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X-H1으로 업글하실 때 전 X-T2로 업글했습니다.

다른 후지 카메라는 항상 불편함과 부족함을 감수하면서 사용했어야 하는데 재작년에 X-T1을 들인 다음에는 만족했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사진 찍을 때는 X-E2을 가지고 다니려고 T1을 기추했던 것인데 T1 들인 이후에 E2에는 손이 가지 않더군요. 그래서 E2를 팔고 T1을 하나 더 들였습니다.
주로 봄에 수동렌즈로 꽃 사진 많이 찍어서 작년 봄에는 T1 두 대 들고 다니며 사진 많이 찍었습니다. 그때 T1들로 찍은 꽃 사진들은 사진의 숲 블로그(kissdei.tistory.com)에 포스팅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쉬었네요.
수동 렌즈로 사진 찍다보면 손떨방 생각이 가끔 납니다. 손떨방의 유혹에 소니로 한 번 외도했다가 적응 안되는 색감 때문에 바로 방출했습니다. 그런데 후지에서도 마침 손떨방이 달린 X-H1이 나왔더군요. T 시리즈보다 크다는 사실 때문에 직접 만져보고 결재하려고 매장에 갔습니다. 만져보니 T1에 비해서는 여러모로 좋더군요. EVF도 훨씬 좋아졌고, T1에 비하면 Af 속도도 훨씬 빨랐습니다. 손떨방은 정말 예술이네요. 1/15로 놓고 손으로 잡고 찍어도 흔들림이 없더군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립감이 불편했습니다. 그립이 제 손에 비해서 너무 커졌네요. 제 손이 작아서 손가락이 안쪽에 닿지 않으면서 손가락이 중간에 붕뜬 느낌입니다. 한참을 잡아보고는 H1은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H1을 만져보았으니 성능에 대한 목마름이 시작되더군요. 손떨방은 셔속 높여서 찍거나 삼각대 쓰기로 하고 포기했습니다. 결국, 그날 와서 T1 하나를 팔고, T2를 새로 들였습니다. T2 + 부스터 그립 + 추가 배터리 2개 + 게리즈 속사 케이스 + 픽디자인 스트랩을 결재를 했더니 H1보다 돈이 더 나갔네요.
X-T2 며칠 만져본 느낌입니다.
1. 외관상으로 T1과 T2 별 차이가 없어서 이질감이 없어서 좋네요. 후지 카메라 중에 x100 시리즈와 T 시리즈의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2. T1에 비해서 T2의 성능은 훨씬 좋아졌습니다. 부스터 그립 끼고 연사 날리니 DSLR 부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AF 속도입니다. DSLR에 정말 많이 근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H1과 비교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T4 쯤 발매할 때쯤이면 DSLR과 기계적 성능도 유사하지 않을까요?
3. 부스터 그립의 모양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일단, 모양이 T1과 같았으면 했는데 그립 보강하기 위해 튀어 나온 부분이 별로네요. 배터리 두 개 더 들어가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한 번에 많이 찍을 수 있어서 좋기는 하겠지만, 많이 찍을 때는 배터리 따로 들고 다니며 추가해 주면 되는데 부스터 그립 자체의 무게가 더 나가서 별로입니다.
4. 조이스틱은 마음에 듭니다. 이것 아주 편하네요.
5. 셔속이 1/8000로 늘어나서 좋네요. T1에서 전자셔터로 찍었다가 젤로 현상 때문에 사진 날린 적이 몇 번 있어서...
6. 셔터 버튼에 소프트 버튼 장착 홈이 생겨서 좋네요. T1에는 나사가 없어져서 불편했는데...
7. 액정이 세로로 열리는 것은 세로 사진을 찍지 않는 저에게는 큰 장점은 아니네요.
제가 DLSR 버리고 후지로 온 제일 큰 이유가 보정하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색감과 작은 사이즈의 멋진 디자인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기계적 성능이나 렌즈가 부족해도 계속 썼던 것인데 T2에 와서는 기계적 성능도 불편함이 거의 없어졌네요. 이제는 후지 렌즈도 필요한 렌즈는 거의 갖추었구요. T2는 사이즈도 작은데 디자인도 너무 마음에 듭니다. 손떨방만 아니면 이제 거의 다 갖춘 팔방미인이네요. 이 약점은 앞으로 극복되지 않을까요?
올 봄에도 T2로 열심을 내보려고 합니다. T 시리즈는 앞으로 팔지 말고 계속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