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작가의 사진 칼럼에서 맞춤법만 정리한 것입니다. (2012년 11월 23일 글입니다.)
일상에서 사진을 찍을 때 일어날 만한 다양한 실수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가진다.
일상에서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할 때가 있다. 아래에 있는 글은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한 것도 있지만 필자가 사진 작업을 하면서 한 번씩 겪어 본 상황들이다. 나 뿐만 아니라 이런 실수를 하는 친구들이 실제로 여럿 있었다. 내일 중요한 촬영이 있다면 오늘 반드시 장비 상태를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자. 다음의 황당한 예들이 어느 순간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01 사진기를 안 들고 나간 날이면 꼭 멋진 풍경과 순간이 펼쳐진다.
일상의 작은 풍경이라도 기록하겠다는 생각으로 카메라를 항상 휴대하자. 요즘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좋아져서 무거운 DSLR을 휴대하기 어려울 때는 카메라를 대신하기도 한다.
02 카메라와 렌즈, 각종 장비까지 열심히 챙겼건만 정작 메모리나 배터리를 빠뜨린다.
촬영 전 장비 점검은 필수다. 보통 하루 전 날 장비들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청소까지 해 두는 것이 좋다. 무작정 놓여 있는 카메라만 들고 지방으로 촬영 갔다가 배터리를 충전해 둔 채로 오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남의 카메라를 빌려 찍었던 적도 있다.
03 오늘은 렌즈 하나만 들고 가야지 했는데, 망원이나 광각으로 찍을 일이 생긴다.
무거운 렌즈나 장비를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나가기 전에 그 날 촬영할 사진의 주제나 형식을 조금 생각해 보고, 가져간 렌즈에 한계가 생길 경우 그 렌즈 안에서 최선을 다 할 방법을 찾아 본다.
04 남들은 멋진 풍경을 찍는 장소인데, 내가 가니 우중충하거나 비가 온다.
날씨나 외부 환경은 인간이 어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오히려 그런 날의 분위기를 역이용해 사진을 담아 본다.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 의외로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지 않은가?
05 항상 AF가 빠르던 카메라가 순간 촬영하려고 하면 징징거리며 초점을 못 잡는다.
카메라의 AF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을 때는 AF를 MF로 바꾸고 렌즈의 포커스 다이얼을 돌려 초점을 맞추면 좋다. 물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으므로 자주 연습해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06 '결정적 순간'을 생각하고 찰칵! 했건만, 파인더 너머로 무서운 아저씨가 째려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그냥 찍고 그 뒤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그 눈빛을 피하게 되면 이상한 사람으로 오인 받는다. 찍고 가볍게 눈 인사를 건네거나 내가 촬영한 의도를 인물에게 설명하는 용기를 내어 보자.
07 모델 앞에서 열심히 찍고 LCD를 확인하는 순간, 노출 다이얼이 -2인 것을 알았다.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걷다 보면 카메라 뒤의 다이얼이나 버튼이 눌려서 각 세팅 값이 틀어지는 경우가 있다. 촬영 전 파인더나 정보 창에서 세팅을 재확인하고 촬영하도록 한다.
08 열심히 찍고 이미지를 확인하는 순간, 파일 형식이 JPEG Small 최저 화질인 것을 알았다.
예전에 메모리 용량이 부족했을 때 많이 했던 실수로, 용량이 부족하니 사진 화질을 낮은 품질로 해 두고 촬영했다가, 그대로 촬영해 애써 작업한 사진을 날리는 경우다. 가능하면 최고 화질로 찍고 화질을 바꾸었을 때는 재확인하도록 하자. 정 안 되겠다면 불필요한 사진을 지우는 것이 화질을 낮추는 것보다 낫다.
09 백업하려는데 메모리 에러가 발생했다.
너무 값싼 메모리를 사용할 경우 에러가 나는 경우가 있다. 메모리 만큼은 자신의 사진을 소중하게 담아 두는 도구이니 조금 비싸더라도 안전한 제품을 선택하고, 대용량보다는 중간 정도되는 용량의 메모리를 여러 개 준비하는 것이 좋다.
10 오랜만에 옛날 사진을 보려고 하드를 열었더니 1년간 찍은 사진이 바이러스 때문에 다 지워지고 없다.
사진 파일 중 중요한 사진들은 미리 여러 장소에 분산해 백업하는 것이 좋다. 한 저장 공간에 다 담아 두었다가 갑자기 오류가 발생해 사진을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1 출사 후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집에 와서 보니 렌즈를 술집에 놓고 왔다.
비싼 카메라 장비를 소지하고 다닐 때는 왠만하면 실수할 일을 만들지 않아야 겠지만, 어쩔 수 없는 자리에서는 마지막에 꼭 챙기는 습관을 가지자. 정 어렵다면 지하철역 같은 곳의 물품 보관함에라도 보관해 두자.
12 멀리 출사를 다녀오면 꼭 하나씩 잃어 버리고 돌아온다.
촬영하다 보면 장면에 집중해 카메라를 꺼내다가 가방에서 장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메모리나 배터리 같은 경우 작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보관했다가 잃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급하다고 할지라도 서두르지 말고 특히 작은 장비는 항상 넣어 두는 곳을 정해 두고 반드시 그 곳에 보관해 철저히 챙기도록 한다.
13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장비 챙기느라 뒤돌아 섰더니 삼각대가 넘어지고 있다.
삼각대는 안전한 것 같지만 강풍에 견딜만큼 튼튼하지 않다. 또 가방 모서리나 발 끝에 살짝 채여도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신의 몸에서 카메라를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 삼각대는 넘어져도 크게 손상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카메라가 삼각대에 거치되어 있는 상태에서 넘어지면 무게 때문에 크게 고장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4 열심히 모델 눈에 맞춰서 촬영했는데, 초점이 죄다 코에 있다.
보통 대상에 집중해서 카메라 세팅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촬영하다 이런 실수를 한다. 정지되어 있는 인물 사진을 담을 때는 AF 포인트를 눈에 맞추고 촬영해야 한다. 특히 눈 감지 기능이 있는 카메라라면 해당 기능은 켜 두는 것이 좋다.
15 신제품 렌즈를 좋은 가격에 중고 거래했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다음에 더 싼 매물이 올라온다.
중고 거래의 단점 중 하나다. 물론 이런 일이 발생하면 몇 만원 때문에 마음이 아프겠지만, 잊어 버리는 편이 훨씬 마음 편하다. 가격 때문에 거래를 취소한다면 몇 푼 때문에 자신의 신뢰를 무너 뜨리는 일이 되어, 나중에는 내가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16 '할아버지, 한 장만 찍을게요' 라고 했더니, 할아버지께서 '나 같은 것 찍어서 뭐해' 하신다. 그리고 한 번 더 찍겠다고 부탁하니 역정을 내신다.
촬영하기 싫다고 하는데 계속해서 요구하는 일은 오히려 대단한 실례가 된다. 허락을 구했을 때 촬영을 원하지 않는다면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낫다.
17 건물 안에서 열심히 찍고 있는데, 경비원이 다가와 한 마디 한다. '아저씨 뭐 찍어!'
백화점이나 공공기관 등은 내부 인테리어 유출이나 보안 때문에 촬영이 금지된 경우가 많다. 또 감시가 철저한 곳에 카메라를 눈에 띄게 어깨에 메고 다니면 경비원의 표적이 된다. 이럴 땐 눈치껏 행동하는 것이 좋다.
18 야경을 촬영하려고 장노출을 주고 있는데, 플래시를 든 사람이 앞을 지나간다.
1~2분 내의 짧은 장노출 사진은 괜찮지만, 10분이 넘어가는 장노출에서는 빛이 극도로 민감하게 작용한다. 특히 미러리스가 아닌 DSLR의 경우 후면 파인더로 들어오는 극소량의 빛 때문에 센서에 간섭을 일으켜 노출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긴 장노출 촬영을 할 때는 주위를 미리 체크하는 습관을 가지자.
19 오랜만에 RAW 파일로 열심히 찍었는데, 집에 와서 포토샵으로 작업하려고 보니 파일이 안 열린다.
RAW 파일은 크기가 수십 MB에 달하기 때문에, 메모리 속도가 느리거나 저가 메모리일 경우 파일이 손상되기 쉽다. 저장 중일 때는 전원을 끄지 말고 RAW Only 모드보다 RAW+JPEG 모드로 촬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혹시 모를 에러에 조금이나마 대비할 수 있다.
20 '오늘따라 노출이 왜 이렇게 잘 나오지?' 생각하며 촬영한 다음 살펴 보니 ISO 6400에 노이즈가 자글거린다.
역시 카메라 세팅을 미리 설정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촬영 전 자신이 촬영할 대상에 맞는 세팅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 중의 필수다. 최근의 카메라라면 6400 정도의 ISO라면 노이즈 처리가 잘 되어 있어서 깨끗하게 볼 수 있지만, 조금 오래된 카메라라면 ISO가 1600만 되어도 노이즈가 가득한 사진을 보게 된다. 카메라 세팅을 미리 확인하는 습관은 언제나 유효하다.
21 가방을 들기 전에는 반드시 잠겨 있는지 확인한다.
가방에 넣고는 잠그지 않아 가방을 드는 순간 카메라나 장비가 추락하는 경우가 있다. 항상 가방이 제대로 잠겨 있는지 확인하자.
사실 요즘엔 이런 실수를 하는 일이 적어졌다. 그만큼 지니고 다니는 장비도 간소화되고 오랜 촬영 경험으로 어떤 렌즈와 장비를 선택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직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주 초보 시절 많은 장비를 지니고 다니며 여러 실험을 통해 내가 찍고 싶은 사진에 대해 욕심이 많던 시절이 있었다. 여기 나열한 실수들은 필자가 미리 겪은 일들이긴 하지만 굳이 여러분이 겪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 순간이 되면 얼마나 당황스럽고 황당한지 촬영에 집중하지 못했던 기억들이기 때문이다. 항상 기본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우린 그 기본을 무시하다 큰 일을 당한다. 장비를 체크하고 정비하는 습관은 바로 나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어떤 사진을 찍을지 그리고 난 촬영 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일상에서 사진을 담을 때 내 습관을 체크해 보자.
https://cohabe.com/sisa/568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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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가는 대목이 좀 있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21번 ㅠㅜ
1번과 2번은 제 이야기를..... 천기 누설입니다 ㅠㅠ;;;;;;;;
그래서 지갑에 sd슬롯을 만들었.....ㅠㅠ
적고나서도 우울하네요 ㅋㅋ
와...좋네요
좋지만 그 출발은.... 메멘토급 기억력 때문에 ㅠㅠ;;;;;
카메라 두개에 렌즈에 잔뜩 챙겨 나갔는데 메모리 빼놓고 나간적이 몇번인지 모릅니다 ㅠㅠ
그래서 소니 카메라가 좋은게..
찍고 들어와서 usb로 사진 빼고 충전.... 그리고 들고나가면 빼먹을게 없어서 ㅋ
저도 21번 ㅠㅠ
절대공감입니다~
저런적이 없는듯
억지아님?
사진 많이 안 찍어 보셨네 ㅋ
2번은 정말 짜증나는 케이스죠..지금까지 한 두번정도 겪어봤네요
예전 야간출사 갔을때.
친구녀석의 당시 니콘의 플래그쉽인 D4를 삼각대에 거치해놓고 잠깐 장실에감....
저는 제 삼각대에 카메라 올려놓고 장노출 촬영하고 있는데..
친구넘 삼각대 다리하나가..스르륵 들어가면서(잠금장치가 저절로 풀림..) 그다리쪽으로 삼각대 넘어질려는걸 포착하고..잽싸게 뛰어가서 D4가 땅에 닿기전에 잡아냈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