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인피니티워 보고 왔다.

 

짧게 말해서 인피니티하게 잘 만든 영화다.

기다린 값을 하는 헐리우드 선물 폭격 영화야.

 

 

그런데 문제는 이게 되게 애매한 부분에서 끝난단 말이지.

우리가 원하는 부분을 후속작에게 모조리 떠넘겨 버렸어.

그래서 영화가 뭐 이래, 이런 소리가 나올 수도 있어.

1년을 기다릴 자신이 없다면 그냥 안 보는 걸 추천한다.

 

그럼 감상은 이쯤 해두고 스포 열차 간다.

 

 

1. 타노스, 낙엽이 떨어지면 당신인 줄 알겠습니다. 

누가 죽는단 소리는 들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했는데 이게 왠걸.

헤임달이 죽더니 로키도 죽고 가모라도 죽고 나중에 죄다 죽네.

 

남자라면 모두 한 손으로 1억 마리를 처치할 능력을 지녔다지만. 

타노스는 한 손으로 우주 절반을 쓸어버리신다. 휴지도 필요 없이 말이야.

 

 

2. 으악, 플라잉 스컬이다!

 

진짜 뜬금포 출연으로 레드 스컬 나와주신다. 

그것도 테서렉트 표류자 같은 게 아니라 소울스톤 인도자야.

 

도대체 뭔 일이 있었는지 날아다니는 데다 속마음까지 읽어댄다. 

이 분이 우주미아만 되지 않았으면 하이드라 세계정복은 진즉에 끝났을 거다.

 

 

3. 토르 파워 밸런스 무엇?

 

라그라로크 때부터 미쳐날뛰긴 했지만 여기선 수준이 다르다.

토마호크 부메랑으로 풀템 타노스 가슴에 황천행 티켓 꽂아주는 개깡패가 됐어.

 

그런데 계속 망치, 망치 타령하고 결국 망치 들고 더럽게 강해진 모습을 보니 오딘은 노망났던 게 분명하다.

아들아, 네가 망치의 신이더냐? 해머빳따죠 쉬바! 

 

 

4. 인피니티워 최고의 피해자, 스타로드.

 

엄마 죽인 아빠 죽인지 몇 년 죽었다고 여친까지 죽은 불쌍한 스타로드.

그거로도 모자라 기껏 메즈 넣은 타노스 극딜 하는 바람에 영화 내외적으로 개까일 상황이다. 

아니 그런데 솔직히 눈 돌아갈만 하잖아. 여친을 잃었는데 그 심정이 얼마나..

여기선 이런 말 하면 안 되지. 미안, 아이 엠 그루트.

 

 

5. 블랙 오더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다.

 

에보니 모 : 냉동 볼드모트.

블랙 드워프 : 인간 폭탄.

프록시마 미드나이트 : 뺑소니.

코르버스 글레이브 : 내게 등을 보이지 마라.

 

솔직히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아니 이건 너무한 거야.

에보니 모를 그렇게 보내냐! 마블 이놈들, 마법 CG 작업 귀찮았다고 말해!

그리고 블랙 드워프는 양심적으로 헐크랑 맞다이로 끝났어야지!

프록시마랑 코르버스는 팔콘킥이랑 위도우창질에 개털리는 찐따들을 만들어놨어!

팔콘이랑 블랙위도우 몰라?! 걔네는 사람이야, 사람! 

 

 

6. 이 세상 기술력이 아니다. 아이언맨 아머의 능력은 어디까지?

 

토니 스타크 두뇌는 이미 갤럭시 급이다. 덕분에 스타로드만 바보 됐잖아.

날아다니는 부츠에 우주에서 호흡 가능한 마스크? 네 아빠나 데려와.

 

이젠 아이언맨이 얼마나 강해질지 짐작도 안 간다. 타노스 피를 흘리게 했어.

아마 타노스가 가모라 대신 토니를 양자로 들였으면 스톤도 필요 없었을 거야.

 

 

7. 이번에도 눈에 띄는 스파이더맨의 파워.

 

마블은 캐릭터의 위용이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이면서도 참 인상적으로 보여주는데.

스파이더맨의 경우는 시리즈마다 그걸 정말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아.

 

시빌워에서는 당시 죽빵 스텟 탑티어를 다투던 버키 펀치를 한 손으로 막았고.

이번에는 블랙 드워프 망치질을 뿅망치 막는 것 마냥 막는 걸로 표현해줬지.

 

그러니 제발, 후속작에서 다시 보자. 

부활 한 번 해봤으면 좋겠어. 진짜.. 너무 불쌍해.

 

 

8. 상대가 인간만 아니면 나도 탑티어, 워머신.

 

우리 워머신이 아이언맨 2 이후로 드디어 미친 화력을 선보인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푸슝 푸콰앙 콰아아앙!

 

마블의 친인간적 정책에 의해 슈리 호랑이포 만도 못한 음파병기만 쏘더니 흑흑.

이번만큼은 미사일이고 폭탄이고 우리 워머시니 하고 싶은 대로 다해! 

 

 

9. 타노스에게. 인생이란?

 

"몰살이죠."

이것만 뚝 떼놓고 보면 정말 나쁜 놈인데 타노스 너무 잘 만든 악당이다.

냉혹한 군주,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 우주의 균형을 지키는 수호자. 굉장히 입체적이야. 

그 덕분에 사실 인피니티워는 타노스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무방해.

타노스의 영웅담인 거지. 희생과 노력 끝에 기어코 위업을 이루는 영웅의 이야기. 

 

그런데 우린 지구 영웅을 보러 간 거라는 게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야.

어벤져스가 바사삭 쿠크다스 닌겐이 됐는데 타노스는 목적 달성했네?!

이런 마당에 앞으로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이건 아니잖아!

 

 

이외에도 할 얘기가 정말 많은데 쓰기가 힘들다.

솔직히 중간부터 뭔가 핀트가 어긋난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와칸다 포에버!

 

p.s 망치가 아니라 도끼라고? 어머니..

쪽팔림을 감내하기 위해 수정은 안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