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kdesign LENSkit과 GoWing Lens Holder 간단 비교

Peakdesign LENSkit + Capture V3 POV 시스템을 쓰다가, 지인이 GoWing Lens Holder를 보내 주어서 지난 대전 방문 때 가볍게 사용해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LENSkit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Lens Holder는 지인에게 렌즈 플리퍼(Lens Flipper)를 경험해 보라는 의미로 보내 주기로 했습니다.
가격 면에서는 GoWing Lens Holder가 75,000원, Peakdesign LENSkit이 74,000원이지만, Peakdesign LENSkit은 추가로 Capture나 Slide가 있어야 하기에 가격은 GoWing Lens Holder 쪽이 더 싸다고 볼 수 있네요. 하지만 Peakdesign LENSkit은 Anchor를 이용해 쉽게 탈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편의성이 차이가 납니다.
Peakdesign LENSkit에 비해 GoWing Lens Holder가 가지는 몇 가지 약점이 눈에 띄는데, 이것이 제가 사용하고 있는 E Mount 제품만의 문제인지, 전체적인 GoWing Lens Holder 제품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네요.
먼저 가장 중요한 렌즈 릴리즈 버튼이 가지는 문제입니다. 쉽게 분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의도적인 설계인지는 모르겠으나, 버튼을 매우 깊게 눌러야 렌즈가 분리되게 되어 있는데다가 버튼이 너무 작아서 손톱이 없는 경우 누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 렌즈가 새 렌즈인 경우 마운트가 좀 뻑뻑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제 경우에는 하필이면 당일날 들고 나간 35/2.8이 그런 렌즈였습니다. 안 그래도 렌즈가 뻑뻑해서 분리가 안 되는데, 손톱이 짧아서 버튼까지 안 눌리니 이중고더군요. 결국 손 끝부분이 찢어져서 피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두 번째는 렌즈 홀더의 고정 문제입니다. 고윙의 제품이나 픽디자인의 제품 모두 두 가지 방식으로 고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하나는 스트랩 등에 매다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클립으로 가방의 어깨 스트랩 등에고정하는 방법입니다. 픽디자인의 경우, 자체적인 연결 시스템인 Anchor와 Capture를 적절히 잘 활용하여 상당히 견고하게 고정되는 반면에, 고윙의 경우 함께 제공되는 스트랩이 카메라의 삼각링과 유사한 형태의 삼각링에 연결하도록 되어 있는데, 삼각링이 자유롭게 회전하는 것이 이 경우에는 오히려 독이 되어 렌즈를 거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쉽게 렌즈를 마운트한다는 기본 개념에 적합하지 않은 설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고윙의 경우 별매이던 클립의 내구성 문제로 인해 더 이상 클립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스트랩 방식으로만 거치하고 다녀야 하며, 그나마 이전에 판매되던 클립도 문제가 있어 사용자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하니 이 또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홀더 자체의 재질입니다. 대전에서 홀더를 이용하여 렌즈를 교체해 본 것이 단 2회입니다. 35/2.8을 홀더에 마운트한 상태에서 85/1,8을 마운트하면서 교체, 그리고 다시 35/2.8을 마운트하면서 교체. 이 단 두 번만에 홀더 가장자리가 살짝 찍혀 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버튼은 너무 딱딱해서 아픈데 반대로 본체는 너무 무른 재질이군요.
추가로 제공되는 실리콘 렌즈 커버도 문제입니다.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부드럽고, 렌즈 홀더에 고정시켜 둘 수 있어 분실을 방지한 것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끼우기가 너무 어려워서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나중엔 아예 카메라의 바디 캡을 씌워 버렸습니다.
전 이제 이 고윙 렌즈 홀더를 잘 포장해서 지인이 저보다 좀 더 잘 쓰시길 바라면서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이거 왠지 양심에 찔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