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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제나) 구설정으로 해석한 표독 레노아.jpg

카제나) 구설정으로 해석한 표독 레노아.jpg_1.png



"함장은 꽃을 고른다면 조화와 생화 중 뭘 선택하겠어?"

 

그 질문에 함장은 별 다른 생각 없이 이렇게 답한다.

 

"레노아가 좋아하는 생화."

 

그 순간, 레노아는 침묵한다. 그리고 이내, 눈썹을 구부리고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매서운 눈길로 함장을 노려본다.

 

"함장... 나를... 누구랑 착각한 거야?"

 

레노아가 좋아하는 것은 조화. 그것을 함장은 망각하고 있었다. 레노아가 쯧 하고 혀를 차듯 말한다.

 

"난 생화라면 질색이야. 금방 시들고 죽어버리잖아. 근데 오늘은... 누구 하나 시들게 좀 해야겠네."

 

그녀가 두 주먹을 꼭 쥐며 위협적인 태세를 취한다. 그런 레노아에게 함장은 어영부영 해명이라는 듯 이렇게 답한다.

 

"우리 오웬이 생화로 카네이션 달아줄 때는 엄청 기뻐하더니?! 조화 좋아하는 거야 평소에 알긴 했는데 저번 어버이날 때문에 생화를 더 좋아하는 줄 알았지!"

 

그 말에 레노아의 눈이 큼지막히 떠진다.

 

아카데미 수료식에 겹친 어버이날에, 오웬은 친부모를 모두 잃어버린 자신을, 서로 정식의 부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함께 결연을 맺어 양아들로 받아준 두 사람에게 함박웃음과 함께 생화 카네이션을 달아 주었다. 그 때, 그녀는 칠흑의 흑장미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무척이나 화사한 웃음을 지었었다.

 

"...기억하고 있었네."

 

"그럼. 누가 달아준 카네이션인데."

 

"...그래도 조화가 더 좋아. 그 때 오웬도 조화를 달아주었다면, 아마 지금까지 그 카네이션을 간직하고 있었을 텐데..."

 

살짝 아쉽다는 듯 뾰로뚱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레노아의 어깨를 감싸며, 함장은 미소와 함께 말한다.

 

"올 해 어버이날에, 분명 오웬은 우리에게 또 다시 카네이션을 달아줄 거야. 지난 어버이날의 카네이션을 뒤로 하고 올해의 카네이션을 기대하는 게, 또 부모의 기쁨 아닐까?"

 

"...몰라. 이 바보. 오웬은 봐주겠지만 당신은 내 생일에 조화로 줘."

 

그 뒤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덧붙인다.

 

"언젠가 함께 기념 할 결혼기념일에도..."

 

그러면서 레노아는 자신의 붉어진 뺨을 슬그머니 가린다.

 

오늘만큼은, 그녀의 별명에 어울리는 것은 흑장미가 아닌 홍장미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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