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 관련 게시물이 눈에 많이 띕니다 저는 결혼 14년 차 접어 든 딩크입니다
결혼 초기엔 딩크 인구도 많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결혼과 출산을 동일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많아서 수많은 태클을 받았습니다 참 남의 가정사에 관심 많은 오지랖 넓은 이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아이 낳으면 행복하다 막상 아이 낳아 보면 너도 무슨 말인지 깨달을 거다' - 이런 책임지지 못할 말을 쉽게 내뱉는 이가 많았고
'아이 갖지 않는 건 이기적이다' - 이런 어처구니 없는 얘기를 하는 이도 몇 있었습니다
지금은 남 일에 참견 않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선지, 제가 간섭 받을 나이가 지나선지 이제는 태클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아이 입장에서 생각한 게시물이나 댓글이 눈에 띄지 않아서 의아했습니다만, 생각해 보니 아이를 갖지 않았으니 아이 입장이란 게 있을 수 없기도 하군요
사춘기 시절, 부모님이 나를 왜 낳았을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끝내 답을 얻지 못하고 그 고민을 접었습니다
그 후 마음 맞는 짝을 만나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의하고 결혼했는데, 중도에 배우자가 마음이 바뀌어 아이를 갖고 싶다고 해서 다시 심각한 고민을 했습니다
'내가 아이를 가져야 한다면 과연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기 위해서'였지요
부모님이 나를 낳은 이유 역시 같았을 거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태어난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죠
그렇다면 이 사회에서 과연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선뜻 결론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모든 사회 조건이 아이의 진정한 행복과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모든 이가 오직 돈만을 목표로 질주하고 있는 것이 확연히 보였으니까요
이건 도무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취직할 때까지 '비싸게 팔리는 좋은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제 동무들을 경쟁 상대로 그 위를 밟고 올라 서게 해야 하는 사회입니다
만일 아이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상위 10% 안에 진입한다 한들 그 삶은 진정한 행복에서 더 멀어진 것이겠지요
더군다나 신자유주의로 전환된 이후로 소수 재벌들의 이익을 위한 모든 이의 노예화가 세월이 갈 수록 심해질 것이 눈에 훤히 보였습니다
아이 갖든 가지지 않든 그게 문제가 아니다, 일단 제일 급한 일은 가장 급진적인 좌파 정당에 가입해서 이 사회를 바꾸는 노력이라도 하자 생각해서 지금껏 당비를 납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신자유주의는 극에 달해서 이제 삼성은 권력의 정점에 올라 섰습니다
그렇게 된 과정엔 극우 정당 뿐 아니라 자유주의 보수 정당도 큰 몫을 했지요
물론 좌파 정당이 대중을 설득하지 못했고 각 노선들 간 분열로 힘을 모으지 못한 실력 부족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삼성과 여타 재벌들이 온갖 장난질로 사회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지금에야 '그 때 아이를 가졌더라면 어떡할 뻔 했냐'며 우리 부부는 문득문득 가슴을 쓸어 내리곤 합니다
다시, 사춘기 시절의 고민으로 돌아와서 '지금 난 과연 부모님이 내게 기대했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나' 생각해 봅니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 어지간히 망가지지 않은 이상 자신이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수시로 지나 온 길을되돌아 보며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하루에 5분 정도는 명상을 하는 것이 건강한 정신을 갖는데 도움이 됩니다
사회 상황이나 주변 상황이야 어떻든 간에 내가 바르게 살려는 노력을 꾸준히 한다면 행복에 딱 적중하진 않겠지만 멀어지지도 않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혹시 아이를 가질 생각이 있다면 현재 자신과 배우자가 과연 행복한지 반드시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자신조차 행복하다 느끼지 않는데도 자식을 가진다는 건 자식에 대한 무례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https://cohabe.com/sisa/6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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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았는데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네요.
지금 내가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데
내 자식에게도 이렇게 고통받게 할 권리가 내게 있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남에게도 애 낳지 말라는 딩크족들은 거의 보질 못했는데
딩크족에게 애 낳아보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죠...
아이의 행복 = 나의 행복이 가능한 사회라면 어느정도 자연의 섭리를 따르게 되리라 봅니다
하지만 짐승도 이게 담보되지 않으면 번식을 거부합니다.
심지어 이분법을 하는 한낱 미생물도 양분이 부족하면 생식을 멈춥니다.
딩크가 자꾸 느는 건 한국 사회의 문제라고 봐요...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사랑하는 이와 내가 사랑하는 내자신이 사랑받고 사랑해서 행복한 행복할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음세대에 느끼게해주고 싶은것 또한 제 욕심이고 무례인걸까요
저도 아이는 갖지 않을거에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행복하지 않고, 행복해지기 위헤 노력해도 그게 쉽지 않을 거란걸 알기 때문이에요
솔직히 어떠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는 것도 내 마음의 여유가 있은 다음에야 가능한 거고, 돕는것은 더더욱 내가 완전한 상태가 된 다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책없이 자기 몸 사리지 않고 남 도와주는 유형의 사람을 보면 답답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이거에요. 도움 받은 사람은 고맙게 생각하겠지만 이사람이 날 도와주느라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이 들면 설령 작은 피해여도 마음이 불편해지는 게 사실이거든요. 감정적으로 빚을 진 기분이 들어서요.
사실 저는 인정머리가 넘친다기보다는 이기적인 편에 가까워요. 남한테 피해 주기 싫고 피해 받기 싫어서 일단은 상황파악 할때까진 가만히 숨죽이는 유형의 이기적 인간이요.
도와주는건 싫진 않지만 이 사람이 도와달라 얘길 꺼낸 다음, 내 도움이 정말 필요하자 확신이 설 때만 도와줘요. 무작정 엌 도와줘야겠네 하고 나섰다가 공교로운 상황이 되버리면 그것만큼 무안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 없으니까요.
저도 경험상 '애 낳아봐야 안다' '애 낳으면 지 밥그릇 알아서 챙겨온다'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늙으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손주 손녀까지 보신 분들이 열에 여덟이었는데, 제가 그분들 뱃속에서 나왔다면 저도 결혼해서 애기들 낳고 살았겠죠. 안그러니 문제지...ㅋㅋㅋ
각자 삶의 이유 목표가 다양한건데 단지 애 낳기 싫다는 이유로 바라지도 않은 조언같지도 않은 오지랖 듣는거 싫어요. 한숨나와요.
애낳으면 하나 보태줄것도 아닌 인간들이 애 낳으라고 오지랖 부리는거 진짜 꼴불견입니다.
니 애나 잘 키우라고;;;
딩크인 사람에게 애낳으라는 막말이나 시전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자녀는 정녕 행복한가 궁금하네요 ㅡㅡ;;
저랑 똑같은 생각 하시네요 더불어 저는 학창시절부터 외적인 것에 대한 컴플렉스가 심하고 놀림 받았었기때문에 제 아이에게도 그런 고통 주기 싫어서 안낳고 싶어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