멍뚫려 있길래 매립형 배관이 그리로 그냥 배관을 슬슬 밀어넣는 구멍인줄 알았더니만


거기다 에어콘을 직접 꽂아서 배관으로 사용하는 거였나?' 하고 새로운거 알았네 했죠.


근데 곰곰 좀 생각해보니 이상합니다.


분명 열교환은 프레온가스같은 냉매가 하는건데 오일은 뭐지 싶습니다.


예전에 불펜에 에어콘 기사님이 쓰신 눈탱이 맞지 말라는 글 본 기억도 나고 하여,


일단 잠시만요 하고 끊고 아는 에어콘 기사분께 전화했습니다.




그분도 과학자가 아니니 원리를 설명한건 아니지만,


보통 매립배관이 썼던 것이면 질소부는 장비로 이물질을 불어내는 작업을 하는건 맞다.


근데 그게 섞여서 문제가 생긴다는 소리는 금시초문이다


(이 지인분도 가스고 오일이고 이런 화학분야에 대한건 잘 모르시는듯 하고요)


그러면서 온라인으로 샀냐 그거 물류애들 아니냐 이런이야기를 하시면서


딱잘라 말씀은 안하시는데 공사치고 있는것 같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하십니다.


이해하자면 아마 온라인 최저가로 낚고, 기본설치비만 든다고 안심시킨 이후


설치가 안된다 하여 추가설치비를 받아서 둘이 나눠가져간다.


이런 구조인듯 하더군요.




열받네요. 다시 전화합니다.



나 : ~ 이러저러 하다고 에어콘 설치하는 동생이 이야기 해보니 상관없다는데


        질소 블로윙인지 먼지 하고 그냥 설치해 주세요



설치하는 동생 어쩌고 하면서 자기들 쓰는 용어를 말하니 움찔하더니 기사 대답이 가관입니다.



기사 : 질소 블로윙 이게 통상적이면 되는데, 여긴 배관이 꺾여 있어서 블로윙이 안됩니다.




.....


이말 들으니 뚜껑이 열립니다.


문송한데 문과라고 진짜 바보취급을 하는건가...





나 :  오일이 분다고 왜 안밀려나가요 빨대 구부렸다고 안빨리는거 아니잖아요


기사 : ... 이게 불어도 꺾여있으면 안되고 불순물이 남을 수 있습니다.


나 : 오일이 유체인데 꺾여 있다고 그게 에어를 부는데 안밀려나간다는게 말이 되나요?


       액체나 기체가 이쪽에서 불면 밀려나가는거지 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세요?



열받은 말투가 전해졌는지 기사님도 화를 확 내네요.



기사 : 고객님 그러면 제가 그러고 설치는 해 드리는데요 고장나면 책임은 못집니다.


        옆동에서도 고장났다니까요?


        이거 고장나도 저희에게 아무 책임 없다는 각서 써 주시면 그렇게 해드릴게요



.....


열린 뚜껑이 한번 더 열립니다. 


에어콘 냉매교환 필요없는데 일부러 구멍내놓고 가스교환 유도한다는 글도 생각나고


이분이 일부러 설치하고 해코지할수도 있겠구나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니


저도 참기가 어려워 소리칠뻔 했습니다.




근데 집에 와이프 혼자 있는데 기사가 들어와 있는 상황이라 일단 좀 냉정해져 봅니다.


일단 냉매가 흐르는 관일 것인데 그 냉매가 오일이라는 말부터 신뢰가 안가긴 하지만,


에어콘 구조도 정확히 모르는데 진짜 오일이 들었을 수도 있고.. 


뭐 만에하나 그게 조금씩 굳을 수도 있으니까..


싶어 일단 참고 참고 진정하고 이야기를 이어갔죠.




나 : 그런걸 써드리기는 어렵고, 그럼 어떻게 배관을 따로 뽑아 설치를 해야겠네요?


기사 : (갑자기 잔잔해지며) 네 그렇죠. 8미터 기본설치 배관은 해드리고.. 근데 타공이 안됩니다.


나 : (타공이 어렵다는말에 또 터질뻔 했지만 이제 적응되어 그냥 맞춰줌) 아네 타공이 어렵다고요..


      거기가 거실 베란다 확장형이라 거실에서 배관이 베란다로 편하게 뽑아서 기본설치는 어렵겠네요.


      그럼 그거 그냥 실내 천정쪽 커튼있는 곳 쪽 창가 천정 밑 구석진 곳으로 배관쳐서


      안방앞의 실외기 놓을 베란다 문 있는 위쪽에 타공하고 배관을 뽑으면 되겠네요.


       8미터 조금 넘게 나올듯 하네요 맞죠?


기사 : ... 실내로 하면 미관이 어쩌고..


나 : 미관은 커튼 뒷자리니 커튼으로 잘 가리든 제가 붙일게요.


      이렇게 하는게 제일 경제적이겠네요.



사무실이나 집 인테리어 하면서 눈탱이맞아보기도 하고 설계하는데 같이 참여를 많이 해보기도 했고


집에 웬만한거 만드는거나 초초초급 입문목공도 취미로 가끔 하며 커튼달기 등등 기초적인건 합니다.


전동드릴 마트에서 사다놓고 애지중지 하고요. 



상식적으로 이렇게 뽑으면 되겠다 싶은걸로 이야기 한건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기사가 바란건 아마


실외로 배관을 뽑아야 한다면서 사다리 부르거나 실외 위험작업수당이네 뭐네 이런거 막 갖다 붙이려고


이런 소리를 했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따져보면 아마 설치비가 7~80은 나오겠죠.


그런데 제가 먼저 경제적으로 할 방법을 말해버리니 열받았나 봅니다.




기사 : ... 아 뭐 일단 그리고 안방쪽 벽걸이 배관은 사용을 안했지만 거기도 질소 블로윙을 해야 합니다.


나 :  네? 그거 안썼다면서 블로윙을 왜해요?


기사 : 그게 이물질이 들어갈수도 있고...


나 : ... 잠시만요 곧 전화드릴게요.




이젠 진짜 못참을것 같습니다.


다시 아까 에어콘 기사님에게 확인합니다. 새거 그딴거 필요없답니다.


전화걸었죠.




나 : 알아보니 새거인데 뭔소리에요 쓴거는 아까 말한 오일이 차서 그걸 한다 치고,


       안방 배관은 붙인적도 없는 새건데 무슨 질소 블로윙을 해요?


       제가 그냥 에어콘 기사하는 동생보고 전화하라 할테니 두분이 상의해서 필요한거 하고,


       스탠드 에어콘은 실내로 배관 뽑아서 8미터 넘어가는거 배관비용 받으시고, 


       벽걸이는 매립배관 이용해서 설치하면 되겠네요.


       제가 모르는건 이분과 상의하세요.


       직접 전화드리라고 할게요 전달하기도 번잡하고.



기사 : ...



전화끊고 기사하는 분께 부탁드리려 하는데 와이프전화로 전화옵니다.


이사람들이 갑자기 없어졌다네요. 황당합니다.


기사 핸드폰번호 받아서 기사한테 전화합니다.




기사 : 네 저희 물류센터로 다시 복귀하는 중입니다. 


          



아 진짜 열받습니다.


배송전화 받고 오늘밤에는 시원하게 자겠구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놈들은 성수기에 하나라도 빨리 설치하면서 등쳐먹어야 하는데


진짜 아는 에어콘기사 통화하면 재미없으니 싣고 가버렸구나...까지 생각이 미칩니다.




에어콘 물건이야 대기업에서 나오는거니 이거 가격가지고 마진을 왕창 먹일수는 없을거고,


물량 닿는대로 설치한다고 돌아다니면서 속된말로 바짝 ㅃ을 뽑아야 하니 이걸 들고갔구나..


오늘도 밤에 얼음물이 다 녹아서 뜨듯해지는걸 안고 잘생각을 하니 진짜 참을수가 없습니다.



나 : 지금 그거 싣고 돌아가신다는 건가요?


      당장 붙여서 틀어야 하는데 어딜 가세요?


      그거 지금 제가 산 제 물건인데, 전 구매취소한다는 ㅊ 자도 말을 안했는데, 그걸 왜 싣고 가시나요?


      다른 기사 부를테니 제 물건 놓고가세요.


기사 : 벌써 나왔는데요(시비조)


나 : 제가 산 제 물건 놓고가시라고요.


기사 : 벌써 나왔다구요 다음 스케쥴이..


나 : 뭐하세요 파는 분도 아니고 설치기사님인지 택배신지 모르겠는데 제 물건 놓고 가시라고요


       다른분 불러서 붙일테니까 물건을 왜갖고 가세요?


기사 : 우리는 물류센터고 어쩌고..


나 : 물류가 무슨 설치를 하세요 됐고요 물건 놓고가세요.


기사 : 그럼 이거 매장에 갖다놓을게요




대놓고 들고가서 딴데 해먹겠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나 : 그럼 알겠으니까 거기 지금 트럭에 실린 에어콘 시리얼넘버 찍어서 보내세요.


기사 : #@$%^@$@@  #@$@%##%^^ (이하생략)




머 이러다가 설치기사가 에어콘을 그냥 들고 가버렸습니다.


판매자와 어차피 한통속이라 하지만, 최대한 불만접수 해보려 합니다.


판매자, 그리고 G**에 고객불만접수는 다 해놓았고,


형사적으로도


일단


1. 오일 어쩌고 하니 설치안된다 다르게 설치하자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재산상 이득을 얻으려 한 경우 : 사기미수가 될 수 있죠. 


2. 사용하지 않은 매립배관에도 블로윙 해야한다


 역시 비슷하게 사기미수 될수 있죠 


3. 내물건을 들고왔다가 배송기사가 다시 들고가버렸다 


요게 강력하지만 제일애매한데, 에어콘을 집안까지 들고 들어왔으면 확실히 절도가 됩니다.


인도가 끝난 것이니까요.


그런데 지하주차장까지 싣고왔다가 다시 가버려서 인도가 완료된 것인지 애매합니다. 


절도가 되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여하간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니 설치기사와 판매자의 책임, 온라인판매를 중개하는 G**의 책임에 대해


바짝 물어보려 합니다.


전자상거래법상 문제 등에 대해서 법에 확실히 구멍이 많습니다.


일단은 불만접수 차원에서, 그리고 귀찮아서 대신 고발좀 하라 정도로 해 놓았는데요,


경과 보아서 직접 고소를 하든 - 근데 이건 괜히 사람하나 괴롭히는것 같아 해야하나 고민이고요.


이런거 그냥 내버려두는 G**에 대해서 책임을 최대한 추궁해 볼 생각입니다.




열받아서 글에 급전개가 좀 많습니다.


더워죽겠는데 야심한 밤에 열받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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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9rt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