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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조희풀 원추리 부용 당귀 - 우아함에 대하여 ^^^^^^^

식물의 일대기를 관찰해 보면,
우리네 인생과 꼭 닮아 있다.
사람들은 꽃이 피었을 때에 찬사를 보내지만
식물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정말 아름답다.
우아하게 늙어간다고 할까.. 그렇다.
웹 세상에서도 현실에서도 노인들의 추태를 자주 본다.
나이 헛자신 노인네도 있겠지만
추태를 부리는 진상 노인은 젊었을 때도 그랬을 것 같다.
단지, 젊었을 때의 추태는 경험이 없어서 실수라고 보아 줄 수 있었으나
노인의 추태에 대해 사람들은
'여태까지 살아온 경륜이 얼마인데 아직까지 그러고 있느냐?', 는 질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노인층 대상으로 일을 하시는 분 말씀이다.
"노인은 더 너그럽고 따뜻하게 품어주고 그럴 줄 알았다.
아니었다. 사람이 늙으면 고집과 아집이 늘고
자기 말이 다 옳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다."
나도 일을 하면서 오픈 마인드하고 유연하게 사고하려고 늘 노력한다.
이건 내 생각이고 나를 겪는 사람들의 판단은 또 다를 것이다.
부박한 품성이지만 식물처럼 우아하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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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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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 원추리
3,4,5번 : 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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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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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썼던 글입니다.
심심하실 때 읽어 보세요.
우아함에 대하여
사춘기 소녀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다.
막연하지만.. 스스로 지켜야할 그 무엇때문에
문풍지처럼 여린 가슴을 꽁꽁 닫아걸곤 했었다.
그러나, 나의 의지와 생각과는 달리
가난과 결핍 속에서 그 무엇인가를 지켜내기란 쉽지가 않았다.
가난은 내가 지켜야 했던 그 무엇에 대해 걸핏하면 시비를 걸어왔고
결핍은 꼿꼿하게 세운 나의 머리를 시도 때도 없이 후려쳤었다.
그럴 때마다 눈물이 핑 돌았고 명치끝에서 울컥거림이 올라오곤 했었다.
그래도 울지는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나의 가슴 깊은 곳은 상처로 헤지고 너덜거렸다.
가파른 돌산과 황무지 언덕과 바람 부는 들판을 지나왔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제나 지금이나
여전히 모가지를 세우고 지켜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나는 우기고 있다.
우아함에 대하여ㅡ
우아함에 대하여ㅡ
우아함에 대하여ㅡ
공연 준비를 위해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면서
가장 이해시키기 어려웠던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내면에 에너지를 가득 채웠으나
그 힘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것.
에너지를 채우지 않으면 맥이 빠져버리고
그 에너지를 드러내면 거칠어진다.
기운을 안으로 안으로 접어 넣고
억누르듯 뿜어내는 열정.
나는 이것을 '우아함'이라고 설명했다.
일찍 철이 들면서 맨땅에 헤딩하듯 살아왔다.
결혼하기 전까지 누군가로부터 보호 받는다는 느낌이 없었다.
내가 해결해야 했고 내가 나서야 했고 내가 책임져야 했다.
야생초처럼 험하게 살아왔음에도
내 정서와 의식을 이만큼이나마 지켜낸 것은
자존에 대해, 그 무엇에 대해, 내 스스로
잃어버리면 죽어버릴 것 같은, 끝장나버릴 것 같은,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그 측은했던 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사람들은 내게 '곱게 자란 태'가 있다고 말한다.
온화한 가정에서 부모님의 따뜻한 배려 속에서
아무 걱정 없이 그늘 없이 밝게 성장했다고.
내 가슴 속 깊은 곳에 문신처럼 새겨진 그 숱한 상처들을
생채기가 덧나고 다시 얹혀져서 시커멓게 눌어붙은 딱정이를
다행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삼킨 울음들이 마음 빈 곳마다 차곡차곡 쌓여 옹이져버린,
내가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고 여겼던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강박관념과도 같았던 것들.
가장 존중 받아야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가엾은 나의 감수성과 초라한 나의 심정과
바람에 나부끼는 나의 꿈들.
아마도..
이 아픔들이 안으로 쟁여져서
발효되고 삭혀지고 곰삭아 오래 묵은 술처럼 숙성된 그 부드러움이
'곱게 자란 태'로 보여지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늘 꿈을 꾼다.
때론 현실인지 상상인지 모를 때도 있다.
꿈꾸기엔 나는 이제 너무 늙어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착각하듯 꿈을 꾼다.
그윽하게 빛나는 그 우아함에 대하여ㅡ
댓글
  • 순간의기록[不良文原] 2025/12/18 16:35

    드뎌 멋진 작품들을 감상합니다,, 배경과의 조화가 아름다움을 더하네요^^
    식물들도, 작가도,,, 우아함에 대하여 꿈을 꾸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JKNBhI)

  • 고래공주 2025/12/18 17:12

    소소한 저의 사진을 기다려주시는 순간의기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음..
    꿈이나 꾸는 거지요~ ㅎㅎ

    (JKNBhI)

  • [의영승영]아빵 2025/12/18 17:52

    아이 둘 키우며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나의 꿈도 사라진 느낌입니다..
    좋은 글과 사진까지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고래공주님 저도 나이 먹을수록
    그놈의 고집만 더 늘어가는 걸까요 ㅎㅎ

    (JKNBhI)

  • 고래공주 2025/12/18 17:59

    ㅎㅎㅎㅎ
    울 남편 보면.. 남자는 여자보다 고집이 더 세지는 것 가토요. (농담입니다. ㅋ)
    노인 상대로 일하시는 분(50대)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는 걸 보니..
    나이 먹는다고 다 어르신이 아니고 나이를 제대로 먹어야겠더라구요.
    나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봐야지.. 다짐했습니다.
    웹상의 노인 비하와 혐오는 도가 지나치지만 (노인 비하를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추하게 늙을 가능성이 더 높지만)
    저도 노인 많은 곳은 가기 꺼려지는데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이 얼마나 싫을까.. 싶습니다.
    우리 우아하게 품위있게 나이 들어 가자구요~

    (JKNBhI)

  • 청-산 2025/12/18 18:29

    3등 휴 ~ ~ ~

    (JKNBhI)

  • 고래공주 2025/12/18 18:30

    분발하셈! ㅋ

    (JKNBhI)

  • 고래공주 2025/12/18 18:52

    왜 요즘은 사진 안 올리시나요?

    (JKNBhI)

  • clsdn(친우) 2025/12/18 18:59

    사진만 보고 추천 하고 갑니다..

    (JKNBhI)

  • 고래공주 2025/12/18 19:00

    글이 너무 길죠~? ㅎㅎ
    감사합니다. ^^

    (JKNB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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