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꾸 미투는 지지하는데 악용하는 사람들만 걸러내자는 논리를 펼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합니다

애초에 미투자체가 여론재판을 통해서 가해자를 사적제재하겠다는 거고 결국 증거를 뛰어넘어서 법정이 아닌 언론에서 고발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형에서 싸우겠다는게 목적인 운동인데 이게 악용의 가능성을 떠나서 법치주의 국가에서 옳은 일입니까? 무죄추정의 원칙은 개나주고 피고인이 내 무죄를 증명하려고 주장 하나하나를 전부다 반박해야 하는데요.
필리핀에서 두테르테가 마약쟁이들 죄다 총살시켜서 치안 좋아지고 국민의 지지를 받으니 그게 옳은 일일까요? 결과가 좋고 의도가 선하면 방법이 글러먹어도 상관없습니까?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언론에서 재판해도 돼요? 그럴거면 도대체 법정은 무엇을 위해 있습니까? 우리나라가 삼권분립이 아니라 언론까지 사권분립해서 권력을 나눠쥐는 나라였나요?
이건 애초에 악용의 문제를 떠나서 근본자체가 옳지 못한 운동입니다. 순기능이 아무리 많다 한들 방법이 잘못됐어요. 정상적이고 선한 방식으로 굴러가려면 제 아무리 시간이 걸릴지언정 가해자들을 법정에서 일벌백계 할수 있도록 법을 수정하고,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을 고발하기 쉽도록 고소를 도와주는 단체나 기구등을 만드는게 옳은거지 가해자를 여론재판에 올려서 사회적 사형을 내리는게 옳은게 아닙니다. 그렇게 많이 배우고 별의 별 사건들을 접한 판사들도 항상 올바른 판결을 내리진 못하는데, 도대체 대중이 판사가 되는 이 시스템을 유지해서 몇 건의 재판을 더해야 속이 풀릴겁니까?
이러니 미투를 지지하지만 악용하는 사람들을 걸러내야 한다는 류의 주장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질 수 밖에 없는 겁니드. 애초에 미투운동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피고인이 열심히 쳐맞을 수 밖에 없어요. 사실 죄가 그렇게 크지 않고, 법적으로는 기껏해야 집행유예 내지는 기소유예가 날 정도의 건수로도 사회적 매장을 당할 수 있습니다. 정말 악의적인 사람 하나가 각본을 아주 그럴싸하게 짜서 미투운동에 동참한다면 언론이 그걸 어떻게 필터링 할 것 인지도 문제지만 애초애 필터링 할 생각을 품을지 조차도 문제고, 법정에서 잘 짜여진 각본을 증거불충분으로 기각하더라도 여론재판에서 이미 내려진 판결은 뒤집을 수가 없죠. 무고죄를 강화한다구요? 상대가 애초에 고소를 안하면 무고죄 자체가 성립이 안됩니다. 결국 대놓고 엿맥이겠다고 작정한 사람을 벌할 방법은 명예훼손죄 밖에 없어요. 허위사실이라면 3년이하의 징역 내지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요즘 말 나오는걸 보면 미투에서 일어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은 벌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 되고 있으니 기소유예 당할 정도의 죄로 사회적 매장을 당하더라도 어디가서 호소할 곳도 없겠네요.
저는 언론이 기소를 하고 뉴스가 법정이 되며 대중이 판결을 하는 이 기괴한 형태를 더이상 보기가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