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최저임금, 언론에서 '경제가 말이 아니다'고 할 때의 '경제' 의미

언론에서 ‘경제가 죽었다.’ ‘경제가 말이 아니다.’고 떠들면, 선량하고 애국심이 많은 무지렁이 백성들이 덩달아 나라의 경제 걱정을 하게 되지요. 돌이켜보면, 참여정부나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 죽었다, 경제 나빠졌다고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이명박, 박근혜 시절에 조선일보 등의 보수 언론에서 경제가 나빠졌다거나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기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경제’ 하면 여러 측면이 있습니다. 경제 주체로 보면, 대략 세 부문입니다. ‘정부’, ‘기업’, ‘소비자’. 또, 인적 요소에서는 고용주와 노동자의 측면이 있습니다. 소비자나 노동자가 물가 상승이나 저임금, 기타 이유로 소득이 감소하여 고통을 받고, 반대로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내어 회사 내 유보금으로 비축해둘 때, 언론들이 경제가 나쁘다고 절대 보도하지 않습니다.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칭송하기에 바빴습니다. 대략적으로 신문에서 '경제 나쁘다'고 하는 의미는 '기업이 수익 내기 어려워진다.‘라는 의미입니다. 결코, 노동자, 가계의 수익이 나빠지거나 물가 급등으로 지갑 열기가 힘들어지는 걸 염두에 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기업 부문의 경제가 나빠진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언론이 경제가 나빠지는 것을 강조할 때에는 정략적 의도가 강합니다. 선거가 임박하여 노동자나 서민에 우호적인 정권의 정치 권력을 획득하는 것을 저지하려 하거나 정부나 사회, 노동 단체가 합심하여 노동자의 임금을 인상한다거나 대기업의 규제를 강화하려 할 때에는 어김없이 경제가 나빠진다고 목소리를 드높입니다.

기업을 경영하려는 의욕을 상실시키지 않으면서 우리 사회의 경제적 이윤을 공평하게 분배한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최저임금 제도는 기업가의 이익을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일정 금액 이상으로 배분하게 하여 노동자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자는 국가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23.7%로 OECD 국가 중 3위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하면 다소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최저임금을 좀더 올려 OECD 국가 중 중간 순위 국가 정도로 노동자 가정의 가계 수지를 맞추어줌으로써 그들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가 정한 최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의 한계 기업, 편의점, 커피숍 등은 시장 원리에 의해 구조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길거리를 가다 보면, 조금 규모가 큰 오피스텔, 주상복합 아파트에는 50m 사이를 두고 편의점이 있습니다. 심지어 길을 마주하여 있기도 합니다. 또 한산한 외곽지 같은 데에도 유명 브랜드의 커피숍을 내고자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입니다. 과포화 상태인 편의점 점포의 수를 구조 조정할 생각을 하지 않고, 청소년 노동자들의 노동 착취를 통해 수지를 맞추겠다는 발상은 잘못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자본가도 있고, 기업가나 편의점주 같은 자영업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90% 이상은 노동자 또는 노동자의 가족입니다. 최저임금을 올린다는 것은 단지 편의점 알바의 월급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대부분의 노동자의 임금을 인상하고, 가계 소득의 향상으로 이어져 가계 부분의 경제가 나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하면 작년과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이 이명박근혜 정권에 비해 좀더 높게 책정이 되었다고 하여 기업이 망한다, 경제가 망한다 하는 보수 언론과 기업주 단체의 여론몰이에 동조하여 부화뇌동하는 행위는 개, 돼지다운 모습이라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보수 언론이 편의점주의 반발을 이슈화하며 반대 여론을 펴는 속내는 노동자에게 임금을 적게 지급하려는 재벌, 기업가의 욕심을 대변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