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키우던 투견

80년대 중후반 투견이 동네여기저기서 행사처럼 열리던 때...지방이라...
그냥 귀여워 하던 진돗개 였는데 한살 정도 되던 어느날 집에서 끈이 터져 혼자 대문 밖으로 가출 함.
개를 찾아 다니다 개 비명 소리가 들려 가보니 지보다 머리통하나 더 있는 세퍼트를 아작을 내고 있음.
세퍼트 주인은, 그 세퍼트가 노주현 개의 씨 라고, 애를 글케 물어 씹으면 우짜냐고
변상을 요구해서 결국 세퍼트 주인에게 치료비 줌. (노주현이 키우던 세퍼트가 유명 했음)
그 이후로 개만 보면 도사든 피플이든 싸울려고 덤빔...개도 체급이나 기세 때문에 지보다 강하거나 큰개에게
안덤비는데 이 놈은 그딴것도 없음. 무조건 덤벼서 사람을 힘들게 했음. 사람은 절대 공격 안함. 작은개 안건드림.
오로지 강해 보이고 커보이는 개에게만 덤빔.
근데 그건 지 기분이고 도사에게 덤비면 결국 죽음.
니가 그래 싸움을 잘해? 실컷 싸워봐라 하고 진돗개 투견장에 데려가서 등록(물론 야메)하고 싸움시킴.
투견장에서는 뒤로 세발이상 물러나거나 비명 지르면 끝이기 때문에 사실 사망 사고 거의 안나옴.
전문 파이터에게 당하면 성질 좀 죽을 줄 알았는데 가볍게 다른 진돗개 이겨 버림.
이놈 봐라 하고, 몸에 보르꾸 메달에서 산을 달리게 함.
온몸이 피플 같은 근육질로 변함.
이후 파죽지세로 10연승을 함.
점프력이 엄청 나서 다른개 머리위를 뛰어 넘어 뒤에서 허벅지를 물어 버리는 기술로 거의 다 이김.
지는 거의 다치지도 않음.
근데 진용이라는, 투견에 환장한 의사가 키우던 챔피언 개가 있었는데,
3년 동안 챔피언을 하고 막 은퇴 했던 놈...
니 개가 그리 싸움을 잘한다며?
한번 붙어 보자 함.
근처 지 농장에 투견장 있다고 거기서 하자 함.
난 아직 학생이라 돈 없다. 돈 내기면 못한다.
돈 안걸면 하겠다 함.
돈 필요 없다 함.
이떄 피했어야 되는데... 자존심에 해보자 함.
그개에게 1패를 함.
나는 머리털 나고 개가 멱살을 잡고 엎어치기 하는 건 처음 봄. 굉장이 놀랬음.
어쩄든 처음 져봐서 나도 멘붕.
싸움에 지고 우리 개가 7일 동안 밥을 안먹음.
자존심이 엄청 상한것 같음.
결국 1.7미터 담장을 뛰어 넘어 가출함.
그리고 찾을수 없었음.
짤은 기죽어서 가출하기 몇일전.
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