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 12명의 수감자가 선생이 되어 가시춘을 마개조 아니 가주로 재탄생 아니 인정 받도록 하기 위함이니까.


이런 말 하긴 뭣 하지만, 내가 할 줄 아는건 고작, 미덕의 씨앗 터트리기랑
황금가지 공명하기랑, 밥 안먹기랑, 잠 잘자기, 시계 돌려서 수감자 고치기 정도인데
대체 뭘 가르쳐야 한다는거니.


...
: 수감자 말 잘 들어주기 정도는 잘 가르칠 수 있을꺼 같긴해
: 나중에 일 다 끝나면 책이나 내볼까? "당신도 할 수 있다, 말 안듣는 12명의 개성 넘치는 사람을 다루던 리더쉽을 배워보자!"
: 같은 책을 낸다던지 ㅋㅋㅋ
: 그러다가 인세는 커녕 양장본 인쇄대금도 못갚고 파산 하는거 아니오?

(근대, 얘가 자로라고? 그 뇌횡한태 말로 검을 쓰나 하고 독설 하던 그 검사가?!)

(졸라 귀엽잖아!)



내가 낸게 반려가 된게 아니라 한명이 덜 냈다고?

설마?


너냐?!
아무리 무계획의 사나이라지만 여기서 까지 즉흥으로 하겠다고?!




분위기 못 맞추는 범인은 누군지 모두가 자연스럽게 고개를 꺽었지만, 의심했던 이는 되려 아니라고 성을 내는 상황
그럼 대체 범인이 누구지?


엥?


저번일은 본인이 터트리긴 했어도 같이 터트려 줄 돈키호테를 믿고 저질렀으니 그렇다 치지만,
한시라도 빨리 가시춘 마개조 아니 교육에 들어가도 모자랄 순간에 왜 그러는걸까?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새로운 고충이라도 생긴걸까?
싱클레어가 머뭇거릴 수록 관리자로서 나는 되려 불안해졌다.







내가 생각하던 우려와는 달리 그저 생각할 부분이 많아서 그것을 정리하여 적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였다.
고심과 고심 끝에 최종정리를 마친 종이를 자로에게 건내주는 싱클레어.
이렇게 총 13명의 수업계획표가 전해졌다.




다만, 싱클레어가 마지막으로 제출한 계획표를 끝으로 모든 이들의 계획표를 한차례
훝어 보던 자로는 이 모든 것을 어찌 대할지 모를 시선처리가 중구난방인 묘한 표정을 짓는다.




: 처음부터 인질이 좀 쎄군.
: 도시 사람으로서 즉.살은 물론 탐.살도 배우는것이 이롭다.
: 아무리 그래도 사람 죽이는걸 배우는건 해결사로서 이롭지 못하오!
: ...다들 딴지 걸어서 미안한데 이거 가주 육성 계획표 짠다는건 알고 그러는거지?




설마 하니 늘, 예술이랍시고 약지식 예술마냥 사람을 해체하고 음미하려 드는 료슈의 계획이 먼저 나올줄은 몰라서 당황하는데



더 당혹 스러운 점은 계획서를 제출하는 도구마저 평범한 예술 도구를 쓰진 않았다는 점이다.
아이고 내가 못 살아 증말!
안에 세는 바가지가 또 이렇게 바깥에서 세는구나!!!


료슈의 정체모를 물감에 기겁하는 그레고르
바닥에 떨어진 물감 방울 일부가 치지지직 거리는 소리를 내며 녹아든다.

108가지의 방법을 상세히 서술했다는 장면으로 넘어가는 자로



지긋이 그 108가지라는 것을 찬찬히 보던 자로는 어느순간 몰입하며 탐독하다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근대 108가지 살해방법이란거 설마 백팔번뇌를 빗대어서 표현한건가?)




아이고...
또 이렇게 한분이 희생되었습니다.



뭘 잘했다고 웃어 웃긴!
108가지 살해방법은 내 선에서 기각이다!
홍루부터가 용서 못할껄!

(이스마엘 머리카락 속에 얼굴 박고 킁가킁가 하고싶다)


료슈의 나름의 철학에 노출 된 대가는 무척이나 컷다.
흑수로서 험한 것들을 겪은 자로조차도 감히 받아 들일 수 없는 108가지 뭐시깽이는 그야말로 표기 된 지옥이요
불길하게 새겨진 사문난적이다.


뒤집힌 속을 잠시 진정하러 밖에 나갔던 자로가 돌아왔다.


당연히 폐기죠.
12표 찬성
1표 반대로 기각입니다.



흉물이라 불러도 상관없을 계획표는 그렇게 마구마구 구겨진체 쓰레기통으로 깔삼하게 들어갔다.
3점이요 3점.








어, 음.
뭐... 처음 계획표에 비하면 한결 상식적이긴 한데
뭔가 사심이 좀 많이 깃들어 있기도 하고
뭐랄까 좀 소시민적인 가르침 같네.




게다가 자꾸 팔에 대한 이야기로 자기변호를 하려드는 그레고르.
...가시춘은 멀쩡한 두팔로 다니는건 알고 그러시는건지?



왠지 모르게 그레고르의 개인적 사심과 변호가 가득한 계획표는 료슈와 마찬가지로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며 쓰레기통으로 나아갔다.


: 나다 싶은 놈 거수
: 지금 우리가 하려던 일이 뭔지는 알고 있냐?


계획표 확인 하는게 이번이 3번째 인데 왜 정상이 없냐.
료슈껀 천외천이니 넘어간다 쳐도 아까 쓰레기통 간 그레고르께 차라리 더 나아보이는 오티스의 계획표


무엇보다 자로의 지적대로 언변이라는건 짧게 배워서 익힐 수 있는게 아닌데 대체 어떻게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걸 주입시킨다는거냐...


"가시춘은 인성이 파탄났어요!"
"제가 각잡고 가르치면 사람을 말로 죽여버려요!"
"완전 쓰레기에요!"
왠지 오티스가 하는 말이 환청 처럼 들려온다


자칭 최고의 언변이라 자랑하는 오티스 답게 나름 현란한 어투로 자로를 농락하자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리는 자로.
이대로 더 오티스의 말을 들었다간 가시춘의 성장 그래프에 왠지 우하양이 될 기세다.



다만, 본인의 반대로 다행이 언어로 사람을 죽이는 무시무시한 가주 가시춘이 탄생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4번째 계획표를 들여다 보는 자로.
...음, 누군지 바로 알꺼 같은 문구인데.
돈키호테 너니?



시작은 좋았지만 내용이 영 아니라 바로 또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정의랑 주목 받기가 대체 뭔 상관관계일까.
개인적인 호기심은 생겼지만, 나도 저건 지금에는 필요없는 안이기에 나중에 따로


이 친구에게 물어보자.



이상!!!!!!!!!!!!!!!!!!!!!!!!!!!!!!!!!!!!!!!!!
왜 하필이면 니가 나의 기대를 배신하는거야!!!!
이상 어째서 그런거야!!!!!!!!!!!
오마에 와카룬다요!!!!!!

당연히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치는건 난해하니 계획표는 또 한번 이미 들어간 친구들을 찾아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그거 문제가 아닌건 내가 확실히 말해 줄 수 있을꺼 같다.
다음엔 좀 눈 높이를 낮춰보자 친구야.




다음 계획표를 펼처서 탐독하는 자로.
이번꺼는 그래도 정상적이겠지 싶었지만.
어째 가면 갈수록 내용이 계획표가 아니라 모종의 사유서 같은 내용으로 진행되는 누군가의 것














5번째 계획표 마저 '사람이 아니야', '기대를 했는데 배신당했다' 같은 꼬락서니라
아예 그냥 각잡고 속독하듯 하나하나 빠르게 넘겨보는 자로는
아예 파쇄기 까지 하나 곁에 두고 쓸대없는건 빠르게 쳐낸다.
하나 같이 나사가 빠진 계획표들.
다들 가시춘을 위기에서 구해내자는 마음은 진심인거 같지만, 수단이 너무 통일성이 없다 못해 끔찍하다.



...?







일주일이나 가만히 있으면 응달진 곳 한정으로 서있다간 이끼가 몸에 자라겠다.



드디어 좀 제대로 된 계획표가 나온건가.

시발


너희들의 한심한 수준은 잘봤다.
너무 심해서 이 관리자는 울고 싶구나.
남은 애들도 있을텐데 기대는 안되네.


오티스는 무슨 사람을 맹견으로 만들려고 하더니 히스클리프는 사람은 무슨 투견으로 만들려하네.
둘다 나가서 벽보고 서있어라 시발
진짜 내 시계머리로 때려버리기 전에


리더를 일개 조직원 1로 만들려는 히스클리프의 계획표는


자로 시춘이 귀여워
N사에 존재하는 학생들끼리 배틀로얄을 하여 상대의 지식을 흡수하는 지역형 뒤틀림인 모의고사
하위 40%는 전부 패인 히키코모리가 되버리지만 상위 20%가 더 유능해지기에 그냥 놔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