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임스 카메론의 히로시마 영화에 대해 걱정이 되는 이유

커뮤에서 불타는것마냥 일본 불쌍해요 징징징 이쪽으로 노골적으로 편 몰아주는 일뽕영화가 될거라고는 생각 안함

커뮤에서 인터뷰 하나만 퍼져서 한바탕 지랄난거지 다른 인터뷰 보면 뭐 나름 신중하려하기도 하고 

이건 핵을 떨어뜨린 미국에 대한 고발이어서도 안된다는 입장도 명확히 함

아예 인터뷰어가 "이런 내용으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미국이 핵 떨어뜨린건 잘못됐다" 내용 되는거 아님?" 에

부정하며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

같은 인터뷰에서 핵을 떨어뜨린 이유와 정당성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겠다고 했는데

결국 본인 말마따나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어느쪽에도 편 안들고 그냥 그당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 딱 그정도로 보임

그리고 카메론이 전부 확인하며 검수했다는 (공동작업은 아니고 그냥 매번 받아서 읽었다고) 원작책 내용 보면

핵에 대한 반대, 삶의 의지와 평화 촉구 그런 주제로 이야기하는거랑 별개로 일본제국 군국주의 묘사는 가감없음

그래서 최악의 경우인 미국은 일본에 사죄해라 일본은 불쌍하다 으흑흑 이게 이루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봄

뭐 물론 현재의 발언을 근거로 그럴수도 있겠지! 했다가 몇년후에 뒤통수 거하게 맞을수도 있지만 뭐 세상만사가 다 그런거고

휴머니즘을 말하며 그렇다고 일제 제국주의 시대상을 숨기지도 않은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같은 어조로 진행될수도 있는거니까.

감독도 "시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고 했으니 태극기휘날리며 초반부에 강제징용이나 보도연맹 나온것처럼 나올수도 있는것.

다만 그거랑 별개로 이 영화가 우려되는 점이 없는건 아니고 외려 그점이 우려를 사게 하는건데

가장 보편적인 폭력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 저정도 자원이면 뺏어야지 맞지않음? 저정도면 정당성 있다" 하던 관객반응이 상당한걸 생각해보자

(아들을 잃어버린 고통이라는 개연성은 있었지만 막상 그 끝에가면 과잉행동으로 연출돼 연민보단 오히려 공포와 충격을 줬던 한 장면)

카메론 감독은 영화를 이악물고 나비족편들라고! 툴쿤족편들라고! 라고 작위적으로 쑤셔박지는 않았고

(그저 감정적으로 들수밖에 없는 연민이나 고통 그런쪽을 건드릴 뿐)

그래서 관객들이 엥 쟤들 하나도 안 불쌍한데요 솔직히 정당하지 않음? 이렇게 나와도 그 반응을 통제할수가 없다.

그래서 비슷하게.

카메론 감독이 본인 말 다 지키고 제대로 잘 만든다는 전제 하에

패전의 분위기속에서 미국을 향한 결사항전을 운운하던 시대 분위기 그려내다가

핵이 떨어져 와장창! 하는 그 파괴력과 공포, 민간인들 참사를 가감없이 그려낸다고 한들

어떤 관객들에게는 "엥 이게 끔찍한건가? 맞을만한거 아닌가?" 라면서 시큰둥할수 있고 그 반응을 감독은 통제 못한다.

얼마나 본인 말마따나 "핵무기가 불러올수 있는 충격이 시각적, 정서적으로 끔찍하고 낯선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한들.

분명히 어조로 따지면 핵개발,투하에 고통받고 후회하는 이야기였던 (빨갱이 몰이와 별개로) 오펜하이머를

광복절 특선으로 편성하며 거기에 호의적인 반응이 많았던 커뮤니티를 생각해보면

카메론 감독은 "있는 그대로" 영화를 만들면 캬 핵투하 사이다라는 관객반응을 막을수 없을거고

이악물고 "핵 두려워하라고!" 고집부리다 한쪽편으로 빠져버리면 그것도 그것대로 망할거다.

자기 영화 주인공이 인류의 배신자 맞지않음?? 하고 까이는것도 통제 못하는게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창작자인데

(그리고 3편 예고편에서 체포당한 설리한테 다들 조롱하고 환호하는거 보면 그게 딱히 의도에 엇나는것도 아닌듯)

이건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