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579414

할아버지 글 후기...

호응해줘서 너무 고마워 애들아

 

할아버지는 췌장암에 고통스러워하면서 돌아가시진 않았고 그냥 가족들 품에서 잠자듯이 곤히 주무시다가 가셨엉

 

물론 할아버지의 인생은 썩 순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가치있던 삶이라고 생각해. 다만 다른 할아버지들도 그건 마찬가지니까 당사자도 아닌 내가 우쭐대면 그거야말로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해.

 

난 지금 대학에서 일본어랑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고 군대를 다녀온참에 아싸루트를 밟고 있다가 학교가 병원 가는길 절묘하게 있어서 할아버지 전담 간병인으로 지정되었고 한 3개월 동안은 같이 지내듯했어..처음엔 엄청 어색했지..사실 울 아버지나 친척들도 할아버지를 좀 많이 어려워했어

 

그도 그럴게 죽어라고 돈번다고 가족들 얼굴을 보질 못했거든 나도 뭔가 할아버지가 약간 외곪수에 고집스러운 면이 있어서 대하기가 굉장히 힘들었고..그건 사실이야..뭔가 으음..꼰대는 아니고..약간 파이터 프로불편러?

 

울 할아버지는 병원에 있으면서 일인실에 있는걸 굉장히 싫어했는데 엄청 외로운데다 할것도 더럽게 없었거든 그래서 2인실로 옮겼는데 거기에선 티비 채널로 엄청나게 싸워서 (주먹다짐+쌍욕).. 다행히 병원에 아는분이 있어서 잘 무마되었지만..

 

암튼 고집쟁이에 험상궂어서 약간 낙동강 오리알 신세이셨던건 사실이셔 그래서 가족들은 누가 할아버지를 상대할지 고민고민하다가 결국엔 막 전역해서 복학준비하며 홍콩으로 여행갈려고 준비중이던 날 강제징집했지...처음엔 나도 싫다고 했지만 어쩔수없는 노릇이기에..

 

처음에 노트북을 건네드린건 할아버지 상대하는데 이것만한게 없다고 생각했거든,초고속인터넷의 최고 장점은 전세계에 있는 ㅁㅊ..이 아니라 다양한 일들을 만나볼수있잖아? ㅎㅎ

 

암튼 할아버지도 기계를 엄청 좋아하기에 당장에 네이버 회원가입 시켜드리고 유튜브와 간단한 게임하는법을 알려드렸지 그리고 한 일주일 지났을까 공격적이고 심각한..패드립을 너무 많이 치는데다 상대방을 도발을 많이하시면서 여기저기에서 밴을 많이 당하셨더라고..

 

그나마 다행인건 할아버지 사고관이 ㅇㅂ 같은 극단적 커뮤랑은 많이 달라서 다행이였지. 나도 태극기 시위대 볼때 울 할아버지도 저기 나가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는데 병원에 누워서 비웃더라고..그뒤에 이어질 말은 다분히 정치적이라서 이만 줄일께..

 

할아버지는 일본어랑 영어를 잘하시는 편이였는데 내 도움을 받아 *chan 이나 레*같은 외국사이트도 많이 서핑하셨고 그러다가 루리웹을 접하게 되신거라고 생각해 난..구글어스로 북한에 있는 고향을 위성사진으로나 보며 위안을 얻으시곤 하셨어

 

루리웹의 가벼운(?) 성향에 취향이 맞으셨던거야,그니까 니들은 그냥 자아성찰이지 뭐니 할것없이 ㅈㅇ 수영장이나 하아아아아아아앙 외 기타등등 맘놓고 열심히 해. 할아버지들이 그런거에 엄격할것 같지만 거대한 전쟁을 두번이나 직접 겪고 살아남은 분들은 그런거에 대해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분들이야.

 

특히 나노블럭을 굉장히 좋아하셨어. 나보고 직접 가서 사오라고 할정도였으니까. 나중엔 스팀계정까지 파서 나랑같이 트로피코나 심즈같은 게임도 했고..배틀그라운드 같은건 어지러워하신데다 총게임 자체를 별로 좋게 안보셔서 못했지만.

 

손자된 도리로써 이야기 하지면..할아버지의 말을 좀더 들어줄걸 그랬어. 

 

마닐라에서 벌어졌던 일들이라던지 태국군에서 있었던 일들이니 중동에서 본것들(70년대 중동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난 잘 모르겠어..무튼 난민? 빈민?들이 엄청나게 있었다는데?)을 자기최면을 걸듯이 이야기를 많이 하시던 분이였는데 어느순간 묻어야지 묻어야지 하면서 그 누구도 기억못할 일로 영영 떠나보내셨거든. 돌아가시기 3일전까지도 잊어야한다면서도 나를 붙잡고 계속 말을 이어나가신건 도대체 무슨 심정이였을지 아직도 기분이 심숭생숭해..

 

하..장례식이라 잠도 못자고 지금 노트북 뚜들기고 있어..다들 잘 자고 다음에 또 보자!

 

3줄 요약!

1.관심 가져줘서 고마워!

2.울 할아버진 내일 입관해서 떠나셔!

3.영어를 잘하면 구글어스로 집 찾을수있다!

댓글
  • 오퍼레이터 클로이 2018/04/21 03:10

    잘 배웅해드리고 와. 할아버지는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임

  • 루리웹-8111766789 2018/04/21 05:13

    할아버지는 분명좋은곳으로 갔을거야

  • 디올 2018/04/21 05:36

    할아버지는 좋은곳 가셨을꺼야
    좋은 손자 두셨넹 ;ㅅ;

  • 텅스텐미스릴 2018/04/21 05:12

    나도 최근에 외할아버지 보내드린 입장으로써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 Deadstar 2018/04/21 06:25

    호조아래 견자없다. 좋은 추억을 쌓았구나 나도 어린이날 외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여행가는데 많이 옆에 있어드려야겠다

  • 오퍼레이터 클로이 2018/04/21 03:10

    잘 배웅해드리고 와. 할아버지는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임

    (tjsINa)

  • 사악한 마법사 2018/04/21 03:12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 그래도 편히 가셔서 다행이네
    가시는 길 잘 배웅해드려

    (tjsINa)

  • 텅스텐미스릴 2018/04/21 05:12

    나도 최근에 외할아버지 보내드린 입장으로써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tjsINa)

  • 루리웹-8111766789 2018/04/21 05:13

    할아버지는 분명좋은곳으로 갔을거야

    (tjsINa)

  • 아바칸 2018/04/21 05:28

    할아버님께서 좋은 천국으로 가시리라 믿어, 나도 너의 할아버님을 위해 기도할께, 다시한번 애도를 표한다.

    (tjsINa)

  • 디올 2018/04/21 05:36

    할아버지는 좋은곳 가셨을꺼야
    좋은 손자 두셨넹 ;ㅅ;

    (tjsINa)

  • 테에에엥 2018/04/21 06:18

    난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364일되던날 밤에 꿈에 나오시던데.. 카스테라가 드시고싶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다음날 제삿상에 카스테라 올려드렸음.
    (저혈당으로 치매같은게 있으셨는데 병원에 입원해계신 상황이었음. 돌아가시기 하루전날 밤에 아빠랑 장손인 나랑 둘이 문병갔었는데 그때 아빠가 뭐드시고싶으신거 없냐고 여쭤보니 카스테라가 드시고싶다고한거. 근데 난 그걸 1년이다다되가니 잊고있었지 1년째되는날 아침에 꿈에 할아버지가 나와서 그러셨다 말하니 오늘이 할아버지 기일이라고하더라.)

    (tjsINa)

  • Issues 2018/04/21 06:24

    좋은 할아버지에 좋은 손자구나, 좋은 곳 가셨을거야 걱정하지마!

    (tjsINa)

  • Deadstar 2018/04/21 06:25

    호조아래 견자없다. 좋은 추억을 쌓았구나 나도 어린이날 외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여행가는데 많이 옆에 있어드려야겠다

    (tjsINa)

  • robocap 2018/04/21 06:56

    큰 고통 없이 가셨다니 다행입니다.. 가족들을 위해 피땀흘리며 치열하게 사신만큼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장례 잘 치르시길.. (_ _)

    (tjsINa)

  • 에티놈 2018/04/21 07:15

    루리웹도 이렇게 정이 넘치는곳.....할아버님 편안히 가셨다니 다행입니다. 행복한 곳에서 계실거예요. 마지막 인사 잘 드리고 오세요!!

    (tjsINa)

  • 겜덕후공익 2018/04/21 07:16

    할아버지 닉이 궁금하다. .ㄱㅋㅋㅋ

    (tjsINa)

  • 마츠나가 2018/04/21 08:31

    저번에 물어보니 죄수번호라고 그러드라

    (tjsINa)

  • ???:루리웹은누리웹의오타 2018/04/21 07:52

    진짜 할아버지 유저가 계셨구나 ㄷㄷ
    일단 먼저 고할아버지의 명복을 빕니다
    사실상 매일 병림픽으로 싸우는 쓰레기들의 모임인 유게와 루리웹이긴 한데 이런 글들을 보고 훈훈한 댓글을 적는걸 보면 인간 됨됨이들은 정상인걸 느낀다... 자화자찬 한 것 같지만
    다른 유게이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곳으로 가셨길 빌어

    (tjsINa)

  • 카르하베르넬 2018/04/21 08:19

    그래...고향 땅으로 돌아가셨을거야

    (tjsINa)

  • 바ANG독면 Mk.I 2018/04/21 08:21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게 ㅇㅇ
    좋은 곳에 가셨을 거야

    (tjsINa)

  • 아무다리야 2018/04/21 08:30

    흐아앙 보니 북유게 하셨나보네

    (tjsINa)

  • 가나안의아나키스트 2018/04/21 08:40

    ㅈㅇ수영장을... 보셨다고...???
    하느님 할아버님은 거짓말쟁이십니다 저희이는 그런말을 한 적이 읎습니다 살려주십시오

    (tjsINa)

(tjs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