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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당을 지켜보면서, 소회를 적어봅니다.


*제 부족한 글이 걸스데이 유라씨 인증글보다 추천이 많아서, 당황스럽습니다. 그래서 살포시 유라씨 관련 글에 추천 누르고 왔습니다. 걸그룹에 대해 잘 모르고, 농담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불펜에서는 제 정치 관련한 글이 걸그룹 분들의 인증 글보다 위에 있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라... 아울러,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제 글로 인해 기분 상하셨을 국민의 당 지지자분들께는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새해에는 모두가 발전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가급적 제가 지지하지 않는 정당에 대한 이야기는 네거티브가 될 수 있어서 피해왔습니다. 다만, 유권자들을 상대로도 당직자가 직접 금도를 넘는 발언들을 하는 걸 보면서, 국민의 당을 지켜봐온 소회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노무현을 죽음으로 이끈, 무책임과 패권주의 또한 청산해야 한다.’

 

국민의 당 조배숙 정책위의장의 발언입니다. 전날에는 강연재 부대변인이 방송에 나와 도를 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당은 지도부가 직접 넘지 말아야 할 금도를 연일 넘나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인들끼리 다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투는 과정에도 금도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장 애통해 할 인물들을 거론하자면, 문재인, 안희정, 유시민, 이광재, 천호선, 김경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언급하면서, 이들 중 일부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인격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처사입니다.

 

안희정 지사와 손학규 전 대표가 설전을 벌이면 둘이 설전을 벌이게 두면 됩니다. 누구의 말이 더 옳은지는 대선 정국에서 국민 각자가 판단할 몫입니다. 제3자인 국민의 당 입장에서는 선을 지켰어야 합니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의 죽음에 가장 슬퍼했을 사람들을 매도하고 비난하는 것은 인간적 도의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무조건적인 패권주의를 언급하는 것은 때로는 오히려 민심을 왜곡하는 일입니다.

 

지지율을 맹신하지는 않지만, 여론조사의 추이 자체는 신뢰하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 당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락하고 있고, 장시간 굳건한 지지율 3위를 기록했던 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은 심각할 정도로 급락했습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서 이와 같은 결과가 고착화되는 현상을 보이면 심각하게 당의 정체성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정치’라는 정체성이 국민의 당을 대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의원의 최근 인터뷰만 놓고 보면, 공감 가는 내용들 역시 많습니다. 문제는 안의원이 이야기 하는 새정치의 모습을 국민의 당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민의 당은 이제 호남에서도 적지 않은 비토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쯤 되면 총선에서의 비례 득표에 취해 있을 것이 아니라, 왜 그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자성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문재인의 패권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렇게 사방에서 공격당하는데도 문재인의 인기가 왜 좀처럼 식지 않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문재인의 정책들 중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불안한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어느 정당, 어느 정치인을 대입해도 존재합니다. 완전한 정치인은 없습니다. 그렇게 많은 공격을 받으면서도 문재인의 지지율이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인격’이 삶의 궤적에서 진심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건 단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몇 마디 말로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그저 노무현의 후광 때문도 아닙니다. 단순히 후광 때문이었다면, 이렇게 버텨내지 못했고, 지지자들이 타당의 직업 정치인에게 비난을 들으면서까지 그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타인이 인기 많은 것을 질투하기 전에, 왜 자신이 인기 없는지를 먼저 돌아보는 것이 새정치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이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명료합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그가 새정치에 가장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최선은 아닐 수도 있지만, 차선은 되기 때문입니다. 새정치를 위해서는 때로는 ‘동료 정치인’과 멀리하고, ‘국민’과 가깝게 있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새정치의 가장 첫 번째는 ‘네거티브의 종식’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방어를 위해서라도 공격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네거티브는 최소화 할 수 있고, 정치인 스스로 네거티브와 멀어지려고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네거티브를 가장 적게 하는 ‘인내하는 인격’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국민의 당을 생각하면 이제는 ‘반문’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많은 분들이 새누리당의 종북 타령에 지친 것처럼, 국민의 당의 반문 정서에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만들어진 당의 정체성이 ‘반문’으로 변질되어서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당장 문재인, 안철수 의원 모두에게 호감을 가졌던 저와 같은 사람들마저 완전히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당의 정체성은 타인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확신으로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비난하는 방법으로 정체성을 담보하려는 정치집단은 새정치를 할 수 없습니다.

 

새정치는 다른 야권 세력을 공격하기 위해 ‘패권주의 청산’을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부서지더라도 국민을 바라보면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들부터 패권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오늘 부서져도, 내일 기회가 찾아옵니다. 


아울러, 국민의 당이 왜 젊은 세대에게서조차 외면받고 있는지는 강연재 부대변의 행보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정치인도 사람이니, 강성 지지자들 때문에 화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직업 정치인들과는 싸워도 유권자와 직접 싸우는 일은 지양해야 합니다. 특히 ‘강성’ 지지자들을 향한 불만이라고는 하지만, 방송에서 유권자를 폄하하는 수위의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트위터로도 많은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유권자들과 싸우고 싶으면 공당의 직업 정치인이라는 옷을 벗고 당당하게 싸우면 됩니다. 허위 사실 유포에 관해 당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과 공당의 부대변인이 방송에 나와 유권자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유권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은 피하되, 지나친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심할 경우에는 당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정도로 마무리 하는 것이 맞습니다.

 

국민의 당이 오히려 촛불 정국에서 무너지기 시작한 이유는 결국 '민심'이 아닌 ‘정치’에 취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촛불 속에 있으면서도,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촛불 민심은 그들이 말하는 ‘국민’ 속에서 진심보다는 ‘공학’을 발견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인격과 정체성, 이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보여주었어야 하는데, 둘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는 현재 국민의 당 모습은 그렇습니다.

 

문재인 때문에 국민의 당이 우위에 서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문 정서라는 설득력이 부족한 정치공학을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자신들의 잘못 때문입니다. 남 탓 하느라, 자신들을 탓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을 보느라, 정작 안철수를 보지 못한 까닭입니다. ‘친문 패권주의’를 언급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친문 패권주의를 기치로 삼는 것이 오히려 더한 패권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반문 정서에 의한 정치를 하지 말고, 대국적으로 자신들의 정치를 하기 바랍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그 노력이 결실을 맺는 날이 올 것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문재인이 단순히 노무현의 후광으로 오늘날에 이른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이 실제 믿어지는 국민들이 많아진 까닭입니다. 최소한 이념 뒤에 숨어서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는 비겁한 대통령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격적 신뢰가 쌓인 것입니다. 단순히 후광 때문이었다면, 박정희의 후광으로 대통령이 된 박근혜를 보면서, 오히려 반감이 높아졌을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 당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정치를 해나가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링컨 대통령이 했던 말 하나만 적어보려고 합니다.

 

‘일부 국민들을 오랜 세월 속이는 것도 가능하며, 전 국민을 잠시 속이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전 국민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내일 광화문 광장에서 뵙겠습니다. 참고로 가끔 제가 차단했던 분들이 댓글을 다시는 듯 합니다. 욕이나 비난에도 가급적 댓글이 달리면 답글을 다는 편인데, 차단한 분들은 애초에 댓글 목록에 보이지 않다보니 그런 분들께는 답글을 달아드리지 못하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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