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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배틀기가 있으신가요


때는 2002년. 아쉬운 월드컵 4강을 뒤로 한 채 이니셜D 복사CD를 넣고 

춘천 IC를 통해 중앙고속도로에 올라탔습니다. 


그 당시 저의 애마는 아반떼 1.8 순정차대에 2.0 베타스왑. 흡배기 풀, 릴리 272하이캠 더블. 헤드포팅 및 .8가스켓

라비타 종감속 4.294 신승에어램, 경량 휠 등 그당시 터보가 흔치않던 시절엔 나름 하이엔드였죠.


원하면 언제든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었고 실제로도 그랬었죠.


노래에 취해 차에 취해 제갈길 가다 앞에 심상치 않는 라노스 줄리엣 한대가 보이네요.


차량이 적당히 있고, 단순 출력으로만 제끼기 힘든 그런 상황.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조용히 에어컨을 끄고, 음악볼륨 줄이고 풀악셀 배틀모드!


서로 무리한 칼질은 하지않는 선에서, 깜빡이도 켜 가며 20여분간 재미나게 달렸습니다.


그러던 중에, 앞차선에 차들이 없고 뻥 뚤린 상황에서 2차선으로 비깜켜며 빠지는 라노스..


"아 드디어 길었던 배틀이 종료되는군.. 나의 승리구나.." 하며


엄치척이라도 해주려고 속도를 맞춰 1차선에 나란히 섰습니다.



조수석 창문을 열고, 엄지척 하려던 순간


라노스 줄리엣의 운전석 창문이 내려오고..


창문넘어 보이는 운전자는 갈색 긴머리를 희날리는 여..여자운전자??


게다가 뭔 경기를 띠고 오는중인지 레이싱슈트에 장갑까지...



엄치척은 커녕 미모(엄청 이뻤어요..)에 순간 반해 어쩔줄몰라 그냥 창문닫고


뒤꽁무니만 따라왔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땐 참 어리기도 했고 뭐만했다하면 풀악셀 이였는데


지금은 쫄보 다되서 100키로도 무섭네요..ㅋㅋㅋ



그때 그분이 여기 계실 지 모르지만


배틀하다 사랑의 감정이 싹튼건 그때가 첨이자 마지막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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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5CW6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