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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현직 응급실입니다 +_+

현직 응급실입니다.
질문같은거 받는건 아니구요 ;;
제가 환자로 있는건 아니고 진료중인데
혈압 오르는거 간신히 억누르고 있네요 ㅡ_ㅡ^
오늘 새벽에 할머니 한 분이 오셨습니다.
벌레 물리셨다고요
뭐에 물렸는지는 못봤다고 하십니다.
물렸다는 곳을 보니 모기물린 자국 처럼 약간 붉게 부어있는게 전부입니다.
그 외에는 아무런 증상도 없어요 ;;
가렵거나 하지도 않고, 열이 나거나, 숨이 답답하거나 한것도 아니고
딱 그냥 물린자국 하나만으로 응급실로 달려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약이 지어 달라시네요
어제는 어떤 아주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와서
애가 모기 물리면 자기가 항생제 연고를 발라보니 좋은것 같더라며,
특정 약제 이름을 말하며 그 약을 좀 처방해 달라고 합니다.
모기 물린데에 항생제 연고를 쓰는것은 도움도 안되고 오히려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고
쓸 필요도 없고, 써서 좋을게 없다고 아무리 설명드려도 막무가내로 그냥 처방해달랍니다
하아...
이런 식의 환자 아닌 환자들이 너무 많이 오네요
공공병원이라 안그래도 진료비가 저렴한데다, 시골이라 의료취약지역이라며 응급의료관리료조차 받지 않습니다.
그 덕에 주말, 야간에 응급실로 와도 진료비가 몇천원밖에 안나와요
그 때문에 일년 내내 밤낮 없이 정말 병원에 올 일이 아닌걸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냥 동네 마트 오듯이 찾아옵니다.
겨울엔 단순 감기로 하루 200명 넘게 진료 본적도 있어요.
명색이 응급실인데...
아기가 열난다며 진료받으러 왔다가
진료비가 너무 싸다며, 같이 온 애 아빠도 온김에 진료받겠다는 경우도 있어요 ;;
이게 심각한게 뭐냐면, 환자가 내는 진료비는 얼마 안되지만, 진료비 및 약제비가 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됩니다.
그럼 저렇게 아무것도 아닌 걸로 진료받고 처방받은 약들 비용이 건강보험료에서 빠져나가는 거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은 얼마 안되도,
이렇게 불필요한 진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 수가 워낙 많으니
연간 상당한 비용이 불필요한 진료 때문에 새어나가는 겁니다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데, 진료가 불필요한 환자가 너무 몰리면
정작 진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생기구요
딸랑 간호사 두명이랑 진료보는데, 이런식으로 어이없는 환자들만 계속 보다보면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버리곤 하네요
에효...
그냥 이래저래 심란해서 넑두리좀 해봤습니다 ㅠ_ㅠ

댓글
  • 우유야 2018/07/02 08:25

    고생많으시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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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28

    감사합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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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pert_Dev 2018/07/02 08:26

    힘내삼~ 빠쌰~
    아이 진찰왔다 싸다고 아빠도 진찰 받은건 좀 심했다 명색이 응급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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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28

    애 아빠가 그렇게 얘기하는거 듣고 정말 뒷통수 맞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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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이™ 2018/07/02 08:26

    비응급으로 오면 응급의료관리료 환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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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29

    일반 응급실은 그렇게 하는게 가능하지만
    의료취약지역은 아예 응급의료관리료 자체를 안받습니다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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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줼리쿱 2018/07/02 08:29

    글 정독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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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회원 2018/07/02 08:27

    그래서 감기등...가벼운 병은...응급실에서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보험에서 제외해서 비싸게 만들어야 약 오남용과 병원투어를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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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31

    그래야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부분에 정치하시는 분들이 아예 관심이 없네요 ㅠ_ㅠ
    이런거 개정하려다가 표심 잃을까봐 오히려 눈치보시는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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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스피다 2018/07/02 08:32

    그럼 또 '아프면 죽으란 소리냐' 드립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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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황하셨어요? 2018/07/02 08:44

    가벼운 감기라고 생각했다가 노약자는 폐렴등으로 발전 할 가능성이 높잖아요.. 조심해서 나쁠건 없습니다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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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57

    그건 동의합니다.
    노인분들은 정말 그냥 기침 가래 있다고 오셨는데, 열이 심해 심상찮아서 xray 찍으면 폐렴이고..
    그런경우가 제법 있어요
    또 어린아이들은 워낙 열에 취약하니 열나면 잘 봐야하구요
    영유아, 노인층은 응급실에서 진료보는게 맞습니다만..
    그런데 건장한 청장년들이 하루밖에 안된 감기증상으로 응급실 드나드는건 문제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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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700/곰팅이 2018/07/02 08:28

    진료비 싸다고 온김에 아빠까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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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32

    정말 황당한데...
    여기서 1년 넘게 일하다보니 그런 사람이 꽤 많이 봤어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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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거걱스 2018/07/02 08:30

    우리나라 진료가 너무 싸서 생기는 폐해죠. 또 다른 문제는 싸니까 의사도 덩달아 싸구려 취급을 받는 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비싸면 좋고 싸면 나쁜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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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33

    원래도 싼데... 여기는 특별히 더 싸서 더 문제에요
    응급실 진료 받고 주사 맞고 약처방까지 받아도 몇천원밖에 안내니...
    고령이거나, 보호대상자 분들은 몇백원밖에 안내는 경우도 있어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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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라도돼용 2018/07/02 08:31

    왜 저러고 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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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38

    이해는 되요... 너무 싸니까...
    그냥 일단 너무 싼게 문제같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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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지니™ 2018/07/02 08:33

    와... 진짜 힘드시겠습니다;;
    동네주민들 입장에선 진짜 마트 드나들듯 가서 안아픈데도 사소한 건강상담 받으러 가나보네요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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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38

    무작정 안된다고 할수도 없고, 하나하나 일일이 설명하고 설득해야하니 그게 더 스트레스에요 ㅠ_ㅠ
    공공병원이라 민원에 민감해서 마냥 거부하지도 못하거든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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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나호 2018/07/02 08:35

    의료원이나 도립 시립 병원에서 일하시는가 봅니다 같은 의사로서 힘내세요... 진료보면 나이드신분들 진료보는게 정말 힘든거 잘압니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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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40

    응원 감사합니다 ㅠ_ㅠ
    군단위 시골마을 보건의료원인데요... 이 동네 유일한 응급실이에요
    잘 설명하려 노력은 하지만, 고령이신 분들은 보통 본인 생각대로만 이해하시니 설명이 참 힘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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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나호 2018/07/02 08:42

    군단위시면 보건지소나 보건소를 이용하셔도 urticaria 같은 약은 쉽게 처방가능할텐데 고생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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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46

    그렇지요
    사람들이 그리해주면 참 고마울텐데...
    응급실로 와도 비용이 똑같으니 굳이 보건지소 문열때까지 기다리질 않는 거죠 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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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업댓글러 2018/07/02 08:36

    의료혜택에서 다소 소외된 사람들이라서 모처럼 간 병원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주세요
    시골이 다 그렇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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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45

    처음 일할땐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장기간 지켜보니 여긴 해도해도 너무해요 ㅠ_ㅠ
    일년 넘게 매주 정기적으로 응급실 와서 수액 놔달라는 사람도 있어요 ;;
    그리고, 여기가 관광지다보니 외지인들도 꽤 많이 오구요...
    현지인 분들은 워낙 여기가 싼걸 아니까 일부러 의원이나 타 병원 안가고 여기로 모이고
    외지인 분들은 한번 왔더니 너무 싸서 같이온 사람들 덤으로 같이 진료 받고 가고...
    그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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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마켙 2018/07/02 08:36

    제가 간데는 막 사람들 죽던데유.;;
    새벽에 술먹고 뻘짓하다가 살3센치 찢겨서 서울대병원 본점 갔는데요
    응급실서 으악~~피!!! 하고 전 소리내고 엄살부렸는데
    병원이 너무커서 그런지 너무 병원이 바쁨
    옆에서 할머니가 지병아 악화되서 실려오셨는데 돌아가심.가족들 오열하고 .;;;;
    글고 어떤사람 얼굴 함몰되서 옴;; 다리꺽여오는 사람도있고
    막 사람들 10분에 한명씩 엠불런스에 배달옴;;
    감기 걸려서 온사람???들도있었는데 분위기보고 다들 집에감ㅋㅋㅋ.
    그광경보고 충격받고 그냥 아닥하고 상처 혼자 지혈하고 몇시간기다려서 그냥 꼬매고 집에옴;;
    큰병원 응급실은 진짜 아수라장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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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52

    큰 병원 응급실도 항상 그런건 아닌데...
    어찌 딱 그런 타이밍에 가셔서 그런 광경을 겪으셨군요 ㅠ_ㅠ
    안보는게 좋을 풍경인데...
    여기도 마찬가지이긴 해요
    지역의 유일한 응급실이라 중환도 많이 오시거든요
    보호자들이 오열하는거 보고 숙연해 지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한창 처치실에서 가림막 쳐놓고 심폐소생술 하다보면,
    밖에서 경증으로 진료받으러 오신 분들이 얼마나 기다려야되냐고 소리지르는 경우도 있기도 하고..
    여기도 아수라장입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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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털왕자 2018/07/02 09:15

    저도 종합병원 근무할 때 응급실 종종 내려가면 간간히 보는 장면이었지요..
    당하면 진짜 피가 거꾸로 솟구치지요...
    그렇다고 머라 할 수도 없고..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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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찍는외과의사 2018/07/02 08:36

    고생 많으십니다.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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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58

    허걱~ 감사합니다!!
    중증외상이면... 저보다 훨씬 고생 많으십니다!! ㄷㄷㄷ
    징징거려서 죄송합니다 선배님!!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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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ckbk 2018/07/02 08:41

    365 의원급이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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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59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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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라도돼용 2018/07/02 08:50

    현직=현재 직면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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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59

    제가 지금 일하면서 직면해있는 상황이니 용법에 어긋나지 않지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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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픽쳐호스 2018/07/02 08:50

    선배님 고생많으십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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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8:59

    감사합니다 ㅠ_ㅠ
    후배님이신가요? 그럼 앞으로 함꼐 고생을...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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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링머쉰 2018/07/02 08:51

    그래도 형같은 의사가 있어야 가난한 사람들도 진료 받으러 와
    형 힘들겠지만 힘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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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9:11

    흑... 넵~ 응원에 힘입어, 다시 힘내보겠습니다! 으쌰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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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다반리 2018/07/02 08:54

    진짜 고생믾으시네요.ㅠㅠ. 오늘도 힘내세요.
    from SL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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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9:11

    감사합니다~ ㅠ_ㅠ
    오늘 응원 많이 받아서 감사하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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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게랑걸어만든개수저멘사 2018/07/02 08:55

    현직이 댓글 달러 들어왔다가 조용히 빽 누르는 글.
    고생이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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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9:12

    ㅎㅎㅎ 그걸 노리고 일부러 제목에 현직을... 퍽=3=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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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____x 2018/07/02 08:56

    진짜 좆같네요.
    두개골 절개하면, 라면사리랑 스프봉지 안뜯은거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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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9:14

    정말 필요한 사람만 병원에 와줬으면 좋겠어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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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그랑죠☆ 2018/07/02 09:00

    고생하십니다.
    그런데 제가 오한 발열이 심해 이틀간 인근 병원 다니며 치료받다가 차도가 없어서 결국 5일 만에 응급실 가서 체혈하고 검사 받았습니다.
    급성 A형 간염 판정 받고 10일간 1인실 격리 입원했었죠. 입원치료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잘 아시겠죠.
    간혹 이런 환자들 있습니다. 소홀히 보지 마시고 잘 살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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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페르마타v 2018/07/02 09:10

    아이고~
    엄청 고생하셨겠어요 ㅠ_ㅠ
    그런 경우가 참 쉽지 않고. 몸살감기같은 증상이라서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아 놓치는 거...
    경증환자가 너무 많이오면, 그렇게 중환을 걸러내기가 더 어려워져서
    저도 속으로 항상 무섭습니다 ㅜ_ㅜ
    그래서 보통 응급실에선 그런거 놓칠까봐 무조건 기본 혈액검사를 하는건데..
    제가 있는 병원은 야간에 혈액검사도 안되서 더 무섭네요
    수십명이 비슷한 증상으로 오는데 그 중에 중환을 진찰만으로 골라내야하니까요 ㅠ_ㅠ
    저도 늘 무서워서 겁나긴 합니다.
    소흘히 보질 말아달라는 말씀 새겨듣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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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700일라라 2018/07/02 09:02

    아무리봐도 혼준표가 진주에 의료원 없앤건 백번 잘한일이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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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의계절 2018/07/02 09:09

    단순한 이런글 보고 의료원을 폐쇄한걸 잘했다고 생각하다니...그것 잘몬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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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700일라라 2018/07/02 09:11

    이거 저거 다 따져도 잘한짓이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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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의계절 2018/07/02 09:07

    응급실은 처방전이 원내처방인가요? 아니면 원외처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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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피르〃 2018/07/02 09:11

    고생많으시네요. 일반 응급실도 진상으로 넘쳐나는데 공공병원이니 오죽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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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yLio 2018/07/02 09:11

    그래도 다들 의료보험내고 있는 환자들이고 혹시나 모르니 봐달라는겁니다. 공짜로 받는것도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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