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상당수 정치인과 기자가 싫어하는 정치인
이해찬하면 국민 상대로 한 선거에서는 잘 안졌죠. 조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등 큰 선거 지휘하면서도 대부분 이겼죠. 문제는 본인이 출마한 동료 정치인들 상대로 한 선거에서는 대부분 졌습니다. 예전에 원내대표 선거라던지 말이죠. 간만에 무언가 해보려고 할 때는 안철수가 방해를 해서 물러났었죠.
좀 반골 기질이 있어요. 김대중한테 대든 적도 있고, 노무현한테도 할 말은 꼭 다 했고, 문재인에게도 마찬가지죠. 동료들 청탁을 잘 안들어줍니다. 안이든 밖이든. 소위 말하는 샤바샤바가 안돼요. 룸싸롱이나 일식 집에서 만나서 형 동생하는 그런거 말이죠.
기자 접대도 당연히 잘 안해줍니다. 물론 기자들이라고 모두 기레기는 아니고 이런 이해찬의 강직한 성품을 모든 기자들이 싫어하는건 아니겠죠. 그러나 일단 조중동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 빅4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해찬)에 포함이 되고 한경오등 진보 언론들이 좋아할만한 네트워크를 가진 정치인은 아닙니다 (다만 이해찬이 전교조 산파역할을 했고 민노총등이 원하는 본질 문제를 가장 해결해볼려고 노력했던 정치인라는 건 함정입니다) 언론에서 맨날 욕하고, 정치인들은 줄을 안섭니다. 그러니 당내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었죠.
2.평론가들도 싫어하는 정치인
평론가들도 싫어합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잘 몰라요. 아는 거라곤 까칠하다, 약점 잡힐 일을 잘 안한다, 헛소리했다간 바로 반박 들어와서 봉변당한다등이 있겠죠. 예를 들어서 팟캐스트가 있다고 칩시다. 거기서 누굴 좋아하겠어요. 당연히 전화하면 바로 받고 현안 질의 친절하게 답변해주고 출 연요청하면 나와주는 정치인이겠죠. 이런데 익숙해지다 보면 점차 요구가 순응화로 치달아가면서 조중동 2중대 되는겁니다.
이해찬이 물론 최근에 김어준쇼등에 나오면서 활동은 늘린건 맞지만 까칠한 건 여전할겁니다. 예전보다 좀 더 나오더라도 만나서 무얼 하면 확 끌린다는 느낌을 주는 정치인은 여전히 아닐거라는거죠. 예를 들어서 권순욱을 보죠. 저도 이해찬이 오프라인에서 정확히 무얼 하고 다니는지 모릅니다. 권순욱에 대하여서도 잘 모르구요. 하지만 권순욱같은 인간이 이해찬을 왜 싫어할지는 대충 짐작이 됩니다. 뜻하는 대로 움직여줄 정치인이 아니라는걸 아는거죠.
이해찬이 어떤 정치 양식을 보이면 그 아래 보좌관들도 그대로 따라갑니다. 이해찬을 만나려면 아무래도 이해찬 본인보다는 보좌관들을 일선에서 먼저 상대해야겠죠. 까칠한 보좌관을 보면 이해찬에 대한 호감도도 오르는 쪽보다는 정체되는 쪽일겁니다. 그러나 이해찬은 그런 것에 대하여 신경쓰고 정치 인생을 살아온 양반이 아니죠.
3.이해찬이 대표로 나선 이유
이해찬이 왜 대표로 나섰을까요. 3번의 정권 교체도 이뤄냈고 국회의원도 오랫동안 해봤죠. 이해찬이 대표를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본인이 유일하게 못 이뤄본 당내 선거에서 무엇인가 업적을 이뤄보고 싶은 욕망때문일겁니다. 대통령을 해도 될 양반이기는 하지만 그럴만한 대중성이 부족하다라는 것은 본인이 더 잘 알고 있겠죠. (사실 이것도 말이 안되는것이긴 한데 교육부 장관 시절에 워낙 전교조 포함 수구 교육기득권들이 난도질을 해 논 덕분에...)
그럼 대표가 되면 무엇을 하고 싶어할까요. 노무현 말기를 보면 이해찬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복지를 확 늘려야한다. 노무현때 국가 재정을 튼튼히 하고, 재벌 분식 회계를 까서 건전화를 시키고, 국방예산을 증액해 배와 비행기의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려했고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결국은 가장 문제가 양극화 문제를 해결 못했다라는거죠.
지금의 문제도 양극화 문제에요. 이해찬은 정책적으로 보면 이 부분을 분명 해결하고 싶어할겁니다. 양극화를 해결하려면 수구 보수와 수구 진보를 움직이게 해야합니다. 움직이게 하건 힘을 약화시키건 참여하게 하여 딜을 주고 받으면서 팔 다리를 내주면서 몸통을 취하는 전략을 펴건 하여간 양극화 문제에서 어떤 전기를 마련해야만 합니다. 이해찬이 하고 싶은 건 그걸겁니다.
4.이해찬이 이재명을 안건드리는 이유
이런 쓰레기 주장을 논박해야 한다라는게 참 시간이 아깝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이해찬은 당의 원로입니다. 이해찬이 당내 누구보고 너 싫어 너 좋아라고 할 위치가 아니에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에게도 할 말했던 이해찬이 무슨 이재명이 무서워서 할 말을 못하겠어요. 대표되고 싶은 욕심에 할 말 못하는거라면 진작에 완장 찰 욕심에 성격 바꾸고 전략 바꿔서 계파질하면서 설쳐댔을겁니다. 그럼 지금의 이해찬은 없었겠죠.
이해찬에게 이재명은 조무래기입니다. 발 뒤꿈치 때 수준도 안됩니다. 발 뒤꿈치 때보고 무서워서 안미냐고 하면 안되겠죠. 물론 이재명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끼치는 해악이 상당하고, 이재명 자체가 형편없는 정치인이라는 점은 이해찬도 알겠죠. 그러나 위에 이야기했듯이 이해찬의 목표는 이재명을 쳐내느냐 손 잡느냐가 아니라 양극화 문제에 있어서 어떤 대전환점을 만들어내느냐하는것일겁니다.
5.이해찬에게 구체적인 정책 플랜이 있을까.
이해찬이 대한민국 정치인중에 가장 뛰어난 점이 뭘까요.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장 잘 싸웠죠. 대통령 선거 3번을 지휘해서 이기게 만들었죠. 자유당에서 탈탈 털었지만 먼지 하나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해찬 밑에서 일했던 정치인 관료들은 어디가서도 일 못한다고 욕 먹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잘하는 건 역시 정책 분야죠,.
이해찬이 당내 선거에서 떨어질 때마다 김대중이 정책위의장을 맡겼고 이해찬은 대중성을 내려놓는 대신에 정책과 예산 분야에서 입신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이후 총리를 하면서 국정 전반에 대한 안목을 키웠고 외교안보 분야를 지휘했습니다. 현 문재인 강경화라인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 지휘입안한 자가 바로 민주당 이해찬입니다. 그들의 정책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민주당에서 만든 것이고 김대중 노무현을 거치면서 내려온 것이고 그걸 가장 잘 이해하고 구현시켜온 게 바로 이해찬이죠.
그런 이해찬이 경제 부분이 주가 되는 양극화 빈부격차 저출산 저결혼 문제등을 해결할 묘수를 잘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자유당 정의당등의 반대를 뚫고 무엇인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이해찬이 여지껏 의정활동을 어떻게 해왔는지 관찰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만이 알 수 있는 답변일겁니다. 이해찬은 여지 껏 여러 굵직한 문제들을 건들 때마다 항상 막힌 혈맥을 뚫어왔어요. 딜을 할 때 지금 당장은 생색이 안나고 손해보는 것 같은 딜을 했던게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이기는 딜을 해왔던거죠. 복수노조 문제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이해찬은 진보 세력의 입지를 확보해 준 가장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동시에 보수 세력들이 몰락하는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에요. 아무리 이해찬에 대하여 이야기하여도 무엇을 해온 사람인지 본인이 직접 느끼고 깨닫지못하면 이해찬이 꽤 훌륭한 정치인이었다라는 사실을 알수가 없겠죠.
6.이해찬이 잘 할까.
이해찬이 그럭저럭 괜찮은 인간이라 치고. 그럼 잘 할까 못할까.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해찬이 현재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를 살리는 게 아니라 경제를 살려야겠죠. 경기를 살리려면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그토록 싫어하는 약쟁이. 그러나 경제를 살리려면 잘 먹고 잘 자고 열심히 훈련하는 수 밖에는 없죠. 위기가 오면 2군에 내려가거나 주전 자리를 빼앗기고 절치부심 후 재도약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경기가 안좋아지는 이유는 경제를 살리는게 아니라 경기만 살리려고 계속 스테로이드를 주입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수는 한국만 한 것은 아니고 현대 경제의 본산인 유럽과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20년 집권이 필요한거겠죠. 경제를 살리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유권자들의 이해가 필수적으로 수반이 되어야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기다려줄까요. 그럼 어떻게해야 할까요. 힘을 모아야합니다. 싸우지만 말고. 아깝더라도 내줄 건 내주고 조금 더 큰 것을 얻어내야합니다. 생색부릴만한 걸 내주고 내실을 기할만한걸 얻어내야한다는 이야기죠. 유권자들이 긴 호흡을 가지고 버텨줘야합니다.
쉬운 이야기는 결코 아니죠. 다만 이런 이야기로 글을 매듭지으려합니다. 얼마 전 만난 노인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요. "노인은 다 죽어야 한다" "나라가 망해가고 아기울음소리도 안들리는데 무슨 놈의 연금은 연금이냐" "젊은이들을 살리고 경기가 아니라 경제를 살리고 나서 뭐 싸우던지 말던지 해야지 이거야 원..그런데 그게 하루 이틀에 되겠어 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담론을 지금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서 조목조목 잘 이야기하고 있나요. 저는 민주당 차기 지도부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씁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것을 안사주고 널 위해 저축할거야라고 말한다고 아이가 이해할까요. 울음만 터뜨리고 원망만 하겠죠. 평등이나 양보의 가치는 인간의 가장 깊은 곳을 울리게 하면서 가장 깊은 나락의 소인배로 전락시키는 원초적 가치입니다. 지금은 참고 인내하고 양보할 때입니다. 더 강하고 편한 사람이 좀 약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뒤에 살아갈 사람과 자연에 양보를 할 때죠. 그런 정치인이 누가 있는가를 떠올리고 투표하시면 될 것같다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